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평사마귀 마지막 편에서는 특히 임산부 편평사마귀 환자분들께 많이 받았던 질문들에 대해서 QnA처럼 풀어보겠다. 임신을 하면 호르몬 변화와 면역력 저하로 인해 편평사마귀가 생기거나 기존 사마귀가 더 번지는 경우가 흔하다. 임신 중 편평사마귀를 발견하고, 출산 후 아기에게 옮길까 봐 걱정돼서 내원하시는 분들이 많다. 아니면 출산 후 레이저 치료를 하러 오셨는데 수유 관련 걱정을 많이 하신다. 관련 내용들을 지금부터 자세히 풀어보겠다.
*임신 중 편평사마귀, 왜 생길까?
임신을 하면 임산부는 급격한 호르몬 변화와 면역력 저하로 인해 각종 감염이 생기기 더 쉬운 상태가 된다. 편평사마귀도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바이러스 감염 질환이기에 임신 중 손발 사마귀나 얼굴, 몸의 편평사마귀로 내원하는 분들을 자주 보게 되는 것 같다.
특히, 면역력이 약해지는 임신 2~3기에 사마귀가 커지거나 개수가 급격히 늘어난다.
*출산 후 아기에게 옮을 가능성은?
편평사마귀를 유발하는 HPV 바이러스는 직간접적인 피부 접촉으로 전염될 수 있다. 하지만 수유를 통해 모유로 아기에게 전염되지는 않는다. 조금 헷갈릴 것 같은데, 피부에 생긴 편평사마귀와 닿는 행위는 감염 가능성이 있으나, 엄마가 얼굴, 몸에 편평사마귀가 있다고 해서 모유에 HPV 바이러스가 존재하진 않는다는 얘기이다.
그렇다면 피부와 직접 닿는 경우는? 이론적으로는 전염이 가능하다. 사마귀가 얼굴, 목 등에 있는데, 엄마가 아기 얼굴과 본인 얼굴을 직접적으로 비비는 것은 접촉으로 옮길 가능성이 있다. 손을 깨끗이 씻지 않고 아기 맨살을 만지는 것도 전염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가슴 주변에 편평사마귀 병변이 있을 경우 수유 과정에서 아기 입 주변으로 전파되는 것도 불가능하진 않다.
이쯤에서 드는 의문이 있을 것이다. 모유 성분에는 HPV 바이러스가 없다 해도, 수유 중에 아기 입이 엄마의 가슴 주변에 닿으면서 편평사마귀가 번질 수도 있다는 얘기인데, 그럼 수유를 하면 안 되는 것이 아닐까?!
*편평사마귀, 왜 신생아에게는 잘 전염되지 않을까?
그런데 막상 보면, 어머니가 가슴에 편평사마귀가 있어도 아기들은 생각보다 편평사마귀가 잘 안 옮는다. 다음과 같은 이유로 아기들은 편평사마귀 감염이 쉽게 생기지 않는다.
- 신생아의 피부 장벽이 생각보다는 강하다
✔ 신생아의 피부는 태지(vernix caseosa)로 보호받는다.
신생아의 피부는 얇고 연약하지만, 태아 때 양수 속에 있던 보호막(태지) 덕분에 바이러스 침투가 어렵다. 태지를 각질이라 생각하고 억지로 떼내려 할 수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없어지니, 고마운 방어막이라 생각하고 그냥 두도록 하자.
✔ 피부 표면이 촉촉하고 재생이 빨라 HPV가 침투하기 어렵다.
바이러스는 작은 상처가 있는 피부 표면을 통해 감염되는데, 신생아의 피부는 일반적으로 매끈하고 촉촉하여 감염 위험이 낮다.
- 신생아는 손으로 얼굴을 만지는 빈도가 적다
성인은 무의식적으로 얼굴을 자주 만지지만, 신생아는 손을 자유롭게 움직이는 능력이 미숙해서 얼굴을 반복적으로 만지는 행동이 적다. 한 곳에 편평사마귀 바이러스의 접촉이 일어나도 이차적으로 다른 부위에 옮기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 미세 상처나 마찰이 있는 부위에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신생아는 손을 써서 피부에 손상을 가할 일이 애초에 없다.
- 모유 자체의 보호 효과
모유에는 항바이러스 성분(면역글로불린 A, 락토페린, 라이소자임 등)이 풍부하여 바이러스 감염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모유에 포함된 면역인자가 아기의 구강 점막 면역을 강화해 HPV 감염이 쉽게 발생하지 않는다. 또한 수유 중 모유가 지속적으로 입 주변을 씻어내는 역할을 해서 바이러스 접촉을 줄일 수 있다.
즉, 신생아의 피부 보호막, 행동 습관(손을 자주 안 만지는 것), 면역 시스템 등의 콜라보가 아기들을 편평사마귀 감염으로부터 지켜준다.
*아기에게 편평사마귀가 옮지 않게 하려면?
아기들이 편평사마귀 감염에 생각보다 강하다는 사실을 이제 알았다 해도, 어머니들 입장에선 불안한 마음이 계속 있을 것이다. 아기에게 편평사마귀를 옮기지 않기 위한 예방법을 알아보겠다.
✔ 손 깨끗이 씻기
특히 수유 전, 기저귀 갈기 전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자.
✔ 아기의 피부와 직접 접촉 피하기
편평사마귀가 얼굴, 몸에 있는 경우 아기의 얼굴, 손, 피부와 직접 닿지 않도록 최대한 주의하자.
✔ 수건, 옷, 침구 따로 사용하기
간접 접촉을 피하기 위해 아기와 수건, 베개, 이불을 따로 쓰는 것이 좋다.
✔ 집에서 사마귀 긁거나 떼내지 말고 병원 가서 레이저로 제거하기
손으로 뜯거나 긁어도 좁쌀 여드름처럼 사마귀는 압출되거나 없어지지 않고, 오히려 그 과정에서 더 감염 가능성을 높이기만 할 뿐이다. 병원에서 레이저로 최대한 꼼꼼하고 세심하게, 보이는 병변을 다 제거하는 것이 좋다.
*임산부의 편평사마귀 치료, 언제 하는 게 좋을까?
임신 중에는 피부과에서 LDM 같은 초음파 관리 이외 그 어떤 치료나 시술도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CO2 레이저 자체가 임산부에게 전신 영향을 끼칠 일은 크게 없다고 보지만, 만에 하나 운이 나쁠 경우에 2차 감염이 생길 시 항생제 연고 사용조차 조심스러운 것이 임산부이다. 그래서 치료 시기는 출산 후로 미루는 것이 임산부나 시술하는 의사 입장에서 마음 편하고 안전한 것 같다.
✔ 출산 후 치료 시기
출산 후에는 바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대부분 바로 조리원으로 들어가시기도 하고, 몸 컨디션이 회복될 때까지(보통 4~6주) 기다린 후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가슴 부위 편평사마귀 레이저 제거 후 언제부터 수유 가능할까?
출산을 기다리시다가 출산 후 얼굴, 목 같은 곳은 비교적 큰 걱정 없이 레이저로 제거하고 후련하게 가시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 유두, 유륜 쪽에 편평사마귀가 다발성으로 있는 분들은 조금 더 걱정이 많으신 것 같다. 수유를 하기로 결정하신 분들의 경우, 수유 과정에서 아기한테 옮길까 봐 더 고민이 되고, 레이저로 제거하고 수유를 지속해도 되는지, 후 관리 등에 대한 질문을 하신다.
✔ 출산 직후, 제거 안한 상태로 수유해도 상관없나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위에 설명드린 내용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 모유 성분 자체는 편평사마귀 바이러스가 없고, 오히려 편평사마귀 감염을 방어하는 항바이러스 성분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수유 과정에서 편평사마귀 병변이 아기 입 주변으로 접촉되는 것이 아무래도 마음이 불편할 수 있다. 그럴 경우 가슴 병변이 직접적으로 아기 입에 닿지 않도록 보호 패드를 사용할 수 있고, 여건이 되는대로 빨리 병원에 와서 제거를 하는 것이 낫겠다.
✔레이저로 제거한 직후 수유를 지속해도 되나요?
편평사마귀를 제거하면 아물 때까지 대략 1주~10일 정도 그 부위에 듀오덤을 붙이므로 수유에 제한이 될 것은 크게 없겠다. 그런데 간혹 듀오덤 같은 재생 밴드에 접촉피부염이 생기는 분들이 있다. 그런 분들은 듀오덤 부착이 어려워, 무피로신 성분의 항생제 연고를 딱지가 떨어질 때까지 발라야 한다. 항생제 연고의 성분이 신생아의 입 주변에 묻는 게 걱정이 되는 분들의 경우, 수유 직후 항생제 연고를 발라서 그다음 수유 전까지 시간 간격을 최대한 늘리고, 수유 직전에 생리식염수를 묻힌 거즈로 연고를 발랐던 부위를 한 번 더 닦아주는 것이 좋겠다.
이상 길었던 편평사마귀 관련 글을 마무리하겠다.
관련하여 궁금한 사항이 있으시다면, 댓글 달아주시면 제가 아는 선에서 답변드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