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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주좋은치과의원 · 앞니 레진 비니어 장인, 소현수 원장입니다.
재작년 크리스마스를 전후로해서 오로라를 보러 캐나다에 다녀왔었다. 그런데 출발부터 문제가 생겼다. 밴쿠버행 비행기의 출항이 3시간가량 연착이 되어 그 뒤에 환승하기로 했던 옐로나이프행 비행기를 놓친 것이다. 옐로나이프행 비행기는 워낙 작고 편 수도 적어서 대체항공기를 타려거든 이틀이나 뒤에 출발하는, 그것도 한밤 중의 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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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7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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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주좋은치과의원의 네이버 블로그 원문을 보존한 아카이브 페이지입니다. 공보의 일기 카테고리의 6.25 한국전쟁 해외 참전 용사 사진집 <책> Project-Soldier (유퀴즈 사진작가) 글을 통해 병원의 한국어 정보 제공 방식과 진료 관련 안내 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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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아카이브 열기재작년 크리스마스를 전후로해서 오로라를 보러 캐나다에 다녀왔었다. 그런데 출발부터 문제가 생겼다. 밴쿠버행 비행기의 출항이 3시간가량 연착이 되어 그 뒤에 환승하기로 했던 옐로나이프행 비행기를 놓친 것이다. 옐로나이프행 비행기는 워낙 작고 편 수도 적어서 대체항공기를 타려거든 이틀이나 뒤에 출발하는, 그것도 한밤 중의 항공기를 타야한다고 중년의 서양인 항공사 직원이 말했다. 그 일정대로라면 예정된 옐로나이프 3일 일정 중에 이틀을 까먹고 그날 새벽에 바로 돌아와야했기에 굉장히 억울했지만 어떻게 따져야하는지도 잘 몰라 당황스러웠는데, 그 환승게이트 직원은 약간 짜증이 섞인 듯한 차가운 표정과 무미건조한 말투로 어차피 그것이 자신들이 제공해줄 수 있는 한계이니 더 궁금한 게 있으면 1층 발권데스크에 가서 문의하라며 숙소 바우처만 한 장씩 나눠주었다.
하는 수 없이 1층에 내려와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해하던 차에, 그래도 사람마다 응대가 다를 수 있으니 다른 에어캐나다 직원을 찾아 말을 붙여보기로 했다. 묵직한 캐리어를 끌고 여기저기 두리번 거리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에어캐나다 직원분은 동양인처럼 보이는 외모를 갖고 있었다. 내가 어설픈 영어로 먼저 인사를 하고 사정을 띄엄띄엄 설명하려하자 그 직원분이 "어? 한국분이세요?"하고 반갑게 우리말을 하는데! 정말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ㅠㅠ 내 어설픈 콩글리시를 눈치껏 알아들어준 직원.. 갬동..
그제서야 말문이 트여서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를 막 쏟아내니까, 그 직원분은 굉장히 안타까워하면서 최선을 다해 DOS같은 검은 배경에 글씨만 왔다갔다 하는 화면을 통해 옐로나이프행 항공권을 찾아주었는데, 뭔가 잘 안되는 것이 눈에 보이면서도 정말 최선을 다해 어떻게든 나와 친구의 명단을 끼워넣어주려는 노력이 진심으로 느껴졌다. 안돼도 괜찮다고 말씀 드렸더니 "어떻게든 넣어드리고 말겠다"는 말을 덧붙이는데 그 말이 그렇게 믿음직스러울 수 없었다. 혹여나 티켓이 안구해지더라도 그정도로 노력해주셨으면 정말로 됐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직원분이 일단 예약이 된 서류를 뽑고, 다시 더 빠른 것을 도전하셔서 되면 또 다시 뽑고 전의 것은 찢어 버리기를 반복하던 끝에 결국 '다음날 비행기로밖에 들어가지지 않는다'며 오히려 너무 미안해하셔서 정말 죄송스러운 마음도 드는 한편으로 너무너무 감사하고 기뻤다.
오버부킹을 한 탓에 혹시나 우리가 밀려나서 비행기에 오르지 못할까봐 걱정이 되셨는지, 어떻게 하면 그 비행기에 반드시 탈 수 있는지 팁까지 친절히 알려주시고 계속 신신당부를 하셨다. 그 때 그 직원분의 성함이라도 알아왔으면 다시 한 번 감사인사를 드릴 수 있을텐데.. 혹시나 이 글을 읽으신다면 정말 감사했다고 또 한번 말씀 드리고싶다. 2년이 거의 다 되어도 생생한 그 날 일은 정말로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당시에 찍은 항공권. 직원분이 적어준 '오늘 저녁'이라는 한글 글씨가 선명하다.
제목에 적힌 한국전쟁 사진집 이야기를 안하고 뜬금 없이 에어캐나다 한국인 항공사 직원 칭찬을 하는 이유는, 그냥 '외국인의 친절'이란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생각하다보니 생각이 거기까지 닿았기 때문이다. 아니, 단순한 친절과 호의를 넘어 외국인에게 목숨을 바친다는 건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 상상도 안되는데. 물론 내가 만난 항공사 직원분의 친절은 앞서 만난 서양인 환승게이트 직원의 무미건조함과 대비되어 더 강하게 인상이 남은 것일수도 있고, 그 한국인 분이 원래 누구에게나 그렇게 특히 친절하신 것일지도 모르겠다. 혹은 내가 한국인이어서라기보다 영어가 아닌 한국말로 소통이 가능한 덕에 내가 좀 더 사정을 잘 말할 수 있었고, 그래서 직원분이 캐나다 여행을 망치지 않도록 신경을 써주신 것일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렇다고하더라도 이유야 어쨌든간에 내가 그분께 엄청난 친절을 받았고, 외국인에게 그런 친절을 바라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그런 점에서 한국전쟁에 참여한 수 많은 해외 참전용사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갖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 같고.

런던에 위치한 한국전 참전 기념비 앞 영국 참전용사들 (라미작가 프로젝트 솔져)
물론 전쟁이란 것은 국가의 '이익'을 위한 것이니만큼, '친절과 호의'와는 거리가 좀 있는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 전쟁에 참여한 참전용사들조차 본인들의 명예와 이익을 위해 싸운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무엇이 되었든간에 인간의 '자율적인' 의사결정에는 '이해관계'가 전제되어 있다. 물질적인 이익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이익을 위해서도 의사결정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남을 돕는다는 건 남을 돕는다는 데서 오는 자기만족때문인 경우가 많다.

한국전 당시 명동. 쏟아진 폭격에도 튼튼하게 지어진 굴뚝은 남아있다. 왼쪽 모서리엔 명동성당. <책>1950 (종군기자 존리치)
하지만 역시나 그렇다고하더라도, 우리가 지금의 자유를 누리는 것이 그들 '덕분'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들의 이익이 결국 우리의 이익이 되었다. 지나고보니 아쉬운 점도 있고 과오도 보이겠지만, 전투에서 이기고 돌아온 이순신 장군을 역적으로 몰아 파직한 선조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가 느끼는 감정을, 우리의 후세가 우리에게 똑같이 느끼게 된다면 정말 슬픈 일일 것이다.

서울 반포대교 Live Streaming <유튜브>Daily Seoul Live Camera - Hangang
요즘 정치권에선 <역사인식>과 관련된 논란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 사실 나는 역사에 대해 잘 모르지만, 이것만은 알 것도 같다. 요즘 우리는 <적>이 누구냐에 대한 논란이 굉장히 뜨겁다는 것 말이다. 북한이냐, 일본이냐 하는 문제를 넘어서서 내부총질도 점점 심화되고 있다.
정치와 외교에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우방도 없다지만 - '이익(interests)'은 영원해야 한다는 것이 그 뒤에 따라오는 말이라는 건 자주 잊혀지는 것 같다. 가까운 이익과 먼 이익 사이에서 적절한 논쟁은 필연적이지만, 혹시나 너무 멀어서 도달할 수 없는 이익을 좇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항상 경계해야지. 이건 정치 뿐만 아니라 사업을 하거나 무슨 일을 하든지간에, 그러니까 브랜드를 만드는 데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6월 25일에 맞춰서 글을 쓰려고 했는데 좀 늦게 올리게 됐네 🙄 (광고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