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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의사생활2] '설압자' 대신 '서랍장'을 가져온 99즈는 누구??!! l 성형외과 전문의가 본 슬의생2_6화 l

노트 성형외과 · 노트성형외과 · 2021년 7월 24일

인턴 시절에는 실수도 많이 했고 재미있는 일도 많았습니다. 힘들었던 일들도 시간이 지나면 귀여운 추억처럼 남아서, 의사들은 만나면 결국 인턴 시절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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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2 6화를 봅시다. 시즌 1을 봤고 시즌 2 초반은 거의 못 봤는데, 시즌 2가 재미있다는 얘기를 들었거든요. 보면서 재미있는 내용이 있는지 한번 보겠습니다.

이런 말이 있잖아요. “3월에는 아프지 마라.” 2월 28일까지 과정을 공부하던 학생들이 3월 1일부터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인턴 생활을 시작하는 거죠. 제발 올해는 사이즈가 큰 것 말고 작은 것부터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3월은 정말 정신없는 시기입니다.

학교로 치면 한 학년 올라가는 것과 비슷한데, 3월이 되면 1년 차 인턴들은 당연히 경험도 가장 적고 실력도 부족한 시기잖아요. 해 보지 않았던 일을 처음 해야 하니까 실수도 많이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3월에 아프면 곤란하다”는 말을 우스갯소리처럼 많이 하는데, 실제로도 3월은 굉장히 바쁜 시기입니다.

저도 인턴 때 처음 해 보는 수술을 맡은 적이 있어요. 뼈를 맞춰서 고정하는 수술이었는데, 플레이트를 처음 대 보는 거라 밤새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환자가 깨어났을 때 굉장히 아파하는 거예요. 철사를 잇몸 사이로 구멍을 뚫고 넣은 다음, 철사로 묶어서 고정하는 수술이었거든요. 새벽 3시쯤 수술을 마치고 나서 ‘아, 내가 실수했구나’ 싶었습니다.

그때 “이런 수술은 다시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정말 많이 배웠던 것 같습니다.

학생 때 신경외과와 성형외과 중에서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때는 신경외과가 굉장히 멋있어 보였거든요. 학생 때나 인턴 때는 과를 돌면서 여러 가지를 경험하게 되는데, 그 시절에는 의사 가운을 입고 넥타이를 매고 다니는 것만으로도 괜히 어른이 된 것 같고 굉장히 뿌듯했습니다.

본과 4학년 학생 시절을 보내고 국가고시를 봐서 의사 자격증을 따면, 처음으로 병원에서 의사로 일하기 시작하는 직업이 인턴입니다. 병원마다 시스템은 다를 수 있지만, 인턴 때는 매달 과를 바꿔 가며 각 과의 특성과 해야 하는 일들을 배우게 됩니다.

1년 동안 여러 과를 돌면서 전체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고, 그다음 레지던트가 될 때 자신의 전공을 정하게 됩니다. 그때 처음으로 레지던트 1년 차 생활을 시작하는 거죠. 레지던트와 전공의는 같은 의미입니다. 대부분 4년 차까지 전공의 생활을 하고, 전문의가 되기 위한 시험을 봅니다.

전문의가 되면 대학병원 같은 곳에서 전임의 생활을 하기도 하는데, 보통 펠로우라고 부릅니다. 전임의도 몇 가지 단계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과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그다음에는 조교수, 부교수, 정교수와 같은 식으로 하나하나 단계를 밟아 가는 거죠.

인턴은 사실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교수님이 하라는 대로만 하면 돼요. 당기라고 하면 당기고, 빼라고 하면 빼면 됩니다.

수술 중에 리처드슨을 잡고 있다가 아기가 나오기 직전에 리처드슨을 빼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기가 나올 때 기구가 닫혀 있으면 안 되니까요. 그때 교수님이 “리처드슨 아웃”이라고 하면, “네, 알겠습니다” 하고 바로 빼면 됩니다. 그거 하나만 잘해도 100점입니다.

리처드슨은 수술할 때 절개한 부위를 벌려 안쪽을 볼 수 있게 해 주는 기구입니다. 종류가 굉장히 많아요. 지금 화면에 나오는 리처드슨은 이 정도 크기이고, 주로 배를 당길 때 사용합니다. 복부 수술이나 가슴 수술을 할 때도 사용하고, 보형물을 넣을 때 쓰기도 합니다.

저는 입안 절개를 할 때 미니 리처드슨을 사용하는데, 정식 명칭은 베이비 리처드슨입니다. 그래서 달라고 할 때는 “베이비 리처드슨 주세요”라고 하죠. 처음 만난 간호사 선생님들이나 저와 친하지 않은 선생님들은 제가 수술할 때 “베이비”라고 하는 걸 듣고 나중에 친해진 뒤에 이런 얘기를 많이 합니다. “처음 봤을 때는 진짜 토할 뻔했다. 너무 낯설고 민망했다”고요.

예전 과정을 빼고 새로운 깨끗한 것을 넣으라는 뜻이었을 텐데, 이전 것을 빼지 않고 끼워서 붙여 놓은 채로 진행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양쪽에 같은 기구를 모두 꽂는 경우는 없어요.

L-튜브를 처음 넣을 때도 정말 긴장했습니다. 외과를 먼저 돌던 인턴들은 먼저 해 보기도 했는데, 넣을 기구가 마땅히 없어서 그냥 넣으면 혼자서 지적받는 경우도 있었거든요. L-튜브를 넣는 일은 환자가 꿀꺽 삼켜 줘야 잘 들어가는데, 그게 쉽지 않습니다.

예전에 친구와 둘이 서로 L-튜브를 넣어 주면서 연습해 본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당하는 것은 정말 너무 괴로웠어요. 잘못 넣어서 납작해진 튜브가 입으로 나오기도 했고, 끝까지 넣느라 고생했습니다. 나중에는 정말 화가 나서 때리고 싶을 정도였어요.

“아기 나옵니다. 리처드슨 아웃.”

인턴 시절에는 실수도 많이 했고 재미있는 일도 많았습니다. 큰 사고를 칠 뻔한 일도 하나 있었어요. 성형외과 인턴이 수술실에서 하는 일은 주로 수술복을 입고 들어가는 것만이 아니라, 무영등을 잘 조절해서 수술 부위가 잘 보이도록 맞춰 주는 일도 포함됩니다.

인턴 때 정말 너무너무 피곤했던 날이었어요. 코 수술을 하고 있었는데, 제가 집도하는 수술은 아니었고 환자의 얼굴이 이쪽에 놓여 있었습니다. 코 수술은 불이 잘 들어와야 보이니까 무영등을 환자의 머리 쪽으로 잘 조절해야 하잖아요. 한참 조절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너무 졸리더니, 눈을 떠 보니 제가 환자 다리 쪽에 엎드려 있는 거예요.

무영등을 맞추다가 그대로 잠이 들어서, 천장에 있던 무영등을 환자 쪽으로 덮칠 뻔한 겁니다. 다행히 수술 부위는 아니었고, 큰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중환자실에 있는 환자가 기계를 떼면 사망하는 순간에는, 환자분들이 어느 곳에서 돌아가시고 싶은지 가족들이 의견을 주기도 합니다. 가족들이 환자분을 집으로 모시고 가고 싶다고 해서, 구급대원과 함께 가서 사망선고를 한 경험도 있습니다.

호흡을 할 수 있게 해 주는 앰부백을 짜면서 구급차를 타고 환자분의 집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몇 년 몇 월 며칠 몇 시 몇 분, 환자분은 사망하셨습니다”라고 사망선고를 했습니다. 그 순간 모든 사람이 저만 보고 있더라고요. 저는 인턴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라 굉장히 서툴렀고, 사람들의 눈을 제대로 바라보기도 어려웠습니다. 처음 사망선고를 해 보니 기분이 굉장히 묘했습니다.

남자친구가 운전하고 환자분은 뒤에 탔다고 하던데, 남자친구분은 어디 계세요?

퇴원해서 남자친구는 입을 살짝 긁힌 정도라 소독하고 밴드를 붙인 뒤 갔습니다. 차도 망가졌고, 과속과 신호위반을 하다가 방지턱을 그대로 넘어 차의 일부가 부러져서 왔습니다.

인턴 시절에 환자를 대상으로 병력 청취를 하던 중 재미있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한 환자가 입원해 있는데 밥을 먹다가 자꾸 병실 밖으로 나가는 거예요. “왜 자꾸 나가세요?” 하고 물었더니, 굉장히 답답해서 그렇다고 했습니다.

그 환자에게는 아픈 어머니가 계셨고, 소년원에 다녀온 적도 있었습니다. 어머니에게 빚이 있어서 자신이 그 빚을 갚아 드려야 한다며, 밤마다 나가서 바텐더 일을 한다고 했습니다. 교수님께 말씀드렸더니 다른 사람들에게는 비밀로 하라고 하셨는데, 어느 날 갑자기 그 환자가 사라진 거예요.

그런데 낮에 형사들이 와서 환자를 데려갔습니다. 알고 보니 그 환자는 밤마다 나가서 강도 짓을 한 용의자였던 겁니다.

남자들은 술만 마시면 군대 이야기를 한다고 하잖아요. 의사들도 결국 만나면 인턴 시절 이야기를 합니다. 인턴 때 고생하고 힘들었던 일들이 나중에는 귀여운 추억처럼 남아서, 이렇게 늘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1년 차 초반에는 ‘하루에 한 번씩만 시험을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장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이 일이 끝날 일이니까 버틸 수 있었습니다. 인턴이 끝나면 끝날 일이고, 레지던트 1년 차가 끝나면 끝날 일이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던 거죠.

힘든 상황을 하나씩 딛고 올라서다 보면, 설움과 분노가 한꺼번에 밀려 올라오는 순간도 있습니다.

이런 장면을 볼 때마다 의사들이 훨씬 더 재미있게 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습니다. 나름대로 실제 경험이 많이 살아 있고, 실제 상황보다 훨씬 더 아름답게 미화한 부분도 있지만 리얼리티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럼 오늘은 이만하고, 다음에 또 끝날 때쯤 같이 모여서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