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3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최고위 과정 수업 중 한 강의실.
‘생성형 인공지능의 의료 활용’이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이 강의는 꼭 들어야지 하고 생각했습니다.
AI에 대한 관심은 이미 오래전부터 깊었고 특히 진료 현장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지를 직접 듣고 싶었던 참이었거든요.
아산병원 류마티스 내과 오지선 교수님의 강의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제 기대는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확신으로 바뀌었습니다.
AI는 이제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2025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최고위 과정 수업 [생성형 인공지능의 의료 활용 강의] 관련 이미지 1](https://pub-9f2bb3498faf4d1d8714b41df24753e3.r2.dev/content/clinics/archive/365f046879/naver_blog/newhair_blog/assets/by_hash/e9ee445f99c7ff90cb7ffc67599cd0814e1979ddb6ef4ffa41b05c9d9154abfa.png)
강의는 인공지능의 뿌리에서부터 시작했습니다.
인간의 뇌를 모방한 인공신경망, 그리고 그보다 더 깊은 층을 쌓아 만든 딥러닝.
그 딥러닝 기술을 바탕으로 이제는 창작까지 가능한 ‘생성형 AI’가 등장했고
지금 우리가 다루고 있는 것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지능'이라는 감각적인 존재라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정해진 정답을 찾아내는 AI였지만 이제는 정답이 없어도 스스로 배우고 판단하는 시대.
게임처럼 보상받으며 학습하는 ‘강화학습’, GPT 모델처럼 수천억 개의 매개변수를 가진 언어모델.
우리가 매일 진료실에서 마주치는 수많은 문장들을 이 모델은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요약해낼 수 있는지를 차근차근 설명해 주셨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의료현장에서 이미 AI가 쓰이고 있다는 구체적인
사례들이었습니다.
폐렴을 판독하는 AI,
당뇨망막병증을 조기에 발견하는 AI,
중환자실에서 심정지 가능성을 예측하는 AI...
그리고 가장 흥미로웠던 건 환자-의사 간 소통을 보완하는 ‘생성형 챗봇’의 가능성이었습니다.
진료가 끝나고 나서야 질문이 떠오르는 환자.
의사의 말보다 인터넷 블로그를 더 믿게 되는 시대.
이 모든 상황에서 생성형 AI는 환자의 언어를 이해하고, 질문에 답하고, 걱정을 덜어줄 수 있는 ‘가교’가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GPT 모델이 요약한 진료노트가 사람 의사의 것보다 더 완결성 있고
정확하다는 연구도 소개됐습니다.
물론 그 결과가 좀 씁쓸하긴 했지만요.
![2025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최고위 과정 수업 [생성형 인공지능의 의료 활용 강의] 관련 이미지 2](https://pub-9f2bb3498faf4d1d8714b41df24753e3.r2.dev/content/clinics/archive/365f046879/naver_blog/newhair_blog/assets/by_hash/26b992b03a1a96f0ee9b9f7660f971f54aa60785cbf3892ad4c67d2f9f18cff8.png)
의대 동기 이근욱 원장님과 수업 중 한컷
그러나 마냥 낙관적인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AI가 가진 한계와 위험도 분명히 짚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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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를 학습할 때 생기는 ‘편향’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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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 근거를 설명할 수 없는 ‘블랙박스’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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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결정이 잘못됐을 때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라는 윤리적 질문.
예를 들어, 특정 인종이나 희귀질환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하면, 그에 대한 판단 역시 왜곡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단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의료의 공정성과 정의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말은 이 한마디였습니다.
“AI는 의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 옆에서 함께 진료할 파트너입니다.”
그 말에 갑자기 진료실 풍경이 떠올랐습니다.
바쁜 외래, 수북이 쌓인 기록, 질문하려다 시간에 쫓겨 돌아가는 환자.
그 모든 장면 사이에서, AI는 조용히 기록을 써주고, 환자의 마음을 읽어주고, 의사의 어깨를 조금은 가볍게 해줄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잘 다룬다면 말이지요.
칼도 손에 따라 약이 될 수도, 흉기가 될 수도 있는 것처럼.
강의를 들으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의사에게 필요한 기술은 단순한 의학 지식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AI와 어떻게 협업할 것인가.
그 기술을 도구로서 활용할 수 있는 지성.
그리고 기술이 넘볼 수 없는 인간성.
이 셋을 잘 버무리는 사람이 앞으로의 의사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