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찾아오는 흰머리. 이 흰머리들이 모여 백발을 만들게 됩니다.
항간에는 흰머리만의 매력도 충분히 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분들이 흰머리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머리만 검었어도 10살은 젊어보이는건데..
라는 생각을 많이들 하시죠. 이에 백발이 된 머리도 과연 검게 만들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게 됩니다.
오늘은 위 주제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백발을 다시 검게 만들 수 있을까? 요약
| 백발을 되돌리는 확실한 치료법은 아직 없다 |
|---|
| 다만 모든 백발이 같은 단계는 아니다 |
| 색소 기능이 남아 있다면 회복 가능성은 ‘이론적으로’ 존재 |
| 일부 약물·염증 조절 상황에서 재흑화 사례가 보고되었다 |
| 치료의 핵심은 “되돌리기”보다 “앞으로 자라는 모발 관리”다. |

Q1. 백발은 한 번 생기면 절대 다시 검게 못 돌아오나요?
많이 듣는 질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대부분은 어렵지만, 예외는 있다”가 정확한 표현입니다.
머리카락이 검은 이유는 모낭 속 색소세포가 멜라닌을 만들어 공급하기 때문인데, 이 색소세포의 근원은 멜라노사이트 줄기세포(McSC) 입니다. 이 시스템이 완전히 고갈되면 회복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이 줄기세포가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
제자리를 이탈하거나
-
비활성화되거나
-
잘못된 형태로 굳어버리는 과정이 먼저 일어난다고 밝혀졌습니다¹.
즉, “색소 공장 자체가 폐쇄된 상태”가 아니라면 되돌릴 여지는 이론적으로 남아 있다는 뜻입니다.
임상에서도 아주 드물게, 새로 자라는 머리카락이 다시 어두워지는 경우를 보기도 합니다. 다만 이는 치료 목표로 삼기에는 아직 너무 제한적입니다.

Q2. 스트레스 받으면 머리가 하얘진다던데, 정말인가요?
네, 단순한 속설은 아닙니다.
스트레스는 산화 스트레스(oxidative stress)를 증가시키고, 이는 색소세포에 치명적입니다.
모낭 내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과산화수소(H₂O₂) 같은 산화물질이 쌓이는데, 이를 해독하는 능력은 나이가 들수록 감소합니다².
이 환경에서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세포가 바로 색소세포입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모낭 내 손상 감지 시스템(ATM)이 약해질수록 색소세포가 산화 스트레스에 더 취약해진다고 보고되었습니다³.
임상적으로 보면
과도한 스트레스, 수면 부족, 만성 염증 상태인 분들에서
백발 진행이 유독 빠른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


Q3. 영양제 먹으면 백발이 다시 검게 될 수 있나요?
이 질문도 정말 많이 받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영양제는 ‘회복’이 아니라 ‘보조 관리’의 개념입니다.
조기 백발(premature canities)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비타민 B12, 비오틴, 엽산 같은 미량영양소 결핍이 일부 연관된 경우가 확인되었습니다⁶.
하지만 이는 백발의 원인이 ‘영양 결핍’일 때만 의미가 있고
노화로 인한 색소세포 소진에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임상에서도 영양 불균형이 있던 환자에서 진행 속도가 늦춰지는 경우는
있지만, 이미 하얘진 모발이 검게 변하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Q4. 약으로 백발을 치료할 수 있는 시대가 올까요?
아직은 “기대는 있지만, 현실은 제한적”입니다.
흥미로운 사례가 있습니다.
면역항암치료(anti–PD-1, PD-L1)를 받던 환자에게서
백발이 다시 검게 자라난 경우가 보고된 바 있습니다⁴.
또 항염증 약물 복용 중 재흑화가 관찰된 사례도 있습니다⁵.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머리카락 색은 단순한 노화 결과가 아니라
면역·염증·세포 신호 시스템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다만, 이 약들을 ‘백발 치료’ 목적으로 쓰는 것은
현실적으로나 윤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부작용과 위험 대비 얻는 이득이 너무 작기 때문입니다.

Q5. 그럼 지금 백발이 있는 사람은 무엇을 해야 하나요?
여기서 관점 전환이 필요합니다.
백발 치료의 현실적인 목표는
이미 자란 흰머리를 다시 검게 만드는 것이 아닌,
앞으로 자라날 모발의 변화를 관리하는 것 입니다.
임상에서 권하는 관리 방향은 다음과 같습니다.
-
급격한 진행이면 → 내과적·영양학적 원인 점검
-
스트레스·수면·염증 상태 관리
-
흡연, 과음 조절
-
무분별한 “재흑화 치료” 마케팅 경계
백발은 단순히 “늙어서 생기는 현상”이 아닙니다.
우리 몸의 색소 시스템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신호입니다.
이미 되돌리기 어려운 단계라면,
무리하게 되돌리려 하기보다 관리의 문제로 접근하는 것이 더 현명합니다.
아직 흔들리는 단계라면, 그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 불필요한 비용과 기대를 줄이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입니다.
이제는 헤어hair날 시간, 김진오였습니다.
필생신모(必生新毛).

글 작성 : 뉴헤어성형외과 김진오(대한성형외과의사회 공보이사/대한레이저피부모발학회 학술이사)
참고문헌
- Sun, Q., Lee, S., Lee, J. et al. (2023) Dedifferentiation maintains melanocyte stem cells in a dynamic stem cell niche. Nature.
cited: “McSC system fails earlier than other adult stem cell populations, which leads to hair greying.”
- Wood, J.M., Decker, H., Hartmann, H. et al. (2009) Senile hair graying: H₂O₂-mediated oxidative stress affects human hair color by blunting methionine sulfoxide repair. FASEB Journal, 23, 2065–2075.
cited: “H₂O₂-mediated oxidative stress affects human hair color by blunting methionine sulfoxide repair.”
- Sikkink, S.K., Ramirez, R., Smith, M. et al. (2020) Stress-sensing in the human greying hair follicle. Scientific Reports, 10, 1–10.
cited: “Key role of ATM in the protection of human hair follicle melanocytes from oxidative stress.”
- Rivera, N., Boada, A., Bielsa, I. et al. (2017) Hair repigmentation during immunotherapy treatment with anti–PD-1 and anti–PD-L1 agents. JAMA Dermatology, 153, 1162–1165.
cited: “We report patients with hair repigmentation during their anti–PD-1/anti–PD-L1 treatment.”
- Yale, K. and Laman, S.D. (2019) Medication-induced repigmentation of gray hair. International Journal of Trichology, 11, 107–110.
cited: “Anti-inflammatory medications inducing gray hair repigmentation were noted in sporadic case reports.”
- Daulatabad, D., Singal, A., Grover, C. et al. (2017) Prospective analytical controlled study evaluating serum micronutrient levels in premature canities. International Journal of Trichology, 9, 90–94.
cited: “Micronutrient levels including serum Vitamin B12, biotin, and folic acid were assessed.”
[본 게시물은 의료법 56조 1항에 따라 정보전달을 위해 성형외과 전문의가 직접 작성하고 있습니다. 탈모수술과 치료에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며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신중하게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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