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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 준비 노트 4. 차별화, 선택과 집중

재주좋은치과의원 · 앞니 레진 비니어 장인, 소현수 원장입니다. · 2023년 11월 12일

긴장되는 개원가에 느슨함을 주는, 요즘 개원 트렌드와 반대로 가는 선택을 하기로 했다. ​ 내가 개원할 치과 컨셉에 대해서 갈팡질팡하던 것을 확실히 정했다. 나도 여러모로 고민이 많았는데, 수면 진료를 특화해서 가야 하는지, 소아 진료를 적극적으로 봐야 할지, 임플란트 수요가 많은 시장 근처로 가야 하는지, 신축 건물이...

긴장되는 개원가에 느슨함을 주는, 요즘 개원 트렌드와 반대로 가는 선택을 하기로 했다.

내가 개원할 치과 컨셉에 대해서 갈팡질팡하던 것을 확실히 정했다. 나도 여러모로 고민이 많았는데, 수면 진료를 특화해서 가야 하는지, 소아 진료를 적극적으로 봐야 할지, 임플란트 수요가 많은 시장 근처로 가야 하는지, 신축 건물이 많고 깔끔한 신도시로 가야 할지, 구도심을 갈지 도대체 뭘로 차별화를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다 보니 자리를 보는 기준도 딱히 없어서 이곳저곳을 많이 돌아다녔다.

그중에 누구나 말리는 서울/수도권 개원을 결정한 것은 좀 겁 없는 선택일지 몰라도 내 성향상 시골에서 크게 성공하더라도 결국 도시로 넘어오고 싶어 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치과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엑싯한다는 것에 부채감을 느낄 내 성격이 시골행을 망설이게 만든 주 이유였다. 그리고 내가 군산, 영동, 밀양 등 치과의사로서 그간 살아온 동네의 아름다운 자연도 물론 좋아하지만 높게 세워진 콘크리트 빌딩 숲 사이로 비치는 도시 감성을 조금 더 선망해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그건 이런 연말 때 더더욱 와닿는 것 같다. 이건 부차적인 이야기지만 학회나 세미나도 거의 다 서울에서 열리기도 하고..

사실 군산도 적당한 도시가 형성되어 있으면서 보험 진료 파이도 커서 좋았고, 영동에 공보의로 있는 동안에는 대전/세종에서 살면서 영동, 공주, 보은, 옥천, 부여.. 등등에서 개원하려는 마음도 있었다. 특히 밀양에서 봉직의 하는 동안에는 주거지를 해운대로 하고 근처 소도시에서 개원하는 것도 진지하게 알아보곤 했는데(그래서 대학병원 교수직에도 면접까지 봤었고), 나는 이미 그곳을 떠났고 그 선택지는 사라졌다. 처음부터 어디서 개원해야겠다! 하고 정한 건 아니라는 이야기다. 원래는 전국이 다 고려 대상이었다.

특히 소도시 개원을 접게 된 건 진료컨셉을 심미수복으로 정한 영향이 가장 컸다. 뽑고 심는 임플란트 원툴인 요즘 트렌드에 반대로 소규모 고수가 수복치료로 마음을 완전히 굳힌 건 저번달 10월 10일에 내 약력 포스팅을 적을 때쯤인 것 같다. 시골에서 임플란트 진료 특화로 개원하는 것만큼 큰돈을 벌 수는 없겠지만 내가 잘하고, 더 잘하고 싶고 흥미가 있는 진료를 하고 싶기 때문이었다.

그간 브랜딩을 공부하면서 항상 갖고 있던 생각은 '차별화'에 대한 고민이었는데, 내가 왜 '임플란트 원툴'이라는 메인스트림 안에서만 차별화를 고민했었는지 그 프레임을 깨는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세미나를 듣는 게 나에게 큰 용기를 주었다. 세미나는 물론 임상 실력 향상을 위해 듣는 것이 주 목적이지만 세미나를 한다는 분들 면면을 보면 일단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거나 크게 성공하신 분들이므로 개원 경영 상의 영감이나 힌트를 얻어 가기에도 굉장히 좋은 기회가 된다.

솔직히 매년 입사와 퇴사를 반복하는 수많은 젊은 봉직의들에게 사무장 또는 멀티 치과 원장이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고, 덤핑 치과에서 임플란트 세미나를 한단 소식을 종종 접하곤 하는데 그것도 마찬가지로 여러 치과의사들에게 그런 방식으로 치과를 운영하는 것이 좋은 경영 전략이라는 시그널을 주기 때문에 현재의 개원가가 더더욱 그런 길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성향이 어떤 성향인지 먼저 파악해두고 그 뒤에 내가 어떤 길을 따라갈 것인가 결정해야 하는데, 치과계도 워낙 경영이 어렵고 새로 개원하는 젊은 치과의사들 심리에 FOMO 같은 것도 작용을 하다 보니 많은 신규 치과의사들이 더더욱 한 가지 경주로에 뛰어드는 것 같다. 솔직히 나는 앞서 서울/수도권으로 개원지를 한정해 생각했을 때, 저수가 임플란트라는 필드 안에서는 아무리 생각해도 내 비교우위를 찾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아예 반대 길로 가기로 했다. 돈, 중요하고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지만 일단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더 잘 하고 싶다. 물론 그 일을 하면서 돈도 많이 벌고 싶고.

내가 작년 4월 분당 서울대병원 치과에서 초청 강연을 갔을 때 했던 이야기가 있는데, 부끄럽지만 결론만 편집해 여기다 소개를 해보려 한다.

영상 길이가 짧진 않으니 요약하자면 남들과 같아지려고 하지 말자는 내용인데, 내가 말해놓고도 나조차도 계속 되뇌지 않으면 자꾸만 남들 하는 대로 하고 싶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 편이 훨씬 안전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솔직히 개원 준비 어떻게 하는 건지 아직 잘 모르겠고, 자리만 이리저리 보러 다니는 중이다. 처음에 말했듯 그동안 사실 나조차도 내가 원하는 게 뭔지 마음이 왔다 갔다 하느라 명확히 내가 원하는 입지 조건을 한정해서 찾아보지 못했던 것 같다. 무언가를 선택한다는 건, 더 많은 것을 포기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무엇 하나 결정하기 쉬운 게 없는 것 같다. 이제 내 콘셉트에 맞는 입지를 찾으러 다시 뛰어다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