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AMINO DE SANTIAGO # 2 Day -1 >>
Portomarin ~ Palas de Rei : 24.8 Km
둘째날...
눈이 떠진다..생각보다 날이 어둡다.지난저녁 바람이 예사롭지 않더니 아니나 다를까 비가온다..
창문을 열고 밖을 내려다본다..축축하게 바닥을 두드리는 빗소리..어렴풋이 서서히 밝아오는 이른 아침의 기운들...
나는 가야만 한다..이길을...항상 맑고 좋은날만 있을순 없지않나...
지금까지의 인생여정이 그러했듯이...계획대로 된것들이 얼마나있었나 자문해본다..
서둘러 배낭을 꾸린다...무거운? 카메라도 목에 걸고...어쩌면 이 카메라가 나의 삶의 무게였는지도 모르겠다.
아침은 지난밤 사놓은 빵으로 급하게 해결한다...물한모금과..이시간에 따뜻한 커피 한모금이 그립기도 했지만 그럴 처지가 못된다..
비오고 날이 아직은 어둑하니 출발이 느려진다...원래 계획은 조식을 카페에서 먹고 갈려했는데...
서둘러 체크아웃(열쇠반납)하니 웃으며 앞길을 빌어준다..부엔카미노..!!!!!..
그라시아스.....
성큼걸음으로 밖으로 박차고 나간다..
굵은 빗방울은 아니지만 얼굴에 스쳐가는 방울들이 몸을 움츠려들게한다..그런다고 발길을 늦출수는 없다..
처음 가는길..누구도 지금 나와 같이할수는 없다..오직 나 자신만이 나와 함께할뿐이다..
두렵고 외로운 속마음을 빗방울에 귓전을 스치는 바람에도 들키지 않으려 애써 미소지으며 담담한척 길을 떠난다.





포르토마린 마을을 가로질러 미노강 다리를 건너 산티아고로 가는 카미노는 산길로 이어진다.
오르막의 산길...빗방울들이 간간히 스치듯 지나지만 다행인지 더이상 굵어지지는 않는다..
딱 이만큼이었음 좋겠다 싶어진다..덥지도 춥지도 않은 이만큼..
어제 걸을떄 스치는 사람들 거의 보이지않고 새로운 모습의 사람들로 길이 채워진다..
날씨탓인지 성큼 앞서가는 지나쳐가는 사람들이 표정이 다소 무겁다..간간히 "올라"...애써 던진 미소가 무색하다..



얼마나 올라왔을까??...저만치서 무지개가 반긴다..
변덕스러운 날씨..언제 비를 흩뿌릴지 몰라 우의를 벗지 못한채 걷는다...
생각컨데 지금의 이 여정이 삶의 여정과 똑같음을 느낀다.
앞서걸어가는 사람들의 뒤를 바라다보며 난 나의 길을 묵묵히 걸어간다..
간간히 앞질러가는 사람들과 스치듯 인사를 나눈다..
"올라" 가 입에 붙기까지 하루가 더 걸렸다...자꾸 "알로" 와 헷갈린다...
몇무리의 학생들로 보이는 순례객들도 지나고,아주 가벼운 차림의 순례객들도 지나고..
키보다 더 큰 배낭을 지고가는 순례객들도 지나고...
혼자 걷는이 열이 한두명뿐..다들 무슨 사연들이 있길래 이 길을 걸으며 사서 고생?하는걸까..
"고생"이라...남들은 고생이라 생각하겠지만 난 고생이라 생각해본적 없다.네버...
지금도 고생했다고 여기지않는다...



포르토마린에서 곤자르까지는 계속되는 오르막과 평지가 이어지는길이다..도로를 따라가며 길은 이어지다가 다시 숲길로 이어진다..
곤자르까지는 딱히 쉬어갈만한 마을이 없다...
아침에 조식을 걸렀다면 이곳에 와서야 겨우 지친 심신을 쉴 수가 있다...
조금 일찍 출발한 자, 조금 늦게 출발한 자...모두들 이곳에서 만난다.다만 약간의 시간 차이만 있을뿐...
비슷하게 시작해 비슷한 길을 가는 사람들은 언젠가 반드시 만나다는 명제를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