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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깔끔한 사람

재주좋은치과의원 · 앞니 레진 비니어 장인, 소현수 원장입니다. · 2022년 10월 18일

어제 위생사 선생님께서 다음 볼 환자 브리핑을 해주시러 내 방에 들어왔는데, '와 원장님 진짜 깔끔하시다'라고 하셔서 반사적으로 '그래요? .. 지저분한 것 같은데~'라고 했다 ㅋㅋㅋ 페이닥터룸이야 깔끔하게 쓰고 있지만 사실 우리집은 이렇게 잘 정돈되어있지 않거든🎃 어쨌든 그랬더니 다시 깔끔한 것 맞다고 하시곤 아무튼...

어제 위생사 선생님께서 다음 볼 환자 브리핑을 해주시러 내 방에 들어왔는데, '와 원장님 진짜 깔끔하시다'라고 하셔서 반사적으로 '그래요? .. 지저분한 것 같은데~'라고 했다 ㅋㅋㅋ 페이닥터룸이야 깔끔하게 쓰고 있지만 사실 우리집은 이렇게 잘 정돈되어있지 않거든🎃 어쨌든 그랬더니 다시 깔끔한 것 맞다고 하시곤 아무튼 진료 이야기 나누다 나가서 진료를 봤다. 나가면서는 '좋은 냄새도 나~!'하셨는데 ㅋㅋㅋ 그것은 내가 픽한 도손향 디퓨저가 있기 때문이지 후훗! 정품은 아니다. 딥티크 정품 디퓨저엔 도손 없을걸?

나는 페이닥터룸을 일부러 신경써서 깔끔하게 유지하고 있는데, 이유는 '내 점유물이면서 동시에 내 소유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비록 내 소유는 아니지만 내가 점유하고 있는 만큼 원상태를 유지하려는 관리의 책임 부담을 느끼는 것이다. 방 안이 전체적으로 흰색 인테리어라 더더욱 더러워지면 금방 티가 나기에 그렇다. 벽에 잔기스가 나지 않도록 의자를 벽에 붙여 앉지 않거나 밀때도 벽에 닿지 않도록 신경 쓰고, 책상에 쌓인 먼지는 주기적으로 닦아내고 있다. 블라인드도 함부로 힘을 주어 다루지 않고 문을 여닫을 때도 쾅쾅대지 않도록 주의하고. 크록스 신은 발로 벽, 문, 책상, 수납장 등을 차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도 포함이다. 그 레벨에 검은색 때가 묻지 않도록. 페닥룸 안에서 나온 쓰레기는 집에서 들고 온 쓰레기봉투에 담아 직접 처리하고 있기도 하다.

결벽증 아니냐며 좀 심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내가 사는 방식이 이런 거라서 나는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아니 그리고 집에선 전혀 안그렇다니깐..;;ㅋㅋㅋ 박스도 막 굴러 다니고 하필 차키만 놓고 나왔을 땐 가끔 신발 신은 채로 후다닥 들어갔다 나오기도..크흠🙄 만약 내 치과였다면 이렇게 깔끔하게 유지 못했을 거다. 갖다놓고 싶은 게 많아서.

아무튼 나도 이렇게 페닥룸 알아서 관리하는 게 아웃라이어 수준인 거를 알고 있는데,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 이런 걸 기대하지 않는다. 만약에 누구든 들어와서 벽에 흠집을 냈다? 아마 눈치 못챘을 거다. 가끔 출근했는데 페닥룸 방 문이 열려있으면 그냥 누가 들어왔었나? 하는 수준에서 끝이고.(아마 새벽에 바닥 청소해주시는 분이 왔다 갔겠지) 왜냐면 나에게 엄연한 직장이고 업무 공간이지 진짜로 '내 방'은 아니니까. 내 것이 아니니 깨끗하게 관리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앞에서 말한 그런 걸로 스트레스 받는 대신, 나는 이게 남들에겐 별로 없는 내 장점이고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나는 이걸 바꿀 생각이 없다.

자기계발이나 재테크에 관심이 있다면 일본 출신 메이저리거인 '오타니' 선수를 한 번은 들어봤을 것이다. '운'마저도 관리하기 위해 본인 루틴을 관리하는 것으로 유명한 선수다. '운'을 어떻게 관리 하느냐고? 책 <럭키>에 따르면 '운'이라는 것은 결국 사람이 만들거나 가져다주는 기회를 뜻하는데, 20대의 나 같으면 '뭐야 뻔한 소리하고 있네'하고 말았겠지만 마인드셋을 바꾸고 나니 그 말이 무엇인지 정말로 와닿게 되었고 지금도 그 관점에 동의한다. 뜬금 없이 왜 '운' 운운하느냐면, 어쨌든 내가 페닥룸을 관리하고 내 것이 아닌 물건을 소중히 다루는 것이 나에게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학창시절, 유독 학용품 빌려주기 싫은 친구가 있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보자. 혹은 본인이 그런 사람은 아니었는지 말이다. 누군가 나에게 (별것도 아닌) 학용품 조차 빌려주기 싫어하는 그런 '불운'을 없애는 것도 바로 '운'을 관리하는 것의 일환이다. 불운한 경험은 대부분 기저에 그런 배경이 있다. 그리고 본인 또는 타인 즉, '사람'이 엮여 있다.

위험하게 운전하는 사람은 항상 사고에 노출되어 있다. 발을 질질 끌고 다니는 습관은 돌뿌리에 걸려 넘어지는 불운을 야기한다. 습관과 배경은 '운'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니 좋은 습관은 불운을 막거나 행운을 가져다 줄 것이다. 내가 페닥룸을 깔끔하게 관리하는 게 이런 거창한 목적이 있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그건 그냥 그런 것이고, 스트레스 받지 않고 계속해서 유지할 명분도 있다는 이야기🦄

🎁치과의사 일상에서 일어나는 더욱 다양한 에피소드와 거기서 출발한 생각이 궁금하다면?

재주좋은 치과의사

저자 소현수 출판 군자출판사 발매 2022.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