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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 준비 노트 19. 치과 개원 브랜딩 디테일, 마케팅과 다르다

재주좋은치과의원 · 앞니 레진 비니어 장인, 소현수 원장입니다. · 2024년 1월 25일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 거기에 동감한다. "에계, 그게 뭐야"스러운 일, "저걸 누가 못해"같은 말을 듣는 수많은 일들 대부분 막상 직접 하려면 생각만큼 쉽지 않다. 나는 예전에 그런 일들을 '콜럼버스의 달걀'이라고 표현했는데, 스스로는 그 무엇도 생각해 내지 못하면서 남이 낸 아이디어를 쉽게 평가절하하는 사람들이...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 거기에 동감한다. "에계, 그게 뭐야"스러운 일, "저걸 누가 못해"같은 말을 듣는 수많은 일들 대부분 막상 직접 하려면 생각만큼 쉽지 않다. 나는 예전에 그런 일들을 '콜럼버스의 달걀'이라고 표현했는데, 스스로는 그 무엇도 생각해 내지 못하면서 남이 낸 아이디어를 쉽게 평가절하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나는 이 블로그 소개글에 처음부터 "좋은 것을 발견하는 재미로 사는" 치과의사 소현수라는 말을 적어뒀는데, 실제로 브랜딩이 잘 된 브랜드나 치과, 한의원, 병의원을 찾아보면서 느끼는 순수한 즐거움이 나는 재미있다. 어떤 것은 정말로 상업 '예술'이라고 부를만 하다. 그런 작업들은 절대 쉽지 않다.

내가 처음 이 블로그에 '브랜딩'과 관련된 글을 쓸때만해도, 치과에서 브랜딩 관련 작업을 실제로 하시는 분들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그게 2020년이었으니 벌써 4년이 다 된 일인데, 근데 그 사이 멋있는 치과를 만드는 분들도 많아졌다. 아무래도 브랜딩에 일가견이 있는 업체들이 새로 등장하는 한편, 그런 업체에 자극받은 기존 업체들이 브랜딩 작업을 좀 더 고도화시켜나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원장님들 스스로도 좀 더 비주얼적으로나 진료철학, 치과 운영 철학적으로 완성된 분들이 더 많아진 것 같다고 느끼기도 한다.

이런 방식으로 치과를 '보기 좋게' 만드는 작업은 정말 별 것 아닌 것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줄글의 글자수, 자간과 행간, 남들 똑같이 쓰는 이미지 말고 새로운 이미지를 첨부하는 일, 서체(한글/영문 폰트)의 통일성, 색상 조합, 기하학적 무늬의 복잡한 정도 같은 것들! 진짜 '이런 것 까지 신경 쓴다고?'싶은 것들이고 이런 요소들을 하나하나 신경 쓴 결과물도 사실 소비자에게는 '3초'만에 소비되기 때문에 어찌보면 허무하기까지 하다. 그리고 그래서 많은 경우 <그런데다 신경쓰지 말자>가 되버리는 경우도 많다. 근데 아니? 그렇게 신경 써야 하는 것들이 분명 있다.

예를 들어 웹툰을 본다고 해보자. 일주일을 기다려 웹툰 한 편을 보는 데 소모하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실제로는 약 3분 안에 소비된다고 한다. 그럼 제작하는 데에는? 150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그래서 웹툰 작가 팀이 "어차피 3분이면 읽는데 대충 그리자"라고 마음을 먹고 그리면, 웹툰작가의 그런 태도를 소비자는 느끼지 못할 것인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내가 웹툰 품질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은 아니지만, 댓글창을 열어보면 대중적인 소비자들은 웹툰 퀄리티 변화에 굉장히 민감하다는 사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브랜딩 요소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분명 시간을 들여 좋은 퀄리티의 디자인을 뽑아내면, 그것을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좋은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어? 예쁘네?'하고 1초만에 시선을 거두더라도, 바로 그 '어? 예쁘네?'가 바로 '좋은 감정'이고, 인간의 뇌는 생각만큼 디테일하지 않아서, A에서 느낀 감정을 A'에 쉽게 투사한다. 예쁜(good) 여자는 착하다(good)는 선입견처럼, 치과 팜플렛 디자인에서 느낀 좋은 감정을 치과 근무자에게 투사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요소들이 환자 경험에 그렇게 critical한 부분은 아닐지라도, 도움이 되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효과를 측정할 수 없다'는 것이 단점이라 많은 원장님들이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우선순위에서 자꾸 밀리는 작업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미 결과가 증명하듯이, 매장의 '좋은' 분위기는 진열된 상품도 '좋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갖게 만든다. 그러니 소비자가 소비 맥락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모든 것의 디테일을 손보면 손볼수록, '좋은 경험'이 누적되고 좋은 인상을 갖도록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기본적으로 '불편한 감정'을 제거하는 작업이므로 소비자에게도 좋다. 나처럼 이런 작업에 흥미나 재미를 느끼는 분이 있다면 모르지만, 대부분은 지루하고 '왜'그렇게 하는지 모르실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어쩔 수 없이 전문 회사에 용역을 줄 수 밖에 없다. 나도 모든 것을 다 체크할 수 없으니 업체를 통해야 하는 부분도 분명 있다.

내가, 그리고 여러분이 하는 모든 노력들이 다 의미 있는 것이니, 조금만 더 힘을 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