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마무리하는 각종 송년회에 참석해 과도하게 술을 마실 경우 피부가 푸석푸석하고 까칠해진다.
이는 술과 혈액의 상호작용에 의한 것이라고 추측해왔지만 최근 한 대학병원 교수가 실험을 통해 그 이유를 밝혀냈다.
중앙대 용산병원 피부과 김범준 교수팀은 평균 나이 32.3세의 건강한 성인남자 12명을 대상으로 소주를 한 병씩 마신 6명과 생리식염수를 섭취한 6명의 피부 상태를 비교한 결과, 술을 마신 사람은 식염수를 마신 사람에 비해 30분 뒤 평균체온이 떨어지고 얼굴이 홍조를 띠며 경피수분손실량(피부를 통해 밖으로 수분이 빠져나가는 정도)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pH(피부산도)가 증가하고 피지는 감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술을 마시면 얼굴은 붉어지고 혈액순환이 빨라지면서 덥게 느껴지는데, 실제로는 몸 속의 따뜻한 열을 외부로 빼앗기게 된다는 뜻이다. 즉 술을 마시면 몸에서 열이 난다고 느끼지만 사실 열 손실이 증가해 실제 체온은 내려가는 것이다. 따라서 추운 겨울에 지나치게 술을 많이 마시면 자칫 저체온증으로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 또한 술을 많이 마시면 경피수분손실량이 증가해 피부 건조증을 유발하고 심하면 피부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이와 함께 pH 증가와 함께 땀 발생이 늘어나게 돼 피부는 약산성을 소실하게 된다.
피부는 점차 중성 혹은 알칼리화 되면서 피부 산도가 깨어지게 되고 이로 인해 피부의 면역상태는 떨어져 작은 여드름이나 뾰루지가 커지거나 곪게 되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과도한 음주 이후에 입술 주변에 헤르페스와 같은 바이러스가 염증을 유발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거칠어진 피부상태는 겨울에 피부를 더욱 약하게 만들어 잔주름이 늘어나게 되고 탄력이 떨어져 피부노화를 촉진한다.
김범준 교수는 "겨울철 회식자리에서 술을 마셔야 한다면 이뇨작용이 있는 카페인 함유 음료(녹차나 우롱차 등)를 피하고 가급적 물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며 "비타민C는 알코올 분해와 피부재생에 조효소로 작용하므로 비타민이 많이 들어간 야채나 과일을 함께 먹는 것이 피부노화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출처 : 매일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