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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개원, 상가 계약 후 1년 리뷰

재주좋은치과의원 · 앞니 레진 비니어 장인, 소현수 원장입니다. · 2024년 12월 8일

상가 계약하고 쓴 글을 읽어보니 그 때 생각이 난다. 그간 치과에 다녀가신 치과 원장님들이 정말 많다. 재주좋은치과에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하고, 더 힘내서 임상 실력을 더 갈고 닦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된다. 치과계에 몇 없는 콘셉트라고 생각하셔서 찾아오신 분들도 계시고, 인테리어나 특화를 어떻게 했는지 궁금해서 오신 분들도...

상가 계약하고 쓴 글을 읽어보니 그 때 생각이 난다. 그간 치과에 다녀가신 치과 원장님들이 정말 많다. 재주좋은치과에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하고, 더 힘내서 임상 실력을 더 갈고 닦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된다. 치과계에 몇 없는 콘셉트라고 생각하셔서 찾아오신 분들도 계시고, 인테리어나 특화를 어떻게 했는지 궁금해서 오신 분들도 많고.. 응원해주러 오신 분들도 많고. 대부분 개원 전에 한 번 견학하러 오신 분들이 많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진료를 시작한지는 10개월차, 상가 계약 후 본담 진료권 보고서를 받은지는 근 1년이 지나 써보는 진료권 보고서 1년 review겸 현재 상황에 대한 소고를 담은 글이다. 브랜드 본담은 개원을 준비하는 원장들이 좀 더 확실한 데이터로 입지를 확인받고자 하는 욕구를 잘 캐치해 브랜딩을 하신 것 같다. 이 서비스가 나에게는 분명 도움이 되었고, 지금도 뭔가를 결정할 때 가이드라인으로 삼을만한 보고서가 되곤 한다. 개원 후 어디다 처박아두거나 버려버리지 않고 항시 가까운 책장에 꼽아두었다가 꺼내보곤 했다는 점에서- 나에게는 분명한 효용이 있었다고 할 수 있겠다. 보고서는 수십 페이지의 책자 형식으로 제공되는데, 페이지마다 데이터 해석 및 거기서 더 나아간 내 아이디어 등 여러 메모가 빼곡히 적혀있기도 하다.

브랜드 본담 진료권 보고서가 뭔지 모르는 분들은 일단 배경지식이 필요하니 간단하게 짚고 넘어가보자. <브랜드 본담>이라는 회사는 치과 이름과 로고, 다양한 톤앤매너를 디자인하여 브랜딩을 도와주는 치과 개원 컨설팅 업체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먼저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권'이 아닌 '진료권'을 분석하여 특정된 위치(상가 주소)에 특정된 규모로 개원했을 때 어느정도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지, 어떤 전략으로 치과를 경영해야할지 조언을 해주는 서비스라고 생각하면 좋다. 우리에게 아무래도, 개원은 생계를 건 일생 일대의 사업이다보니.. 대부분 매출이 어떻게 나올지 순수익은 얼마나될지 많이 궁금할 것이다. 그 이야기를 해보자.

개원을 위해 상가 계약을 마치고 의뢰한 진료권 보고서를 통해 브랜드 본담에서 내 치과의 <경영 안정화 후 기대매출>을 계산해 내주었을 때, 솔직히 나는 그 수준에 이를 수 있다면 너무나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애초에 매출 욕심이 크지는 않아서 그랬던 것 같다. 개원할때 나는 '손익분기점'만 넘으면 마음 놓고 임상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러다보면 차차 입소문이 나면서 자리를 잡을 거라고. 그런데 와.. 막상 운영을 시작하고 적자가 쌓이니 멘탈이 많이 흔들리더라 ㅋㅋ 이번달은 적자를 면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함이 매일매일 누적된다. 지금까지 본 적자를 만회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어마어마한 대출금도 갚아야하니.. 그 '손익분기점'이라는 것은 과연 '운영경비'와 동의어가 맞기는 한가? 아니지. 투입된 비용을 만회하는 한편 대출금도 갚아야한다. 만약 6억을 10년에 걸쳐 갚는다고 치면, 대출 이자를 제외하고도 매달 500만원을 따로 빼놓아야 한다. 직원 퇴직금 또한 미리 적립해놓아야하고, 생활비도 필요하지.

실제 내 첫 달 매출은 내 예상보다 매우매우 저조했는데, 기가 막히게도 브랜드 본담에서 제시한 <경영 안정화 후 기대매출> 수준의 1020% 사이로 이 역시 보고서에 적혀있는 부분이었다. 본담의 예상이 적중했다고 볼 수 있다. 구환 없이 신환만으로 매출을 올려야하기에, 보고서는 개원 초반, 추후 기대 매출의 1020% 수준에서 개원 초기 매출이 형성될 것이라고 예상해주는데 그 말이 어떻게 딱 맞았다. 다만, 지금 실장님 모시기 전에 청구했던 부분들에서 놓친 금액들을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 또한 어마어마하다. 내가 보험청구 지식이 부족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기는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 대목. 실장님 새로 들어오시고 보험청구액수가 2배 이상(어떤 달은 거의 3배) 늘어났다. 만약 개원 초반부터 청구가 적극적으로 잘 이루어졌다면 적자 폭이 조금이나마 줄었을 것인데 아쉽다.

개원 초기 불안한 마음을 안고 모어덴, 덴트포토에다 여러 검색어를 넣어본 적이 있다. 초기 적자가 얼마나 이어지는지, 정말 버티면 점차 나아지는지, 언제부터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직원을 추가 고용하는지, 마케팅은 어떤 걸 하는 게 좋은지, 뭐 이런 자잘한 고민들. 그때 내 가슴에 비수를 박는 댓글을 여럿 만났다. ‘첫 달 매출 보면 각이 나온다.’ ‘첫달 매출부터 안나오면 자리 잘못 잡은 것’ ‘보통 잘되는 치과는 점점 잘되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잘된다’ 등등 아마 여기 계신 분들 중 누군가가 쓴 댓글일 수도 있고, 그게 아니더라도 읽어보신 적 있거나 아니면 동의하는 원장님들이 많이 계시리라고 생각한다.

근데 진짜 대부분 치과가 그렇다고한들, 이미 치과 차려 놓은 입장에서 자리를 바꿀 수가 있나? 그리고 치과마다 운영 콘셉트가 다르고 입지도 다르기때문에 무슨 법칙이든 전부 똑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히 나는 고수가 치과를 표방하고 있었으니 초반 매출이 안나오는 게 어찌보면 당연했다. 다량 노출을 목표로하는 SNS마케팅을 하더라도 가격으로 후킹할 수 없기 때문에 효과가 나기도 어려웠다. 매출이 나오지 않더라도 그저 시간을 두고 입소문과 치료사례를 쌓으며 묵묵히 나아가는 것이 나에게 맞는 길이었다. 그래서 계약했던 마케팅 대행사도 그만두게 되었다.

현재 고수가를 받고 놀라운 임상으로 뛰어난 성과를 보여주고 계신 원장님들은 대개 경력이 많이 쌓였고 치과 운영도 다년간 해오신 경우가 많다. 식당 성공시켜서 프랜차이즈 대박나고 지금은 경영만 하시는 분들도, 매일 장보고 밤새 프렙하고 고생한 시간이 쌓여 그 위치에 가 계신 것이다. 그에 비하면 나는 대한민국 최대 격전지에 신규로 개원한 입장이니.. 솔직히 내가 이정도 힘든 건 힘든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본담이 잘하고, 나에게도 알맞았던 이 보고서. 그러나 '과거 데이터 분석'을 통한 '미래 예측'이라는 것은, 데이터가 매우 풍부해서 '나'라는 '변수'가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키지 못할 만큼 충분히 massive한 입지일 수록 정확도가 높아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초-격전지'였던 나에게 매우 맞아떨어지는 데이터분석 및 예측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개원 초반 매출이 저조하더라도- 내가 마케팅이나 브랜딩, 진료에 있어 크게 잘못한 것이 없는 이상 나 또한 결국에는 데이터 추이에 묻어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다만 본담에서 기대 매출 수준을 달성하려면 2~3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는데, 그 기간을 단축시키는 것이 나에게 주어진 숙제같은 것이다. 또 한가지, 그 매출을 달성하려면 '객단가'를 높일 전략이 반드시 있어야 했는데, 다행히 그 전략은 초반부터 지금까지 잘 유지하고 있다.

그 전략이라는 것은 별 게 아니라 하이엔드 진료 퀄리티를 유지하는 대신 고수가로 포지셔닝하는 것이다. 내 진료권은 많은 환자수를 확보해서 박리다매 하기에는 맞지 않는 상권이라는 것이 골자다. 게다가 교대역 근처 환자는 강남역으로 유출되고 있으며 외부(서울전역)에서 신환 공급이 되지 않으면 안되는 진료권. 그러므로 마케팅 부담도 매우 큰 곳이다. 데이터상으로도 실제로도 안정적인 신환+일환수가 확보되지 않았다. 그래서 보고서 분석 미팅에서도 '극강의 호불호 상권'이고 '매우 risky한 곳'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보통의 치과- 대다수의 치과는 '많은 일환수'를 활용한 안정적인 보험매출을 토대로 쌓은 비급여매출로 생계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어영부영 개원했다가는 정말 자리잡기까지 3년이 걸릴지도 모를 일이었다. 다만 내 생각에 객단가를 끌어올릴만한 무기(ex.교정)가 있다면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이기도 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교정 1000만원 받고 계신 원장님이 계신 것으로 안다. 나 또한 내가 지금 여기서 갖고 있는 진료 콘셉트를 그대로 다른 어떤 동네로든 가져가서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개 자영업자가 거스를 수 없는 상권의 특성이라는 것은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주변 원장님들의 경영 방식이나, 수가, 이벤트 내용 등등을 평소 신경쓰지 않는데.. 당장 내가 죽게 생겼는데 신경 쓸 겨를도 없거니와 알아볼 방법도 없지만 내 개원 콘셉트와 다르다고 생각해서 그렇기도 하다. 실제로 내 경쟁자로서 주변 원장님들을 상정해둔 적도 없다. 내 치과 주변에 biomimetic restorative dentistry 콘셉트로 운영하시는 분이 있나? 아마 없을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보고서를 활용함에 있어서 이렇게 '내가 가진 특성'을 대입해보며 해석하고 앞으로의 전략을 짜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것도 있다. 내가 개원한 교대역은 '서초구' 통계치보다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 교대역 뿐만 아니라 방배동이나 반포 잠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왜? 강남역 상권도 절반은 서초구이기 때문이다. 강남대로 서쪽은 서초구다. 강남역에서 한달 30억씩 매출 올리는 치과가 통계치를 멱살잡고 끌어 올리기때문에 나머지 다른 치과들 상황이 통계상 왜곡된다. 교대역은 월 0억 근방 매출로 조사된 Outlier(매우 고수가 교정치료를 하시는)를 필두로 몇몇 치과를 제외하면 다른 치과들 대부분 치과는 5천만원 근방에 많이 모여있는 것 같다. 아무튼 그러니까 교대역은 들어왔을 때 많은 신환 수로 높은 매출을 올리는 콘셉트의 상권이 아니라, 고정비를 통제하고 간간이 찾아오는 한 분 한 분에게 객단가를 올려 받아서 수익률을 높여야 살아남는 상권이라는 것이다. 애초에 대형 덤핑 치과 콘셉트와 맞지 않는 상권이다. 그래서 대형 덤핑이 '격전지'치고도 없는건지는 모르겠다. 강남역이 워낙 가까워서 그렇기도 한 것 같다.

지방에 개원한 원장님들은 다소간의 적자시기를 금방 극복하고 더이상 적자를 볼 걱정은 크게 하지 않는 것 같다. 그런데 대도시, 특히 서울 개원에 있어서는.. 확실히 분위기가 다르다. 이미 자리 잡은 원장님들은 신규 개원 치과가 1년간 적자를 보는 일도 '그러려니'하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그런데 내수경기까지 최악으로 치닫고 있으니..ㅎㅎ상황이 좋지 않다. 나도 내가 하고 싶은 진료(앞니 치료와 최소침습 접착 치료)를 마음껏+소신껏 하고는 있어서 재미있고 좋기는 한데, 돈을 벌어본 적은 없어서 ㅋㅋㅋ 개원을 잘 했다고는 '아직' 말 못하겠다. 다만 남들이 미쳤다고 하는 강남 신규개원에 뛰어든 것 치고는 성과가 좋다(고들 한다). 구체적인 매출을 여기서 말할 수는 없지만. 확실한 건 올해 세금신고 비용처리에 시설물/장비 감가는 일절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

그래도 특화가 잘 되어가고 있는지, 어떻게 알고 찾아와주시는 분들이 있어 참 감사하다. 주변 원장님들이 응원해주시는 것도 감동이다. 집에서 와이프가 나를 무한 지지해주는 것도 대단히 큰 행운이다. 개원은 잘 한건지 아직 증명되지 않았지만, 결혼은 잘했다.

2024년 3월 치과를 개원하고 5월 결혼을 하고 7월 아가를 갖고나니, 친한 친구가 나보고 이런 말을 한다. "형 누구한테 쫓기고 있어?" ㅋㅋㅋ뭘 그렇게 후다닥 해치웠냐고. 두달 텀으로 인생에 대단한 이벤트가 펼쳐지는 삶, 막상 겪어보면 그렇게 다이나믹하지는 않다. 시간은 느리기도 하지만 참 빠르다. 목동역 버거킹 2층 창가에 앉아 상가에 가계약금을 이체하던 기억이 어제같은데 내가 벌써 개원한지 10개월이 되고, 올해가 다 가다니. 내년엔 아빠가 된다니. 또 7년이 지나고 8년 후에는 초등학생 학부모가 되겠구나. 그 전까지는 꼭 나도 강남 서초 송파에다 내집(꼭 아파트만이 아니라 빌라라도)을 가지고싶다고 생각했다. 참 어려운 일이다.

갑분 광고를 하자면! 개원을 준비하기 이전부터 지금까지 그간의 고민과 데이터, 그리고 인사이트를 담은 개원 준비 도서를 출판 준비중에 있다. 군자출판사를 통해 편집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고 1월에 출간될 예정이다. 세상에 없던 새로운 입지 분석 내용들이 가득하니 개원을 준비하는 원장님들이 계시다면 기다리셨다가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다.. 진짜 책값이 절대 안 아까우실 것이다. 거기 있는 데이터 얻는 비용만해도 책값보다 비싸니까.

여러 원장님들께 미리 원고를 드려보았는데, 내용이 좋기도 하지만 재미있고 흥미로운데다 다른 개원세미나나 책자가 얘기 안하는 특징이 있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나도 내용에 자신이 있다. 치과 콘셉트를 차별화했듯이, 개원 준비 도서로서도 차별화가 되는 내용들로 꽉꽉 채워놓았으니 진짜 내 책이라서가 아니라.. 아무튼 곧 나오니까 기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