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은 제 일기이기 때문에 반말입니다)
죄를 짓고 들어왔음이 (법적으로는) 명백한 이 섬의 주민들은, 격식을 차릴 땐 '재소자', 또는 '수용자' 등으로 불리지만,
그럴 필요가 없을 때 교도관님들은 보통 '도둑놈들'이라는 호칭을 즐겨 쓰는 것 같다.
그 '도둑놈들'이라는 표현이 나에게도 와닿는 건 아니어서, 아직 한 번도 재소자를 도둑놈들이라고 표현 한 적은 없는데
가끔 보면, 심기를 일부러 건드리는 것 같은 재소자들도 있단 느낌을 받는다.
아무리 설명을 해도 자기 주장만 반복하는 사람들은 사실 어찌할 도리가 없다.
사실 이건 담장 안의 사람이라고 해서 더 심하거나 말거나 하는 문젠 아닌 것 같다. 그냥 사람 자체가 그런 거다. 아직까진 그렇게 생각한다.
불편함을 이해해주고 잘 타일러 사정을 납득시키면 이해하고 돌아가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아무리 안된다고 해도 떼를 쓰면 나도 더이상 친절하게 이야기할 수가 없다.
이가 흔들려 밥을 못 먹겠다고 해 내가 진료를 봐 준 사람이 있다.
부분 틀니를 사회에서 만들어 착용하고 있던 노인인데, 검사를 해보니 이미 치아가 다 못쓰게 돼서 발치를 해야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발치해야한다고 고지하고, 틀니를 새로 만들어야하니
제가(공보의) 발치를 하고, 그동안은 좀 불편해도 참았다가, 초빙진료(로컬 원장님) 왔을 때 틀니치료를 받던가,
아니면 지금 발치를 하지 말고, 초빙진료 원장님한테 전체적인 치료계획 상담을 받던가 결정을 하시라고 설명했다.
근데 "지금 이를 뽑으면 밥을 어떻게 먹으라는 거예요~!" 하고 따지기에, 아무리 설명을 해줘도 퉁명스럽게 틱틱대서 나도 짜증이 났다.
누가 교도소 들어오라고 꼬시기라도 했나 죄 짓고 들어와서 왜 나한테 따지는지 치미는 화를 뒤로 미뤄두고
최대한 무미건조한 말투로, 여기서 내가 틀니를 만들 여건도 안되고 권한도 없으니, 이를 나에게 뽑을지 말지만 결정해라. 했다.
안뽑겠다기에 안뽑을 거면 가시라고, 혹시 아프면 약 처방은 해주겠다 약 필요하시냐, 하고 물어보니 약도 안먹겠다고 했다.
그 뒤로 3번을 더 찾아왔다.
요지는 초빙진료 순서를 앞당겨달라는 것이었는데, 매번 공보의에게는 그런 권한이 없을뿐더러, 있다고해도 그럴 수 없다고 설명해주었다.
다행히 담당 교도관님이 노인이고 해 순번을 좀 당겨 편의를 봐주었는데-
글쎄 그 날 초빙진료 원장님 진료에서도 태도가 말이 아니었다. 계속 틱틱대고 짜증내고...
원장님도 난감한 듯한 제스쳐를 계속 취하셨는데, (내가 상담한 것하고 같은 이야기를 계속 하고 계셨다)
어찌저찌 보험임플란트2개 하기로 하고 발치하려는 차에
그 환자가 누구 들으라고 그랬는지 혼잣말로 "아니~! 저번에 공보의한테 뽑아달라니까 안뽑아준다그래서..!!" 라고 말을 했다.
처음 그 환자 들어올 땐 내가 화장실에 가있어서, 그 환자는 내가 없는 줄 알고 그런 소리를 한 것인데
중간에 내가 들어가서 그 말을 들어버린것...
교도관님이 어이가 없어서, "나도 당신 진료볼 때 옆에 있었고, 여기 뒤에 공보의선생님 계시니까 어디 보고 말해봐요!"
그러니 그 환자가 화들짝 놀라며 우물쭈물 아무말도 못하더라ㅠㅠ
내가 일어나 가서 그 환자에게, 이전에 있었던 진료에 대해 하나하나 차근차근 사실관계를 확인시켜주었고,
그런식으로 말씀하시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외부 원장님도 한켠에서 들으시고 진료할 때 다른 말 나올 수 있는 분이니 동의서 확실히 받고 진행하자고 스태프 분들에게 따로 언질을 주셨다.
그 환자는 결국 방 한켠으로 불려가 교도관님하고 면담을 하게됐는데, 그 때도 끝까지 틱틱대기만 하더라.
사람은 원래 본인이 기억하고싶은대로 기억을 왜곡시키기는 하지만,
재소자들은 첫째로 바깥에 몇시간만이라도 나가보고싶어서(외부진료), 또는 공짜로 치료를 받고싶어서(벌금낼 돈이 없어 교도소에 온 경우),
사실을 과장하거나 혹은 심한 경우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꽤 많이 있었다.
이런 일이 하나 둘 쌓이고 사소한 일에 지치다보면,
과연 나도 재소자들을 도둑놈이라고 부르는 날이 올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