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쯤이었는지는 정확하게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늦은 밤의 자유로운 분위기가 무르익어가는 술자리에서 누군가가 닥터돈까스에게 질문을 하나 던집니다.
지금까지 타본 차량중에 가장 인상깊었던 차종이 무엇이냐고...
저는 고민 없이 대답했습니다.
BMW 3시리즈 라고...
손가락 클릭 후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지금으로부터 3년전.
닥터돈까스는 BMW 3시리즈를 구입했습니다.
벤츠 C클래스는 조금 답답했고,
아우디 A4는 매력적이었지만 2% 부족함을 채워주지 못했죠.
아직도 그때 그 기분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넉넉하지는 않지만 뒷좌석이 있었고,
두꺼우면서도 묵직한 핸들과 가죽의 질감은
정말이지 지금생각해도 이상적이었습니다.
2,000cc 디젤엔진 특유의 토크감은
고마력 휘발유차량에서나 느낄법한
초반 가속감을 보여주었고
그것은 곧바로 저의 즐거움과 직결되었습니다.

그로부터 세월이 조금 흐르고 3시리즈는 모델체인지가 이루어졌으며, 올해 여름부터 3시리즈 GT, 즉, BMW 3시리즈 그란투리스모라는 차량이 나타났습니다.

부분부분 차이나는 곳이 몇군데 보이지만, 기본적으로 앞모습은 3시리즈 세단과 흡사합니다.

하지만 측면에서 바라보면 전혀 다른 녀석입니다. 보닛을 머리, 트렁크를 다리라고 비유했을때 하체비만형태의 생김새입니다.

3시리즈 투어링과는 또 다른 생김새죠?

뒷 생김새는 5시리즈 GT와 흡사합니다. 한마디로 3시리즈 세단의 앞모습과 5시리즈 GT의 퓨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뒷 모습에서 주목할 점은 디자인이 아니라 액티브 리어 스포일러입니다. 5시리즈 GT에도 없는 옵션을 3시리즈 GT에 넣은 이유가 단지 시각적인 효과만을 위함은 아닐 것입니다.
뒷부분이 커진 탓에
둔해보이고 또 밋밋해 보일까...
3시리즈 GT 앞 휀더에 구멍을 내놓은 BMW.
에어 브리더라고 불리는 이 녀석은
앞범퍼에서 들어오는 공기의
배출구 역할을 합니다.

5시리즈 GT가 그랬던것 처럼. 3시리즈 GT 역시 프레임리스 도어를 선택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 보죠.

브라운 컬러의 가죽이 화사함을 선사해주는 실내입니다. 공간적으로는 굉장히 여유롭습니다.

1열의 전체적인 구성은 BMW 3시리즈 세단의 그것과 동일합니다. 역시나 핸들의 소재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이전 세대의 BMW 3시리즈의 가죽 질감이 너무나 그리워 지는 순간입니다.

럭셔리 라인 (상위트림) 에서는 핸들에 살짝 두꺼운 포인트를 주었지만... 역시나 이전의 그것이 그립긴 마찬가지입니다. 제대로된 핸들을 만나려면, M스포츠패키지를 기다리거나, 출고후 사비를 들여서 달아주는 방법이 있습니다.

2013년 6월 9일 정확히 569km 밖에 주행하지 않은 차량을 시승하게된 닥터돈까스. 날씨 좋고, 노면 좋고, 타이어도 새 타이어라 상태가 매우 좋았죠.

내려쬐는 햇빛 덕분에 에어컨 온도는 점점 내려갔고...

ZF사의 오토 8단미션을 제대로 느끼며 시승은 시작됩니다.

그런데... 뒷날개... 그러니까...음... 액티브 리어 스포일러의 버튼이 보이질 않습니다. 센터페시아와 센터콘솔사이에도 없어요.

한참을 찾다 발견한 곳은 운전석 도어 부근.

뒷좌석. 정말 보기에도 넓어보이죠? 그랜져 차량정도의 레그룸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다만, 등 받이 각도는 별로 편한 느낌이 없습니다. 5시리즈 세단의 경우, 조금 좁긴해도 쇼파에 앉아 있구나~ 하는 느낌이 드는데 반면, 3시리즈GT의 경우에는 의자에 앉아있는 느낌입니다. 아! 다리공간 넉넉한 의자...

트렁크 활용성은 꽤나 좋은 편입니다. 공간도 넉넉하고, 높은 차량높이 덕분에 허리 구부릴 일도 없죠.

시승하려고 차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닥터돈까스. ' 왜 이렇게 껑충해? ' 라는 생각을 하는 중입니다. 실제로 3시리즈 세단보다 길이는 무려 200mm 가 길며, 높이는 80mm가 높습니다. 그런데 폭은 17mm 밖에 넓어지지 않았죠. 아름답지 못한 증가 비율입니다.

BMW 2000cc 디젤엔진이 장착된 3시리즈 GT는 184마력에 약 40 kg.m에 이르는 순간 토크로 여유로운 주행이 가능합니다. 특히나 실영역 구간에서의 넉넉한 토크는 3시리즈 GT가 세단보다 약 150kg가량 뚱뚱해졌다는 사실을 속이기에 충분한 수치입니다. 또한, BMW 차량답게 악셀의 응답과 계기판의 싱크로가 거짓말탐지기를 들이대지 않아도 될만큼 솔직합니다. 하지만, 3시리즈 세단을 자주 타는 닥터돈까스의 경우에는 바로 느꼈죠... 어??? 왜 이렇게 답답하지??? 제로백은 세단보다 0.3초가 늦은 7.9초이지만.... 제로이백(시속0km/h 에서 시속 200km/h 까지 가속하는데 걸리는 시간) 은 5초이상 차이가 날것 같은 느낌입니다. 속도계가 100km/h가 넘어가면서 오는 체감상의 세단과의 속도차이는 꽤나 심하게 느껴집니다.

답답한 것은 직진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코너. 조금 과장해서 3시리즈 세단이 바닥에 붙어서 돌아나간다면... 3시리즈 GT의 경우에는 뒤뚱거리는 느낌이 드는 정도. 물론 BMW라는 메이커가 이 부분을 놓쳤겠냐만은.... 10cm이나 높아진 차고와 150kg이나 무거워진 차체에서오는 상대적 차이는 꽤나 크게 다가오는 부분입니다. 실제로 코너에 조금만 과하게 진입해도 엄청난 언더스티어를 체감하게 되실 겁니다.

서스펜션, 미션, 브레이크 그리고 조향 느낌은 세단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느낌 아시죠? 모르시는 분들은 제 블로그에서 3시리즈라고 검색해서 지난 포스팅들 쭉~~~ 보시면 됩니다.

분명히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조금 천천히 달리고, 조금 느리게 코너에 진입해서 운전하면 되지 않느냐? 대신에 세단보다 훨씬 넓은 실내공간과 트렁크공간. 타고 내리기에 편안한 높이. 상대적으로 향상된 시야의 장점은 왜 강조하지 않느냐고... 말이죠. 저의 대답은 아래 사진 한장으로 대신합니다.

이미지 출처 : 조이라이드 (http://joyrde.com/ ) 개인적으로 BMW 3시리즈 하면 늘 이 사진이 머리에 박혀있는데요~ BMW 3시리즈는 바로 저래야 합니다. 무슨 소리하는지 잘 모르시겠다구요? 바로 완변한 바디 밸런스와 적절한 출력과의 조합에서 나오는 운동성능이야말로 BMW 3시리즈의 시작이자 마지막이라는 소리입니다. 그것이 전부입니다.

BMW 3시리즈는 5시리즈를 살 돈이 없어서 사는 차가 아닙니다. '벤츠에 S클래스가 있다면, BMW에는 3시리즈가 있다' 라고 할 정도의 의미를 갖는 BMW의 핵심 라인업차량입니다. 그런데 3시리즈 GT는 3시리즈라는 이름이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차량이었습니다. 마치 유전자 조작 옥수수 같은 느낌 처럼 말이죠... 최근 들어 라인업을 무지하게 늘려나가는 BMW. 우리의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마음속 한 구석이 씁쓸한 것은 왜일까요? 이러다가 머지않아 BMW 10시리즈가 나오는 것은 아니겠죠? 끝. 글/사진 닥터돈까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