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후 상안검 수술을 마치고 나니 창밖이 제법 어둑해졌습니다. 유독 양쪽 눈의 대칭과 미세한 눈매 라인을 세밀하게 맞추느라 평소보다 조금 더 집중했던 수술 일정이 있었거든요. 어쨌든 눈 수술을 무사히 잘 마무리하고 긴장이 스르르 풀리니 그제야 헛헛함이 밀려와서, 가운을 벗고 병원 근처에 있는 '팔팔감자탕'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치면 늘 가벼운 내적 갈등을 겪곤 해요. 아무래도 모험심이 좀 있는 터라, 괜히 원래 먹던 메뉴가 아닌 다른 것을 시도해 보고 싶거든요. 아마 분명 다른 메뉴들도 훌륭한 맛일 텐데, 결국 제 입에서 나오는 주문은 언제나 "이모님, 여기 뼈다귀해장국 하나 주세요"입니다.

매번 메뉴판을 뚫어져라 보며 고민하면서도 늘 해당 음식점에서의 답은 항상 정해져 있죠.
호기심을 자극하는 다른 음식 메뉴들을 제쳐두고 결국 뼈해장국을 택하는 이유는 매우 단순합니다.

언제 방문해서 먹어도 제가 기대했던 딱 그 깊고 진한 맛을 내어주기 때문이에요. 푹 고아낸 따뜻한 국물과 부드러운 고기 한 점을 발라 먹고 나면, '아, 역시 이 맛이지' 하는 안도감이 들죠. 겉보기에 화려한 기교보다는 기본에 가장 충실한 한 그릇이 주는 묵직한 신뢰감이라고 할까요.

빈 뚝배기를 멍하니 보니, 문득 저희 피아프의원을 방문해 주시는 환자분들의 마음도 이 뼈해장국을 찾는 제 발걸음과 같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처럼 새롭고 트렌디한 시술과 장비가 매일같이 쏟아지는 때에도 잊지 않고 저를 다시 찾아주시는 건, 결코 화려한 포장이나 유행 때문이 아닐 것이라 믿고 싶네요.
손끝에서 되짚어 가는 섬세함, 환자분의 피부 상태와 근육의 작은 움직임 하나까지 놓치지 않고 꼼꼼히 살피려는 노력들을 기대하시는 거겠죠?
팔팔감자탕의 진한 뼈해장국이 지친 제 속을 늘 변함없이 든든하게 채워주듯, 저 역시 피아프를 믿고 오시는 분들께 언제나 흔들림 없는 정성과 깊이 있는 진료로 보답해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내일도 제 자리에서 묵묵히, 진심을 지어 높은 품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습니다.
피아프의원 임진영 원장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