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절차를 시작하기 전에 봉직의 때부터 확실히 해두면 좋을 것들이 여러 가지 있다고 생각하는데, 인테리어 콘셉트도 그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물론 취향이라는 것도 유행 따라 변화하기는 하지만, 기존에 꾸준하게 관심 가져오던 취향이 있거나 혹은 봉직의로 일하던 병원에서 어떤 점이 좋았는지 하나씩 차용한다면 내 병원도 좀 더 일하기 편안하고 즐거운 곳이 되지 않을까 싶다.
나는 하이엔드 이미지 콘셉트의 치과를 구상해놓고 특색이 없는 일반적인 인테리어를 하는 것은 소비자의 소비 맥락에 반하는 게 아닐까 걱정을 했다. 그래서 인테리어에 어느 정도는 비용을 써야겠다고 진즉부터 생각하고 있었다. 고가 진료를 권하는 데 조금이라도 거부감을 없애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하는 생각에서였다.
일반적으로 공간이 어두울 때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배가된다고 한다. {어두움=무거움=고급스러움=비쌈} 이것은 인간의 휴리스틱을 활용하는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인테리어에 검은 대리석 등 어두운색을 쓸 때 자칫 잘못하면 공간이 중구난방 정신없어 보이고 비좁아 보일 수 있다. 그러면 역효과가 난다. 그럴 땐 전체적인 인테리어 색상 톤은 밝게 하더라도 따뜻한 색온도의 어두운 조명으로 공간을 설계하면 의도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한다. 내가 개원하는 치과 규모도 실평수 46평으로 결코 큰 편은 아니기 때문에 어두운 자재를 활용하는 데에 있어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인테리어 회사 미팅 전에 우리 치과가 어떤 콘셉트의 치과이고 어떤 공간이 필요한지 최소한의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가이드라인은 내용 뿐만 아니라 포인트 색상과 사진 흑백 처리를 통해 우리 치과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느낌을 인테리어 회사에도 최대한 전달하고자 신경을 썼다. 세부내용은 반영이 되는 내용도 있을 것이고 현실적으로 반영되지 않는 내용도 있을 거라고 예상하고 있는데, 나도 빼먹고 안 쓴 내용이 있고 하니 실제 미팅을 진행하면서 좀 더 정교하게 다듬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내가 처음 봉직의 생활을 했던 밀양 보스톤치과의 진료실 세팅이 굉장히 마음에 들어서 오픈진료실만큼은 거의 비슷하게 세팅되지 않을까 한다.
평면도는 직접 여러가지로 시도해보았으나, 내가 짜본 평면도를 인테리어 회사에 첨부해 보낸다면 인테리어 회사의 창의성이 사라지고 대동소이한 평면만 전달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첨부하지 않았다.

가이드라인을 보내면서 레퍼런스로 삼을만한 다양한 사진들을 압축해 첨부해 드렸는데, 일단은 아직 미팅을 한 번도 진행하지 않았으니 적당히 내가 원하는 바를 어느 정도 전달하는 데에만 목적이 있다.
그런데 이 단계에서 정말 생각하지도 못한 변수가 생겼는데, 병원 실내 디자인으로 세간에 가장 유명한 인테리어 업체에서 진행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으나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가 너무 많아 새로 의뢰 받을 수 있는 여력이 없다는 것이었다. 전화도 다시 해보고 DM도 보내보고 했는데... 이 일을 어쩐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