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환자분들께서 저희 병원에서 조합약 처방이 가능하냐고 물어보십니다. 예전에 처음 조합약에 대해서 들었을 때 저도 환자분에게 조합약이 뭐냐고 물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
저도 웹서핑으로 찾아봤더니 항안드로겐 약물; 이뇨제, 피나스테리드, 맥주효모, 유산균, 위 보호제 등을 탈모 치료용으로 처방해주는 약을 일컫는 말이었습니다. 주로 울산 등 지방에서 많이 처방을 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피나스테리드 혹은 두타스테리드 성분이나 맥주효모 등은 어디서든 쉽게 처방을 받고 구하실 수 있지만, '조합약'이 다른 점은 항안드로겐 약물인 알닥톤(스피로노락톤 성분)이 들어갔다는 점입니다. 항안드로겐성 약물은 남성호르몬에 직접 작용하고, 또 알닥톤은 이뇨제 성분이라 전해질 이상 혹은 신장에 무리가 갈 수 있는 약이므로 사용에 제한이 있어 탈모 치료 목적으로는 잘 처방을 하지 않지 않습니다.

안드로겐은 남성호르몬입니다. 유전성 탈모 때 증상을 발생시키는 주요인인 DHT(dihydrotestosterone;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는 남성호르몬이 5 알파 환원효소와 반응하여 생성됩니다.
즉, 테스토스테론 + 5 알파 환원효소 시 DHT가 생기고, 이 DHT가 유전 탈모를 발현시키는 요소가 됩니다.
탈모 치료약으로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는 5알파 환원효소에 관계해서 DHT를 줄이는 약입니다.
항안드로겐 약물은 그 위 단계에서 직접 남성호르몬을 줄여서 역시 DHT의 생성을 줄이기 때문에 탈모 치료에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남성에서 투여 시 남성호르몬 자체가 줄어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와는 다르게 여성화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남성에서는 탈모 치료 목적으로 투여하는 것은 권유되지 않고, 여성에서 다모증이나 여성의 안드로겐성 탈모에서 사용됩니다.
항안드로겐 약물로는 스피로노락톤(spironolactone), 씨메티딘(cimetidine), 플루타마이드(flutamide), 시프로테론(cyproterone acetate), 프로게스테론(progesterone) 등이 있습니다.

탈모를 치료 목적으로 '조합약'이란 이름으로 스피로노락톤이 포함된 처방을 받는 환자분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스피로노락톤은 이뇨제인데 고혈압 치료를 위해 본래 많이 쓰입니다. 신부전, 고칼륨혈증, 임신, 비정상적 자궁 출혈 및 여성호르몬 의존성 종양(유방암, 난소암, 자궁암 등)의 병력이 있는 사람에서는 사용 시 주의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다난소증후군 같은 이유로 생기는 여성 탈모에서의 사용 혹은 탈모 증상이 심할 때 단기간 사용을 제외하고는 신중하게 쓰여야 하는 약이라고 생각합니다. 전해질 이상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장기 복용은 힘든 약이므로 장기 치료가 필요한 남성형 유전성 탈모에서는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등의 DHT 차단제가 먼저 선택되어야 하는 약이고, 이 약에 대한 반응을 보고 추후 복용 여부를 결정하시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