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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 준비 노트 6. 개원 자리 탐색 (2)

재주좋은치과의원 · 앞니 레진 비니어 장인, 소현수 원장입니다. · 2023년 11월 30일

압구정 김준엽 치과의원에 방문해서 김준엽 원장님을 뵙고 왔다. 고급화 치과의 전형이라고 볼 수 있는 김준엽 치과의원👍 역시 배울 점이 많았다.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시고 진심 어린 조언도 아끼지 않으셔서 항상 감사한 마음이다. 특히 이번에도 맛있는 고기를 사주셨다🙊 역시 좋은 사람.. ​ ​ 압구정 현대아파트 정류장으...

압구정 김준엽 치과의원에 방문해서 김준엽 원장님을 뵙고 왔다. 고급화 치과의 전형이라고 볼 수 있는 김준엽 치과의원👍 역시 배울 점이 많았다.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시고 진심 어린 조언도 아끼지 않으셔서 항상 감사한 마음이다. 특히 이번에도 맛있는 고기를 사주셨다🙊 역시 좋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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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현대아파트 정류장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앉아있는 동안, 창밖으로 여러 상가를 눈으로 훑고 네이버 부동산 어플로 시세를 보면서 치과에 도착했다. 압구정동은 생전 처음 가보았는데 대로변부터 골목 안에 있는 작은 건물들까지 모두 디자인이 각양 각색 각자의 특색을 뽐내고 있었다.

사실 나는 예전부터 가슴속에 품고 있는 로망이 있는데, 그것은 주택처럼 생긴 단독 건물에서 내가 하고 싶은 진료와 다양한 서비스를 복합적으로 제공하는 것이었다. 그런 로망을 일부나마 실현시켜 주었던 게 바로 밀양에서 일했던 보스톤치과였고 말이다. 거기서 매일같이 내 한계를 도전하는 많은 수의 환자를 진료하면서 다양한 케이스를 만나고, 그 시골에서 운 좋게 임상 사진 촬영에 관심이 많은 대표원장님을 만나 나도 내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며 스스로 진료 피드백을 하며 성장했던 경험은 정말 운이 좋았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김준엽 원장님을 알게 된 것도 마찬가지로,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세미나나 인스타로 뵙기 전에 어떻게 블로그에서 먼저 교류가 시작되어 대전에 계실 때 한 번 뵌 날이 원장님께서 대전을 떠나시기로 결정을 갓 마치셨을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우연에 우연이 겹쳐 필연적으로 압구정에 자리를 잡게 되신 그 우여곡절이, 김준엽 원장님으로서도 굉장한 행운이었을 것으로 감히 생각이 든다.

늦은 시간까지 원장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는 잠깐씩 생각에 잠기곤 했는데, 그 내용은 그런 것이었다. '나라면, 나였으면 과연 원장님과 똑같은 기회가 나에게 왔을 때 잡을 수 있었을까?'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찾아온다."

이 말은 맞는 말이지만 반대로 틀린 말이기도 하다. 나같이 지나치게 걱정이 많은 타입에게는 저 격언이 굉장한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이 든다. 나는 언제나 '나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스스로를 가스라이팅 하는 데 익숙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회가 와도 선뜻 잡지 못하고 망설이다 놓치고 만다. 완벽주의적인 성향을 버리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 후로 인터넷으로 알아본 여러 자리를 돌아보다가, 더블역세권인 교대역 근처 건물을 알아보러 가보았다. 중개법인에서 나와주신 매니저님도 굉장히 친절하시고 센스도 있으셔서 감사했고, 건물도 마음에 들었다. 위치가 전국 최대 격전지인 강남역 근처라는 것만 빼면 말이다. 교대역과 강남역이 아무리 경부고속도로로 단절되어 있다고는 하나, 그게 그렇게 큰 고려 사항은 아닌 것이 어차피 사람들이 그 길을 굳이 걸어서 강남역으로 이동하는 것은 애초에 고려 사항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말인즉, 진료권이 강남역과 겹친다는 뜻이기도 하다. 강남역 치과와 경쟁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 점은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강남권이기 때문에 내가 하고싶은 진료를 마음껏 해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점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 자리는 원래 치과로 20년간 운영하던 자리였는데, 여든이 넘으신 기존 원장님께서 건강상 은퇴하시면서 공실로 나온 물건이었다. 차트는 마포구의 어느 치과에서 인수해가신 것 같았다. 여러모로 마음에 드는 점과, 반대로 걱정되는 점이 머릿속에서 서로 경합을 이루고 있었다. 강남권에서 (치과)자영업을 한다는 것, 그것은 상상만으로도 치과의사로서의 역량을 포함해서 사업적인 영역의 능력까지 단 하나라도 허투루 생각할 수 없다는 부담감을 갖게 한다. 내가 과연 그런 준비가 되어있나? 의구심이 든다. 그럴 수 밖에 없다. 감히 상상하자면 만약 내가 세계 최고의 실력을 가진 치과의사라고 해도 나는 나 자신을 의심했을 것이다. 내가 가진 강점은 강남의 수많은 공룡 치과들에 비하면 작고 보잘것없는 것처럼 여겨졌다. 아니 어쩌면 사실은 내가 가진 달란트가 여기선 애초에 강점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조차 들었다.

습관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는 사람들은 믿는다. 자신들이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리얼리스트라고. 낭만적이고 감상적인 철부지들이 아닌 이성적인 합리주의자라고.

안 될 이유를 습관적으로 찾는 사람은 계속 안 될 이유만을 발견할 뿐이다. 그 안 될 이유가 적중했다고 치자. 그래서 하던 일을 포기하거나 그르쳤다고 해보자. 예상이 적중했으니 기뻐해야 하는가? 비관론자에게 성공이란 대체 무슨 의미인가?

"무엇을 하든, 되게 하라."

보도 섀퍼, <멘탈의 연금술>

그럴 때 내가 억지로 생각하는 것이 있다. 바로 '되게 만드는 방법 찾기'다. 내가 강남에서 치과를 하면 안되는 이유? 솔직히 순식간에 10가지는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강남에서 치과를 해야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로 만들어낼 수 있다. 그렇다면 후자만 생각하기로 한 것이다. 부정적인 생각의 굴레에 빠져들면 '포기'라는 '쉬운 길'을 선택하게 되니까 말이다. 그런 마음가짐으로는 어디를 가도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믿는다.

만약 강남에서 망하면? 그래봤자 잃는 것은 돈 뿐이다.

부담이 안된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첫 개원을 강남 서초에서 한다고 하면 누구나 걱정부터 앞설 것이다.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따지고 보면 못할 이유도 없다. 돈 당연히 많이 벌고 싶지만 그것보다는 일단 내가 즐거운 일을 마음껏 해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우산을 팔 거라면 비가 오는 나라에 가서 파는 게 당연한 이치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