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님, 양치할 때 피가 좀 묻어나오긴 하는데 아프진 않거든요.
이거 그냥 둬도 괜찮은 거 아닌가요..? 솔직히 비용이 좀 부담돼서요."
블랑쉬치과 대표원장 김태형입니다.
잇몸 쪽 진료를 오래 하다 보니 이 말씀은 일주일에도 서너 번은 듣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이 말 들을 때마다 조금 마음이 급해져요.
왜냐하면 '안 아프니까 괜찮겠지'라고 생각하고 계신 그 사이에,
입 안에서는 되돌릴 수 없는 일이 이미 진행되고 있거든요.
치과의사로서 냉정하게 말씀드리면 —
풍치는 '아플 때' 오시면 이미 치료비가 몇 배로 뛰어 있는 병입니다.
같은 치아, 같은 병인데 언제 오셨느냐에 따라 1만 원짜리 스케일링으로 끝날 수도 있고, 300만 원짜리 임플란트가 될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그 차이가 왜, 어떻게 벌어지는지 제가 진료실에서 설명드리는 방식 그대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풍치가 무서운 진짜 이유 — 잇몸이 아니라 뼈가 녹는 병입니다

풍치의 정식 명칭은 치주염입니다.
많은 분들이 잇몸이 붓는 병이라고 생각하시는데, 진짜 문제는 그 아래에 있어요.
치아를 잡아주는 잇몸뼈, 치조골이 서서히 녹아내리는 겁니다.
집으로 비유하면 기초 콘크리트가 조금씩 부서지고 있는 거예요.
기둥, 그러니까 치아는 아직 서 있으니 겉으로는 멀쩡해 보입니다.
그런데 기초가 반 이상 무너진 다음에야 기둥이 흔들리기 시작하거든요.
흔들릴 때쯤이면 이미 살리기 어려운 단계인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 꼭 아셔야 할 게 있어요. 잇몸뼈는 한번 녹으면 자연 회복이 안 됩니다.
감기처럼 쉬면 낫는 병이 아니에요. 녹은 뼈는 저절로 다시 차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 상태를 정확히 아는 게 중요하고, 사실 엑스레이 한 장이면 뼈가 얼마나 남아있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어요.
초기·중기·말기, 뭐가 다른가요?

치주낭이라는 개념을 먼저 아셔야 합니다.
잇몸과 치아 사이에 있는 틈인데, 쉽게 말하면 잇몸 주머니예요.
건강한 사람은 1~3mm 정도인데, 여기에 세균과 치석이 쌓이면서 점점 깊어집니다.
이 주머니 깊이 하나가 치료 방법을 바꾸고, 비용을 바꾸고, 치아의 운명을 바꿉니다.
초기 — 지금이면 스케일링으로 끝납니다

치주낭 3~4mm. 잇몸이 붓고 양치할 때 피가 비치는 단계입니다.
다행히 이 시점에서는 잇몸뼈 손상이 거의 없어요. 스케일링으로 치석을 제거하고,
필요하면 치근활택술이라고 해서 잇몸 안쪽 깊은 치석까지 긁어내는 처치를 하면 대부분 회복됩니다.
스케일링은 보험 적용 시 본인부담 1~2만 원대, 치근활택술까지 포함해도 10만 원 이내입니다.

제가 진료하면서 가장 보람 있는 순간이 이 단계에서 오신 분들이에요.
큰돈 안 들이고, 통증도 거의 없이, 자연 치아 그대로 지킬 수 있으니까요.
솔직히 치과의사 입장에서는 이 때 오시는 분이 가장 현명한 환자분입니다.
중기 — 여기서부터 비용이 확 달라집니다

치주낭 5~6mm. 잇몸뼈가 눈에 띄게 줄어든 상태입니다.
이 단계가 되면 스케일링만으로는 부족해요.
잇몸을 열어서 깊숙이 파고든 치석을 직접 제거하는 치주 수술, 치주판막술이 필요합니다.
뼈가 많이 빠져 있다면 뼈이식까지 들어가고요.
치주 수술에 뼈이식까지 포함되면 치아 1개당 50~80만 원선까지 올라갑니다.
초기에 1~2만 원이면 끝났을 치료가, 불과 몇 개월 사이에 수십 배로 뛰는 겁니다.
개인 구강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이 격차는 거의 모든 케이스에서 공통입니다.

이 단계 환자분들이 한숨 쉬면서 꼭 하시는 말씀이 있어요.
"아… 그때 그냥 좀 올걸 그랬나 봐요." 제가 듣기에도 솔직히 그렇습니다.
반년 전에는 스케일링이었을 분이, 지금은 수술이 필요해지신 거니까요.
그만큼 풍치는 진행 속도가 빠른데 증상은 느리게 나타나는, 그런 얄궂은 병입니다.
사실 중기로 넘어가기 전에 엑스레이 한 번만 찍어보셨어도 뼈 상태를 미리 확인하고 수술까지 갈 일을 막을 수 있었어요.
말기 — 살리고 싶어도 방법이 제한됩니다

치주낭 8mm 이상. 치아가 눈에 보일 정도로 흔들리고, 손가락으로 건드려도 움직이는 단계입니다.
저도 자연 치아를 최대한 보존하는 게 원칙이지만,
이 단계에서 억지로 살리면 오히려 옆 치아까지 감염이 퍼질 수 있어요.
결국 발치 후 뼈이식, 그리고 임플란트까지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까지 오면 치아 1개당 200~350만 원 이상. 초기 대비 10배가 넘는 비용입니다.
개인 구강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여러 개면 천만 원 단위도 드문 일이 아닙니다.

제가 매주 진료실에서 이 단계 환자분을 뵙습니다.
그때마다 드리는 말씀이 같아요. "1년 전에 오셨으면 이 치아 살릴 수 있었습니다."
그 1년 동안 환자분은 아프지 않았어요.
풍치가 무서운 건 바로 이 점입니다. 통증이 알람이 되어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 확인하셔야 합니다
처음엔 스케일링이었던 게 수술이 되고, 수술이 발치가 되고, 발치가 임플란트가 됩니다.
비용도, 고통도, 기간도 전부 눈덩이처럼 불어나요.
풍치는 실력 싸움이기 전에 시간 싸움입니다.
그리고 그 부분은 엑스레이 한 장이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금 잇몸에서 피가 나거나, 양치할 때 시큰한 느낌이 있으시다면 — 그게 첫 번째 포인트입니다.
지금이 가장 적은 비용으로, 가장 적은 고통으로 치아를 지킬 수 있는 시간이에요.
지금 내 잇몸뼈가 어디쯤인지, 이건 글로는 알 수 없는 영역입니다.
엑스레이 한 장이면 답이 나오거든요. 제가 직접 확인하고 가장 솔직한 답변 드리겠습니다.
궁금하신 부분은 댓글이나 전화로 편하게 문의해 주세요.
강남 블랑쉬치과의원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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