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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 준비 노트 2. 개원 컨셉

재주좋은치과의원 · 앞니 레진 비니어 장인, 소현수 원장입니다. · 2023년 7월 28일

이 주제에 대해 고민할 때 가장 처음 생각했던 건, 'concept를 어떻게 잡아야할까'가 아니라, "애초에 개원 컨셉이란 게 도대체 뭘 말하는 거야?"였다. 콘셉트가 있어야 다른 치과와 구별되고 구별돼야 선택받을 수 있다는데, 과연 그건 어떻게 만드는 건지 고민하다가 이것을 여러 가지로 쪼개어 생각해 보기로 했다. 내...

이 주제에 대해 고민할 때 가장 처음 생각했던 건, 'concept를 어떻게 잡아야할까'가 아니라, "애초에 개원 컨셉이란 게 도대체 뭘 말하는 거야?"였다. 콘셉트가 있어야 다른 치과와 구별되고 구별돼야 선택받을 수 있다는데, 과연 그건 어떻게 만드는 건지 고민하다가 이것을 여러 가지로 쪼개어 생각해 보기로 했다. 내 생각엔 치과의 주력진료, 수가정책, 개원규모, 개원입지, 인테리어, 주 타겟층 등 이런 작은 요소 하나하나가 모여 '개원 콘셉트'로 뭉뚱그려지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지방 군단위 120평 노인층 대상 임플란트 저수가 정책', '판교 오피스 건물 내 직장인 대상 40평 고수가 원데이치료' 이런 식으로 한 문장의 컨셉이 완성될 수 있다.

그런데 아무래도 이 중에 <입지>의 비중이 굉장히 크다보니 입지를 결정하는 데에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입지에 따라 개원에 필요한 비용이나 다른 규모/수가/진료 컨셉도 입지에 따라 달라지게 되는 것 같다. 조달 가능한 금액의 크기에 따라서 입지와 개원규모가 결정되는 측면도 있으니 원하는 입지에 자리가 있다고 해서 다 들어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번 노트에서는 대략적인 컨셉을 잡아보고 앞으로 각각의 주제에 대해 좀 더 깊이있는 고민을 해보려 한다.

  1. 주력 진료

디지털 / 임플란트 주력 / 사랑니발치 / 심미치료 / 치과교정 / 소아치과 / 턱관절진료 etc.

누구나 입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중요한 건 누구에게나 100점짜리인 입지는 없다는 것이다. 배후세대수가 많고 유동인구도 많은 곳이면 100점인가? 근데 그 유동인구가 전부 학원 다니는 소아-청소년들이라면 어떨까? 너무 좋은 사람도 있을 것이고, 별로 내키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같다. 반대로 전부 다 노인이라면? 대부분은 좋아하겠지만, 아닌 분들도(특히 소치/교정 전문의 중에) 있을 거고. 내가 가진 강점이 해당 상권에서 빛을 발할 수 있는지 따져보아야 한다.

그렇다보니 일단 내가 주력 진료로 무엇을 삼을 것인지 먼저 정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임플란트 수요가 많을 수록 보통 좋다고들 생각하니, 만약 임플란트 주력으로 치과 컨셉을 정하고 수익성을 위주로 생각할 거라면 앞으로 언급되는 부분에 상대적으로 고민을 덜고 경쟁 없는 시골로 가면 될 것이겠지만,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들은 애초에 그럴 생각과는 요원한 사람들일 것으로 감히 추측해보겠다. 자녀교육이라던지 가족의 생활이나 개인적인 선호로 인해 도시권에 개원을 고민하고 있다면 모두 고민해보아야 하는 주제이다.

나는 내가 재미있어 하고 잘하고 싶은 '심미치료'를 주력으로 삼으려고 한다. 눈에 보이는 부분에서 미용적인 개선이 이루어질 때 사람들이 더 크게 만족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 나 스스로 치료 결과에 만족할 때 (환자가 알아주지 않아도 되는) 보람과 즐거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개원준비노트 1편의 주제 1에서 얻은 나의 결론이다.

  1. 타겟층

소아청소년 / 청년 / 노년 / 가족단위 / 직장인

아닐 수도 있지만, 주력 진료를 정하면 주 타겟층이 자동으로 정해지곤 한다. 그러니 주 타겟층과 주력 진료는 동시에 고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당연한 걸 왜 굳이 넘버링을 해 따로 주 타겟층으로 빼두었냐면, 1번 첫 문장에서 말했듯이 다음 3번 상권입지를 정함에 있어 이 타겟층을 간과하면 안되기 때문이다. 또 타겟층의 파이를 누가 얼만큼 차지하고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도 있는데, 예를 들어 앞서 이야기 했던 '시골-임플란트 주력진료'라고 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진출한 대형덤핑치과가 얼마나 있는지, 내 파이가 얼마나 될지를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타겟층'은 연령대일 수도, 성별일 수도, 혹은 특정한 니즈가 있는 소비자층일 수도 있다. 굳이 특정 나이 성별 직업에 구애받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성형외과에서 특정 부위의 '재수술'을 전문적으로 특화시킨 병의원이 있다고 해보자. 그렇다면 '재수술'이라는 것 자체가 '전에 이미 성형을 한 번 이상 받았지만 불만족한' 사람들을 타겟으로 삼게 된다. 물론 성형시술에 주된 타겟층(성인 여성)이 있기는 하지만, 재수술 전문 성형외과는 나이와 성별로 구분되는 타겟과는 조금 다른 타겟층을 갖게 되는 것이다.

심미적인 부분에서의 재치료(re-intervention)는 분명 까다로운 진료이지만, 환자에게 주는 긍정적 영향 등 장점도 많다고 생각한다. 어렵기 때문에 보람도 크다.

  1. 상권입지

중심상권 / 주거지상권 / 오피스상권 / 전통시장

임플란트를 주력 진료로 삼으려 하는데 내가 정한 입지의 인구구성이 학생-학부모 가족단위 위주로 되어 있다면 생각만큼 임플란트 수요가 많지 않을 수 있다. 또 만약 교정진료를 하려하는데 전통시장 등 노인인구가 많은 곳으로 간다면 고생할 확률이 크다. 물론 이 전통시장이란 게 서울과 지방에서 약간 차이가 있는데, 방금은 지방 전통시장을 말한 것이다. 서울의 전통시장 주변은 신혼부부 등 다양한 연령대의 유동인구 역시 무시할 수 없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런 입지에 주력 진료 수요가 있는 타겟층이 실제로 얼마나 있는지 알아보는 작업을 반드시 거쳐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컨셉이 망가지고 수정해야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물론 일반 치과에게 있어 주력진료야 얼마든지 중간중간 전략을 수정해 바꿔나갈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도 하지만, 가장 힘든 개원 초반을 더 힘들게 보내고 싶지 않다면 신중하게 고민해야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나는 그런 점에서 주력진료로 삼고자하는 심미치료를 위한 역세권 개원을 생각하고 있고, 동시에 일반진료 파이를 확보하기 위한 배후수요가 받쳐주는 동네를 찾고 있다. 강남역세권 등에서 유동인구만으로 치과를 운영하려는 건 기존에 확보한 환자 풀이 없는 상태에서는 굉장히 모험적이기 때문이다. 또 블로그로 이것저것 실험해 본 결과, 최근 올린 임상 포스팅이 각종 키워드에서 상위노출되는 등 블로그 경쟁력이 어느정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기 위해서 수도권에 개원하는 것을 일차적으로 생각해보는 중이다. 물론 지방 거점도시 개원도 함께 고민중이다.

  1. 수가 정책

저수가 / 고수가 / 평균수가

내가 자리잡을 곳의 평균적인 수가가 어느정도 되는지, 그리고 그 동네 주민들의 구매력이 어느정도 되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사실 주력진료를 무엇으로 설정하든 간에, 웬만하면 다른 일반진료 수요 역시 자연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그러니 해당 부분에 대해서도 고민할 수 밖에 없다. 전반적으로 모든 진료가 저수가로 맞춰진다면 수요가 느는 만큼 필요한 인력도 많아질 수 밖에 없다. 박리-다매에서 '다매'를 유지하기 위한 인력 말이다. 고정비가 낮은 시골이라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저수가 정책은 분명 경영적인 리스크가 증가하는 측면이 있다. 새로운 경쟁자의 출현에도 취약하다. 그렇기 때문에 자꾸 위임 문제가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보디빌더가 더 큰 근육을 가진 몸을 만들기 위해 남성호르몬과 성장호르몬(스테로이드)을 맞기 시작하면, 해당 호르몬의 부작용을 상쇄하기 위한 또 다른 약물을 투여해야 하고, 또 해당 약물의 부작용을 막기 위한 새로운 약물을 투여하는 무한 굴레가 발생한다고 한다. 치과계의 위임이란 딱 그런 부작용이 아닌가 한다. 현실적으로 위임이 아예 없는 치과도 물론 또 소수겠지만, 위임이 경영적으로는 합리적인 선택일지 몰라도 분명 다양한 위험이 따른다. 그리고 그 위험은 환자도 함께 무릅쓰고 있다는 걸 알고는 있어야 한다.

  1. 개원 규모

1인(2040평) / 2인(4060평) / 대형 / 초대형

신규 개원 치과의 규모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비싼 진료일수록 대형 치과를 선호하는 소비자의 기호에 맞게 치과들도 점점 커지다보니 계속해서 뇌절하고 있는 모양새가 아닌가 한다. 나도 여력만 있다면 더 크고 더 화려하게 개원하고 싶은 욕심이 든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나는 나 이외에 봉직의 원장님 한 분 더 모시는 정도의 규모를 생각하고 있다. 당초 30평대 후반~40평 개원을 생각했는데, 개원 선배님들께서 만드신 도면을 보니 치과에 필요한 것들이 빈틈 없이 꽉꽉 들어차있는 것이 체어 간격, 복도 폭이나 원장실 크기 등 여러모로 페이원장님 모시기엔 작은 것 같아 약간만 더 크기가 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브랜드본담 칼럼에 따르면 2020년 치과 개원 규모의 중앙값은 무려 56평이라고 한다. 평균은 그보다 더 큰 70평이다. 치과가 정말 커졌구나 싶다. 나도 한번은 100평+@ 정도 크기의 상가를 알아본 적이 있는데, 주차장도 널럴한데다 층고도 높았고 신호등 앞 코너자리로 위치도 굉장히 좋았지만 같은 건물 같은 층에 이미 개원한 치과가 있어 무산되었던 적이 있다. 그런데 이렇게 크고 좋은 상가에서 치과를 하려면 막대한 보증금을 걸고도 상당한 월세를 매달 지출해야 해서 자금이 많이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다.

이제 조달할 수 있는 최대 자금을 계산해보고 해당 예산과 감당 가능한 범위 내에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따라 원하는 상권에 진입하지 못하거나 원하는 규모로 개업하지 못할 수도 있다.

  1. 디자인 콘셉트

무난한 / 트렌디한 / 럭셔리한 / 특색있는

인테리어는 치과의 분위기를 결정짓는 굉장히 큰 시각적 요소이다. 위에서 정한 컨셉들과 함께 브랜딩하고자하는 방향과도 맞아야한다. 나는 치과대학에 다닐 때부터 Home-like인테리어에 매력을 느꼈는데, 심미치과 컨셉과도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인테리어 말고도 홈페이지라던지, 진료복, 로고, 간판, 각종 인쇄물에 이르기까지 일관성있는 디자인 콘셉트가 적용되어야 한다. 만약 키치한 B급감성으로 가기로 했다면 얼마나 어디까지 키치할 것인지도 결정해야 한다. 이 부분은 원장이 업체에 맡기고 신경쓰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하면 개원 이후에 다른 업체를 사용하거나 또는 계약이 끝난 후 중구난방한 디자인으로 일관된 톤이 깨져버릴 수 있다. 치과 톤에 어울리지 않는 촌스러운 디자인이 나오기도 한다.

이렇게 여섯가지 요소로 나누어 생각해보았는데 이제 여기서 더 깊이 들어가면 이것들 외에도 더 다양한 차별화포인트가 있을 수 있고 각각의 포인트 안에서도 더 세분화시킬 수도 있는 것 같다. 앞으로 더 고민해보고 정교하게 다듬어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