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을 훨씬 넘은 2010년 2월 18일.
사정없이 쏟아져 내리는 눈에 온 세상이 파묻혀 버릴 것 같다.
창밖으로 보이는 까만 밤 하늘이 어느새 하얗게 뒤덮여있다.
지난 겨울.
내 깊은 상실과 어지러운 기억들이 눈속으로, 눈속으로 사라져 간다.
한없이 올라가는 듯 내려오는 눈위로 그리움은 한없이 커져 가지만,
이렇듯, 사정없이 쏟아져 내리는 눈속으로 내 초라한 미련과 부끄러운 기억들이 모두 묻혀 버릴 것 같다.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내 미련과 기억들 위를 덮어버린 새벽 숯눈에 흔적을 남겨준다면.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내 설레임에 반가운 소식을 전해 온다면.
...
눈이 그칠 때에도 내 그리움은 향기롭게 쌓여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