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된 블로그 글

전역하는, 그리고 첫 출근하는 초년차 선생님들께

재주좋은치과의원 · 앞니 레진 비니어 장인, 소현수 원장입니다.

이력서를 내고, 면접을 보고, 출근을 결정하고, 전역과 동시에 근무지로 이사를 가고, 실제 출근을 하기까지 - 그 하나 하나의 단계가 얼마나 떨리고 온갖 걱정이 다 드시는지 저도 잘 압니다. 지금 생각해봐도 내가 왜 그렇게 떨리고 뭐가 그렇게 무서웠는지 그때의 상황과 기분, 주변 풍경,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직도 기억이...

2026년 3월 31일현실토크이미지 0

게시일

2026년 3월 31일

원문 기준으로 확인된 발행일입니다.

카테고리

현실토크

원문 블로그 카테고리를 정리해 함께 표시합니다.

이미지 수

0

현재 아카이브에 연결된 이미지 수입니다.

아카이브 요약

이 페이지의 역할

재주좋은치과의원의 네이버 블로그 원문을 보존한 아카이브 페이지입니다. 현실토크 카테고리의 전역하는, 그리고 첫 출근하는 초년차 선생님들께 글을 통해 병원의 한국어 정보 제공 방식과 진료 관련 안내 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원문 검증

필요하면 원문 블로그와 병원 프로필로 바로 이동해 문맥을 다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아카이브 열기

이력서를 내고, 면접을 보고, 출근을 결정하고, 전역과 동시에 근무지로 이사를 가고, 실제 출근을 하기까지 - 그 하나 하나의 단계가 얼마나 떨리고 온갖 걱정이 다 드시는지 저도 잘 압니다. 지금 생각해봐도 내가 왜 그렇게 떨리고 뭐가 그렇게 무서웠는지 그때의 상황과 기분, 주변 풍경,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처음 출근해서 당황스러웠던 일도 많았고, 내가 이런것도 못하다니? 싶었던 것도 많았고요.

선생님들도 아마 내가 받는 급여가 내 펑션 대비 적절한 급여인지, 급여 외 근무 조건은 어떤지, 내가 받는 케이스가 너무 적은 건 아닌지, 임플란트를 심을 수 있을지.. 별별 생각이 그때그때 다른 모습으로 선생님들을 괴롭힐 수도 있습니다. 또 진료 외적으로 걱정이 되는 것들도 많을 겁니다.

진료 실력과 케이스 걱정

"나 너무 못하는 거 아닐까?"

처음엔 다 못합니다. 진짜로요.

국시 합격하고, 공보의(군의관) 마치고 왔는데 막상 출근하기로 하면 온 몸이 떨립니다. 이게 비정상이 아닙니다. 학교에서 배운 것과 실제 진료는 완전히 다른 세계이고, 대부분의 초년차 선생님들이 첫 한달을 "내가 과연 이 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 의심 속에서 보냅니다.

중요한 건 못한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배워나가느냐입니다.

케이스 수에 집착하지 마세요 — 처음엔

초년차 선생님들이 자주 하는 실수 중 하나가, 동기 누가 임플란트를 몇 개 심었다더라, 환자를 몇명을 본다더라 하는 이야기에 흔들리는 겁니다.

케이스 수는 근무하는 병원의 규모, 환자 수, 대표원장님의 운영 방침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1년 차에 임플란트를 50개 심은 선생님이 있는가 하면, 일반진료에만 집중하는 선생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 5년 뒤에 더 좋은 술자가 되어 있을지는 아무도 장담 못합니다.

저는 어땠을 것 같은가요?

지금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내가 하는 케이스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느냐"입니다.

왜 이 치아에 이 치료를 하는지, 내가 오늘 한 신경치료의 어떤 부분이 잘 됐고 어떤 부분이 아쉬웠는지 — 이걸 스스로 설명할 수 있다면, 그 선생님은 잘 성장하고 있는 겁니다.

모르면 물어보세요. 창피하지 않습니다

"이걸 물어보면 무시당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혼자 끙끙 앓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원장님들은 모르는 걸 물어보는 선생님보다, 모르는데 아는 척 넘어가다 문제를 만드는 선생님을 훨씬 더 힘들어합니다.

질문할 때 팁이 있다면 — "이렇게 생각해서 이렇게 했는데 원장님은 어떻게 하시는지 여쭤보고 싶어요" 라는 형태로 물어보세요. 아무 생각 없이 "어떻게 하면 돼요?"보다, 내가 먼저 생각해봤다는 걸 보여주는 게 원장님 입장에서도 가르치기 훨씬 수월하고, 선생님 본인도 더 빨리 배웁니다.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세요.

잘한 것, 망한 것, 모두 기록해두세요. 그리고 블로그를 시작하세요. 본인이 어떤식으로 생각했고, 왜 그렇게 했고, 어떤 유명 연자분은 이런식으로 진료하는데 내가 지금 한 건 뭐가 달랐고, 따라하다보니 무엇이 어려웠고, 실제로 어떻게 됐는지. 대표원장님은 어떻게 하시는지. 어떤 재료를 사용하고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신지 기록하세요.

펜타입 구강카메라는 비추천합니다. 뭐가 잘못됐는지 보이질 않습니다. 반드시 DSLR 혹은 미러리스 카메라를 이용하세요. 단, 사진을 찍는 과정이 '환자에게 해가 되면 절대로 안됩니다.' 그 병원은 선생님의 병원이 아니예요. 그 환자도 선생님의 환자가 아닙니다. 환자와 병원에 해를 끼치면서까지 욕심을 부리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급여와 근무 조건

정답은 없습니다. 병원의 상황에 따라가게 됩니다.

페이닥터 선생님들이 가장 많이 착각하는 것은, '페이닥터의 펑션에 따라 급여가 책정된다'는 것입니다. 어느정도는 맞지만, 또 어느정도 틀린 말이기도 합니다. 변수는 단지 그것만 있는 게 아니라서 그렇습니다.

급여 책정의 변수에는 반드시 '병원의 시스템'이 개입되어 있습니다. 내가 다니는 병원의 시스템 상, 나에게 많은 급여를 줄 수 없는 시스템으로 비즈니스 모델이 짜여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엔 현실적으로 '페이닥터의 펑션'보다 '병원 시스템'이 더 우선할 수 밖에 없습니다.

또, 본인이 우선하는 가치에 대해서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일단 급여가 많은 것을 원하는지, 또는 급여가 적더라도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원하는지, 주변의 인프라와 다른 사정을 충족하기를 원하는지. 본인이 원하는 것을 먼저 확고히 하세요.

급여가 우선인데, 급여를 말한 것보다 덜 주거나 장난을 치는 경우 -

케이스를 많이 받으려고 급여를 포기했는데 케이스를 안 주는 경우 -

결단을 빠르게 내리는 기준을 잡아야 합니다.

급여 외 조건, 꼼꼼하게 보세요

초년차 선생님들이 급여 숫자만 보고 계약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급여 외 조건이 실제 삶의 질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체크해야 할 항목들:

  • 4대보험 여부. 당연한 것 같지만 여전히 미가입 상태로 계약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드시 확인하세요.

  • 퇴직금 발생 조건. 1년 이상 근무 시 퇴직금이 발생합니다. 계약서에 명시되어 있는지 보세요.

  • 연차 사용 가능 여부. 법적으로 주어지는 연차를 실제로 쓸 수 있는 분위기인지.

  • 미사용 연차의 처리 방법. 연차수당을 주시는지 아니면 소멸되는지 확인하세요.

  • 공휴일 있는 주의 근무일수 처리 방법. 공휴일에 출근하지 않은 경우 다른 날 대체 근무를 해야하는지 여부를 확인하세요.

  • 학회·세미나 참석 지원. 비용 지원이 되는지, 해당 날 근무는 어떻게 처리되는지.

  • 임플란트·보철 케이스 배정 방식. 구체적으로 어느 시점부터, 어떤 케이스를 맡게 되는지 입사 전에 확인할 수 있으면 좋습니다.

협상,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은 초년차 선생님들이 협상 자체를 두려워합니다. 괜히 요구했다가 인상 나빠질까봐 그냥 제시된 조건을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은데, 협상은 무례한 게 아닙니다. 수도권 페이닥터 취업시장에서는 채용자인 대표원장이 우위를 갖게 되는 구조이기는 하지만, 지방인 경우에는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협상 시 실용적인 팁:

  • 입사 전 협상이 입사 후보다 훨씬 쉽습니다. 이미 일을 시작한 뒤에 조건을 바꾸는 건 훨씬 어렵습니다. 오퍼를 받았을 때가 협상력이 가장 높은 순간입니다.

  • 숫자로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세요. "조금 더 받을 수 있을까요?"보다 "OOO만원으로 가능할까요?"가 훨씬 협상하기 쉽습니다.

  • 거절당해도 관계가 끝나지 않습니다. 합리적인 원장님이라면, 협상을 시도했다는 이유만으로 오퍼를 철회하지 않습니다. 만약 그런다면 오히려 그 원장님과 일하지 않은 게 나은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특히, 부연설명이 길고 조건을 많이 다는 경우는 끝이 좋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간단명료하되, 뭉뚱그려 "잘 해드릴게요" 식이 아닌, 구체적으로 협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표원장, 직원들과의 관계

방어적으로 행동하지 마세요.

원장님과의 관계: 존중과 주체성 사이에서

원장님은 선생님의 상사이자 선배이자, 어떤 의미에서는 스승이기도 합니다. 이 복잡한 관계를 처음부터 잘 정의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실용적인 조언은 이렇습니다.

첫 한달은 관찰하고 맞춰가는 시간으로 쓰세요. 원장님마다 진료 철학, 소통 방식, 선호하는 업무 스타일이 다릅니다. 처음엔 내 스타일을 강하게 드러내기보다, 이 병원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하는 게 먼저입니다.

의견 충돌이 생겼을 때. 진료 방향이나 환자 관리에 대해 원장님과 생각이 다를 때가 반드시 옵니다. 이때 중요한 건 — 즉각적인 반박보다, "일단 대표원장님의 말을 수용" 하는 게 훨씬 효과적입니다.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배경이 있습니다. 왜 그렇게 진료하는지는 대표원장님의 과거 경험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일단 수용하시고, 본인 가치와 너무 동떨어진 경우에는 퇴사하시는 것이 좋지, 그것을 반박하고 논쟁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직원들과의 관계: 의외로 이게 더 어렵습니다

많은 초년차 선생님들이 원장님과의 관계보다 실은 어시스트, 위생사 선생님들과의 관계를 더 어려워합니다.

이분들은 선생님보다 그 병원 사정을 훨씬 잘 아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질적으로 진료 흐름을 만들어주는 분들이기도 하고요.

몇 가지 현실적인 팁을 드리면:

  • 먼저 배우려는 태도를 보여주세요. "제가 아직 이 병원 흐름을 잘 모르니 많이 가르쳐 주세요"라는 한 마디가 관계를 부드럽게 시작하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 실수했을 때 직원들 앞에서 변명하지 마세요. 빠르게 인정하고 수습하는 모습이 신뢰를 만듭니다. 문제가 있을 때 직원들 탓을 하는 건 최악입니다.

  • 감사 표현을 아끼지 마세요. 바쁜 진료 중에 잘 서포트해줬을 때 "감사합니다" 한 마디는 생각보다 관계에 큰 영향을 줍니다.

이직과 커리어의 방향

처음부터 걱정하지 마세요

"이 병원이 맞는 곳인지" 의심이 드는 순간

첫 직장에서 3~6개월이 지나면, 많은 선생님들이 "여기가 맞는 곳인가?"를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이게 자연스러운 과정이기도 하지만, 중요한 건 그 고민이 성장 과정에서 오는 일시적인 불편함인지, 아니면 진짜 문제 신호인지 구분하는 겁니다.

일시적인 불편함의 신호:

  • 아직 진료가 익숙하지 않아서 오는 불안감

  •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의 피로감

  • 동기들과 나를 비교하면서 오는 조급함

진짜 문제 신호일 수 있는 것들:

  • 원장님이 지속적으로 부당한 대우를 하거나 근무 조건을 일방적으로 바꿀 때

  • 배움의 기회가 전혀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 명확할 때

  • 계약서와 다른 조건으로 운영될 때

  • 근무 조건에 대한 문제제기에 변명으로 일관할 때

이직 타이밍에 대한 현실적인 이야기

"1년은 채워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이건 틀린 말은 아닙니다. 1년 미만 이직이 반복되면 이력서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고, 사실 6개월~1년 사이에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부당한 상황을 참으면서까지 1년을 채워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감당할 수 없는 환경에서 억지로 버티는 것은 성장도, 경험도 아닙니다.

이직을 고려할 때 실용적인 체크리스트:

  • 현재 병원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을 최대한 배웠는가?

  • 이직 후 가고 싶은 방향이 명확한가, 아니면 그냥 도망가고 싶은 건가?

  • 이직 준비(이력서, 면접 연습, 다음 직장 리서치)가 되어 있는가?

커리어 방향 — 처음부터 다 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나는 앞으로 임플란트에 집중할 건지, 교정을 배울 건지, 개원을 할 건지" — 이걸 1~2년 차에 다 결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너무 일찍 방향을 고정하면, 의외로 잘 맞는 분야를 놓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금 단계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준비는:

  • 최대한 다양한 케이스를 경험해보는 것

  • 관심 있는 분야의 학회·스터디(세미나)에 참석해보는 것

  • 내가 어떤 진료를 할 때 가장 보람을 느끼는지 스스로 관찰하는 것

개원, 페이닥터 장기 근무, 봉직의, 전문의 취득 — 어떤 길이 정답이라는 없습니다. 선생님이 어떤 삶을 원하는지에 따라 최선의 길이 달라집니다.

페이닥터가 가진 무기

페이닥터는 사실 생각보다 강한 위치에 있습니다.

페이닥터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고용주 입장에서 생각해보세요. 원장님은 치과를 유지하기 위해 진료할 의사가 필요합니다. 채용 공고를 내고, 면접을 보고, 새 선생님이 병원 흐름에 적응하는 데까지 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이 걸립니다. 그 기간 동안 빠진 자리는 원장님이 직접 메워야 합니다. 좋은 페이닥터 한 명이 나가는 건 원장님 입장에서 꽤 큰 타격입니다.

이 사실을 알고 있는 것과 모르고 있는 것은 태도부터 달라집니다.

대체 불가한 사람이 되는 것 — 이것이 무기를 실제로 쓰는 방법

물론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무기는, 내가 충분히 가치 있는 사람일 때 진짜 힘을 발휘합니다. 대체하기 쉬운 사람은 나가도 아쉽지 않으니까요. 오히려 알아서 나가주기를 바라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저 새로운 페이닥터를 뽑는 과정이 귀찮아서 참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죠.

대체 불가한 페이닥터가 되는 방법은 여러 가지입니다.

원장의 분신이 되기. 원장님이 자리를 비워도 병원이 돌아가게 하는 사람. 이 수준까지 올라가면 단순한 페이닥터가 아니라 병원 운영의 파트너가 됩니다. 처음엔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 없습니다. 원장님이 자주 내리는 판단, 선호하는 치료 방침, 직원들을 다루는 방식을 관찰하고 흡수하다 보면 어느 순간 "원장님이라면 이렇게 했겠다"가 자연스럽게 나오기 시작합니다.

제가 1년차로 일했던 치과의 대표원장님은, 저에게 이렇게 조언해주신 적이 있습니다.

"내가 저사람보다 더 나은 원장이 되겠다. 내가 저 사람을 이기겠다."는 마인드로 일하라고요. 서로를 전문가로서 존중해준다는 전제 하에 굉장히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속도와 처리량. 같은 시간에 더 많은 환자를 보고, 더 매끄럽게 진료를 이어가는 능력. 이건 실력이기도 하지만 습관이기도 합니다. 체어 타임을 줄이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는 선생님은 원장님이 바꾸고 싶어도 쉽게 바꾸지 못합니다.

불만 환자 컨트롤. 이건 진료 실력만큼, 어쩌면 그 이상으로 중요합니다. 불만 환자를 달래서 단골로 만드는 선생님은 병원 입장에서 황금 같은 존재입니다. 진료 결과보다 소통 방식에서 분쟁이 생기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환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빠르게 파악하고 그에 맞게 응대하는 능력 — 이건 학교에서 안 가르쳐주지만, 병원 매출과 직결되는 진짜 실력입니다.

환자 팬덤 만들기. 환자들이 "나는 그 선생님한테 받고 싶어요"라고 지명하기 시작하는 순간, 선생님의 위치가 달라집니다. 이건 실력에서 나오기도 하지만, 진료 전후 짧은 대화, 환자 이름을 기억하는 것, 지난번 불편했던 부분을 먼저 물어보는 것 같은 작은 습관에서 비롯됩니다. 환자 지명이 붙는 페이닥터는 원장님도 함부로 대하지 못합니다. 그 선생님이 나가면 환자도 따라갈 수 있으니까요.

숫자로 말하기. 자신의 가치를 감각이 아닌 데이터로 증명할 수 있는 사람. 월 얼마의 매출을 만들었는지, 지명 환자가 몇 명인지, 재진율이 어떻게 되는지 — 이런 숫자를 스스로 파악하고 있으면, 급여 협상이나 조건 조정 대화에서 완전히 다른 무게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막연하게 "저 많이 했는데요"보다 "제가 담당한 케이스가 월 매출의 몇 퍼센트였는데요"가 훨씬 강합니다.

무기는 쓰지 않을 때 가장 강합니다

역설적이지만,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무기는 실제로 꺼내 드는 순간보다 가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로 선생님을 더 여유롭게 만들어 줍니다. 그 여유가 태도에 묻어나고, 태도가 원장님과의 관계를 바꾸고, 관계가 조건을 바꿉니다.

무기를 가진 사람은 다르게 행동합니다. 부당한 요구에 쉽게 끌려가지 않고, 조건 협상에서 움츠러들지 않으며, 매일 눈치를 보며 일하지 않아도 됩니다.

지금 선생님이 있는 자리가 마음에 들든 그렇지 않든 — 이 무기는 이미 선생님 손에 쥐어져 있습니다. 그걸 아는 것만으로도, 오늘 진료실에서의 태도가 조금 달라질 겁니다.

부딪혀봐야만 답이 나옵니다.

마치며

걱정은 당연합니다. 그 걱정이 있다는 건, 선생님이 이 일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다만 그 걱정들이 선생님을 멈추게 두지는 마세요. 모든 걱정에는 "그래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반드시 있습니다. 급여 협상이 두려우면 공부하면 되고, 진료가 걱정되면 케이스 하나하나를 복기하면 됩니다. 관계가 어려우면 먼저 한 발 다가가면 됩니다.

처음 12년은 느리게 가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 시기를 제대로 보낸 선생님과 그냥 흘려보낸 선생님의 차이는 34년 뒤에 선명하게 보입니다.

선생님들 모두 잘 해내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