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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낫지 않는 피부질환 '건선'ㅣ생기는 이유 6가지

계피부과의원 · 계피부과 since1961 · 2024년 4월 25일

건선은 진단되는 순간부터 기본 10년, 20년은 치료해야 하는 초장기 피부병이며, 생활 습관에 따라 악화될 수 있습니다. 특히 상처, 감기,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가 건선을 심하게 만드는 주요 요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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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병원에 오셔서 이렇게 많이 여쭤보세요. “면역력이 좋아지려면 제가 뭘 더 잘 먹어야 할까요?” 아니에요. 면역은 뭘 더 먹어서 좋게 하는 방법이 두 번째 방법입니다.

건선은 한 번 발병하면 굉장히 장기간의 치료가 필요한 고통스러운 병입니다. 대부분의 질환에는 통계에 따라 예상되는 유병 기간이라는 게 있거든요. 두드러기라고 하면 짧게는 1주, 심한 두드러기는 4주 정도 갈 수 있고요. 보통 감기는 2주, 발목을 삐었는데 늘어나면 4주가 걸리는 식으로 대략적인 치료 예상 기간이 있죠.

의사들도 이런 데이터를 기반으로 말씀드리는데, 건선은 평균값이 굉장히 길어요. 몇 주, 몇 달인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제일 순한 타입인 물방울양 건선은 금방 낫기도 합니다. 그런데 건선에서 금방이라고 해도 몇 달이에요. 몇 달 치료가 금방인 게 건선입니다.

우리나라 건선 환자의 평균 유병 기간은 2021년 대한건선학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2.84년입니다. 전체 환자 중 10년 이상 건선을 가진 사람은 87%, 거의 90%이고, 20년 이상 건선을 가진 사람은 59%, 거의 60%입니다. 그러니까 건선이라는 병은 일단 진단되는 순간부터 기본 10년, 20년은 가는 초장기 치료를 해야 하는 피부병이에요.

건선 치료가 밥 먹고 화장실 가는 것처럼 일상생활의 일부분이 되어 버립니다. 그래서 최대한 건선이 잘 조절되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야 하는 게 있습니다. 치료를 열심히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바로 생활 습관을 고쳐야 한다는 거예요.

정확히 말하면 우리 일상생활 중에 건선을 악화시킬 수 있는 것이 도처에 널려 있습니다. 감기에 걸려도 건선은 심해지고, 술을 마셔도 건선은 심해집니다. 프로젝트 하나를 맡아서 며칠씩 밤을 새우고 힘들어하면 또 건선이 심해집니다. 지금부터 이렇게 우리의 생활 속에 숨어 있는 건선의 악화 요인들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 보시는 것이 가장 최근에 밝혀진 건선의 발생과 악화가 일어나는 과정의 모식도입니다. 맨 위에 유전적 소인이 있고요. 왼쪽 아래와 오른쪽 아래의 악화 요인들이 서로 연계되어 건선을 발생시킨다는 이야기입니다.

왼쪽 아래를 보면 신체 외적인 요인들인 물리적 충격, 대기오염, 약물 복용, 백신 접종, 감염, 흡연, 음주 등이 있고, 오른쪽 아래를 보면 신체 내적인 요인들인 대사증후군, 비만, 당뇨, 고지혈증, 고혈압, 정신적인 스트레스 등이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이런 걸 다 피하라는 이야기입니다. 어디서 많이 듣던 말대로 일찍 자고, 기름진 음식과 단 음식을 먹지 말고, 스트레스받지 말고, 공기 좋은 데 가서 좋은 공기를 마시며 살면 아프지 않고 건선도 나을 수 있다는 이야기인데요. 그런데 현대 사회를 살아가면서 이걸 다 피하고 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물론 건선이 고통스러운 병인 것은 맞지만, 현실적으로 보자면 암처럼 당장 어떻게 되는 병은 아니기 때문에 다 집어치우고 시골로 내려가서 스트레스받지 않고 맨발로 흙을 밟으면서 신선한 채소를 재배해 먹고살 수 있을까요? 현실적으로 어렵죠. 그래서 무조건 이런 걸 싹 다 피하라는 것보다, 살면서 현실적으로 제일 중요한 포인트들만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악화 요인 첫 번째는 상처입니다. 좀 이상하죠? 병인데 어떤 질병 관리법을 설명하면서 첫 번째로 상처를 조심하라고 하니까요. 그런데 바로 여기에 건선의 아주 고약한 성질이 숨어 있습니다. 실제로 건선을 가지신 분들도 은근히 이걸 모르고 지내다가 알고 나서 놀라시는 경우가 많아요.

정확한 의학 용어로는 쾨브너 현상이라고 합니다. 대단한 용어 같지만 사실 별것 아니고, 1800년대 독일 피부과 의사 하인리히 쾨브너가 이 현상에 자신의 이름을 붙인 겁니다.

중요한 건 뭐냐면, 상처가 나잖아요. 그래서 치료를 받든 밴드를 잘 붙이든 상처가 아물겠죠. 그런데 이때 상처가 아물어 가는 과정에서 맨살이 올라오는 게 아니라 건선이 그 자리를 먹어 버립니다. 그래서 상처 모양 그대로 건선이 새로 그 자리에 만들어져요. 긁힌 자국에 딱지가 생겼다가 새살이 나는 게 아니라 건선이 나 버리는 겁니다.

이 현상은 상당히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건선이 있으신 분들 중에 건선이 제일 잘 생기는 자리가 바로 팔꿈치와 무릎이거든요. 팔다리의 뼈가 튀어나온 자리들, 여기를 건선이 제일 좋아하고 제일 잘 생깁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해석할 수 있어요. 우리가 일상생활 중에 자연스럽게 팔꿈치를 괴는 동작을 취할 때가 많은데, 정말 알게 모르게 생활하면서 부딪혀 아주 작게 상처가 나는 거예요. 바로 이 상처가 아물 때 그 자리를 건선이 먹어 버리기 때문에 건선이 가장 잘 생기는 자리가 양쪽 팔꿈치와 무릎인 겁니다.

다시 정리해 보자면, 건선에는 쾨브너 현상이라는 것이 생기는데, 상처가 발생하고 그에 따라 살이 아물 때 그 안에 생기는 염증 반응에 의해 건선이 올라온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건선이 있으신 분들은 사소한 상처를 통해서도 금방금방 건선이 번져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을 억제하려면 보통의 상처도 미리미리 잘 치료받아야 건선이 늘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겠죠.

악화 요인 두 번째는 감기입니다. 건선 환자분들은 이걸 직접 자주 겪어 보셔서 아는 분들도 계실 거예요. 건선이 가만히 잘 있다가 감기에 걸리면 갑자기 확 심해집니다.

특히 감염 균주에 따라서 차이가 좀 있는데, 일반적인 인플루엔자나 포도상구균 감염 같은 경우에는 가지고 있던 건선이 악화되는 양상을 나타내고, 연쇄상구균 감염은 특히 편도선염의 형태로 잘 나타납니다. 이때는 새로운 물방울양 건선이라는 형태의 건선이 나타날 수가 있어요.

따라서 감기에 걸리고 아프다가 피부에 울긋불긋한 반점들이 나기 시작하면 물방울양 건선을 의심해 봐야 됩니다. 감기에 걸리기 좋은 계절이 되면 감기를 예방하기 위해 충분한 영양 공급을 해 주고, 비타민 C와 비타민 D도 많이 보충해 주시고, 항상 물을 자주 드시고, 생활 공간에 가습기를 틀어 놓고, 손을 잘 씻고, 마스크를 쓰는 등 감기 예방을 철저히 하셔야 됩니다.

감기를 일주일 앓고 그것 때문에 건선이 심해지면, 심해진 건선을 원래대로 돌려놓는 데 한 달이 걸립니다.

악화 요인 세 번째는 면역과 스트레스입니다. 여러 번 말씀드리지만 건선은 알레르기가 아니고 면역 질환이기 때문에 우리 몸의 면역력과 컨디션에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습니다. 그러니까 면역력이 떨어지는 일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그 영향으로 건선이 더 심해지는 거죠.

우리가 여기저기서 면역, 면역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데, 보통 병원에 오셔서 이렇게 많이 여쭤보세요. “면역력이 좋아지려면 제가 뭘 더 잘 먹어야 할까요?” 아니에요. 면역은 뭘 더 먹어서 좋게 하는 방법이 두 번째 방법입니다.

첫 번째는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게 해 줘야 돼요. 항아리가 깨져서 물이 줄줄 새고 있는데 일단 새는 부분을 막는 게 먼저지, 깨져서 계속 새고 있는데 거기다 뭘 더 들이부어 봐야 잠깐 아닙니까? 효과가 없어요. 그래서 면역력이 떨어지는 원인부터 잡아 줘야 돼요.

그럼 뭐냐, 딱 두 가지입니다. 면역력이 떨어지는 첫 번째 원인은 수면 부족입니다. 하루 전체 수면 시간이 6시간도 안 되거나, 더 중요한 건 많이 자도 밤 12시에서 새벽 2시가 수면 시간에 포함되지 않으면 수면 부족입니다. 이때 안 자면 멜라토닌 호르몬이 싹 다 분해되어 수면 효율이 확 떨어지게 됩니다.

두 번째는 스트레스입니다. “또 스트레스 타령이냐?” 하실 수가 있는데, 건선에서 스트레스가 주는 영향은 이미 연구가 많이 진행된 분야입니다. 정신과적 스트레스 수치를 객관화해 봤는데, 스트레스 수치와 건선의 악화도가 정확히 일치하는 결과가 많았습니다.

그러니까 수면 부족, 피로 누적, 스트레스, 이걸 피하지 않으면 건선에 악영향을 주게 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