안녕하세요! 블로그 첫 글을 쓰게 된 초보 블로거입니다 (글의 길이를 조금이라도 줄이고 어색함을 덜고자 지금부터는 존칭을 생략하겠습니다).
나는 출퇴근, 집-직장만 기계적으로 오가길 반복하고, 쉬는 날엔 침대에서 한 발짝도 안 나오는 무기력한 K 직장인이다.
몇 년 전까지는 하는 일에 의욕과 열정도 가지고 있었고, 여러 취미생활도 즐겼던 것 같다.
하지만 문득 돌아본 지금의 나는 현생에 치이고, 빠르게 고갈하는 체력 이슈로... 방바닥을 굴러다니는 게 유일한 행복인 사람이 되었다.
그래서 소소한 행복을 느끼고 의욕을 되찾고자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대망의 블로그 첫 글의 주제는.... 바로 "편평사마귀"이다.
나는 피부과 전문의이다. 그래서 좁쌀여드름이나 쥐젖인 줄 알고 내원하셨다가 진료실에서 편평사마귀로 진단을 받게 되는 분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환자분들 입장에서는 다 비슷하게 보이는 병변들을 감별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점, 쥐젖, 비립종 등과 다르게 편평사마귀는 바이러스 감염이라, 발견과 치료가 늦어질수록 더 많이 번지게 된다. 치료가 늦어질수록 레이저 비용, 회복 시간, 다운타임도 늘어난다. 그래서 사람들이 편평사마귀를 조기에 의심하고 빨리 치료하실 수 있게 정보를 드리고 싶은 마음에 편평사마귀가 첫 글의 주제가 되었다.
*편평사마귀, 그냥 둬도 괜찮을까?
편평사마귀 자체가 악성 변화를 일으키거나 건강에 큰 해를 끼치진 않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개수가 늘어나고, 특히 얼굴, 목에 잘 생기다 보니 피부의 톤과 결에 영향을 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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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 편평사마귀 → 잡티처럼 보이면서 피부 톤을 칙칙하게 만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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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색/흰색 편평사마귀 → 크기가 커지면 오돌토돌한 질감이 생기고, 빛의 방향에 따라 요철처럼 보임
그래서 색소나 피부 결 개선을 목적으로 내원하신 분들도, 기존 목적의 시술 외에 편평사마귀를 제거했을 때 피부 톤과 결이 훨씬 고르게 되어 만족도가 높다. (생각보다 얼굴, 목에 편평사마귀를 가지고 계신 분이 정말 많다는 얘기기도 하다. 시술을 위해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실 편평사마귀가 하나도 없는 분이 오히려 드문 거 같다.)
또한 미용적인 목적과 별개로, 생활 도구를 함께 쓰고 밀접한 접촉을 하는 사람들에게 나의 편평 사마귀가 옮을 수 있다. 바이러스 감염을 소중한 사람들에게 옮기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런 이유들로 나는 편평사마귀가 나쁜 건 아니라도, 초기에 발견했을 때 즉각 빨리 없애는 것이 낫다고 본다.
*피부과 의사도 편평사마귀가 생길까?
피부과 의사들은 매일 편평사마귀를 가진 환자분들을 치료하고, 바이러스에 노출될 환경에 처해있다. 그래서 거의 직업병 수준으로 편평사마귀가 얼굴, 목 등에 계속 생긴다. 모르면 모른 상태로 편히 살 텐데, 또 편평사마귀가 몇 개만 생겨도 너무 본인 눈에 잘 보이니.. 이게 정말 거슬린다. 그래서 나 포함 대부분의 피부과 의사들이 동료들끼리 주기적으로 서로 레이저 치료를 한다. 그래도 끊임없이 편평사마귀 바이러스에 노출이 되다 보니 재발이 잦다. 결국, 환자분들의 편평사마귀 발생이 줄어야 나도 덜 생긴다!!는 결론을 내리고,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처럼(!) 편평사마귀 우주 대퇴치가 매년 내 새해 소원이다(정말 진심으로). 이 블로그 글이 편사 퇴치 및 박멸로 가는 길에 먼지만큼의 도움이라도 되어, 편평사마귀 조기 치료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 좋겠다. 다음 편부터 본격적으로 편평 사마귀 글을 올려보겠다.
이상 프롤로그를 마치며,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