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 첫 성형외과 SCI Original Article 작성 및 발간
처음으로 원저(original article) 논문에 대한 얘기를 씁니다. 이전에 늘 증례 논문만 쓰다가 대학원 박사논문 준비 겸, 일단 이 주제와 결론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 보기 위해 준비했습니다.
제가 전공의 1년차인 2018년 말부터 제 대학원 석박사과정을 지도해주셨던 교수님께서 주제를 정해주시고 데이터 수집을 진행했던 논문입니다. 너무나도 바쁜 1년차 때부터 외래에서 환자를 하나하나 불러 안구함몰정도를 안구돌출계를 이용하여 측정하고 기록하는 게 너무 힘들고 번거로웠지만, 좋은 논문이 나오기 위해서는 정확한 data collection 이 있어야 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배운대로 측정했던 기억이 납니다.
안와 골절에 대하여 내벽골절은 수술 적응증을 찾는데에 기준이 정확히 객관적인 수치가 국제교과서와 한글교과서에도 나와있지 않습니다. 특히 안와 바닥 골절보다 내벽골절이 수술이 어렵습니다. 그 좁은 caruncle로 절개를 넣어 들어가서 herniation 된 모든 tissue들을 reduction한 후에 내벽에 implant를 박고 나오는 수술이라서요. 안와골절의 수술은 대부분 순조롭게 잘 끝나지만, 진짜 최악의 합병증의 경우에는 시력을 잃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쪽 눈 시신경을 건드려 한쪽 눈이 장님이 된다는 거죠. 저도 제 인생에서 단 1 케이스 밖에 보지 못했습니다. 교과서에는 2만명 중에 1명 정도 나온다고 돼 있네요. 아무튼, 이렇게 잘못되면 좀 환자와 의사들 사이에 멱살도 잡을 수 있는(?!)껄끄러울 수 밖에 없는 수술이라, 진짜 수술할 케이스만 해야되는데요. 이 기준이 정해진 게 없으니 한 번 기준을 정해보잔 겁니다.



이런 식으로 3D CT와 최신 프로그램을 잘 접목하여 안와내벽골절 환자에서 결손부위 면적, 부피, 그리고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안와내직근 (medial rectus muscle)의 면적의 변화 를 모두 측정해 모든 경우의 수를 가정하고 예측해보자는 거였습니다.
진짜 많이 부러져 있어 안구함몰이 확실하게 올 가능성이 있으면 수술을 하고, 아니면 하지말자는 거지요. 과잉진료 하지말고 수술 꼭 해야되는 건 반드시 시간맞춰 하고, 아닌거는 하지말자! 이겁니다.
Data Collection
아무튼...
교수님께서 시키신 거 반, 제 불같은 의지 반으로 열심히 데이터를 모았습니다.^^

모은 데이터의 1/4도 안되는데요, 지금 생각하니 이걸 어떻게 모았나 싶네요 ㅋㅋ
하.. 지금 봐도 눈이 돌아가네요. 다시하라면 못할 것 같습니다ㅠ
SPSS 20.0 을 이용한 통계분석
암튼 이런 식으로 데이터를 모은 후 통계 프로그램 돌리기 위해 spss로 다시 데이터를 옮겨야겠죠?

spss로 옮겼습니다. 어느쪽에 외상을 입었는지, 수술은 했는지, 경과 관찰시 안구함몰이 있는 지 등등 제가 알고싶어 하는 값들에 대해 통계를 돌리기 위해 의학 통계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인 spss로 옮겼습니다. 이 때는 프로그램 spss20.0 을 사용했던 것 같습니다. spss는 개인적으로 제가 통계학을 처음으로 공부할 때 부터 써서 가장 익숙하고 많이 쓰는 프로그램입니다. 현재는 spss ver.22.0 을 쓰고 있습니다.



최종적으로 spss에서 돌린 제 통계의 결론을 spss결과창에서 뽑은 데이터구요.
이 데이터를 토대로 세계 성형외과 SCI 저널 중 IF순으로 두 번째인 JPRAS에 투고했습니다.


결론 - 알고리즘 만들기
안구함몰의 정도와 결손 면적, 부피의 상관관계를 조사하여 보기 쉽게 회기분석으로 그래프로 나타낸 그림입니다. 실제 논문에 실린 그림입니다.

결론을 토대로 논문의 최종 결론인 안와내측벽 골절 환자가 왔을 때 어떻게 해야하는지 나타낸 알고리즘입니다. 이게 제 논문의 최종결론이라 할 수 있겠는데요. 논문 읽기 귀찮으신 분들은 이 알고리즘 하나만 보시면 돼요.
2019년 초에 제가 이 논문을 다 쓰고, 위 알고리즘을 다 작성하고 마치 우주에서 새로운 별을 발견한 것 처럼 얼마나 기뻤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부끄럽습니다^^;; 훌륭하신 세계의 성형외과학을 전공하시는 모든 의사 선생님들 연구를 토대로 제가 조금 더 노력하여 한발짝? 아니 반의 반발짝 나아갈 수 있었던 건데 말이죠.
아무튼 논문은 결과가 중요합니다. 나를 모르는 세계의 이 분야 도사들(미국 또는 영국 등 국제의 해당 분야 성형외과 전문의들)이 제 논문의 저자 이름을 전부 가리고 blind로 서로 모르는 3명의 이 분야 전공의 성형외과 전문의가 심사하여 최소 둘 이상의 전문의가 심사했을 때 의미가 있는 논문이라면 받아줍니다.(한 명은 통계검증을 하고, peer review가 나가기 전 세계모든 출판된 저널들과 비교하는 프로그램을 돌려 표절검사를 해서 표절이 확인되면 아예 review자체를 안해줍니다) 사실 이 세상 모든 일이 결과가 중요하지요. (그렇다고 과정이 잘못돼도 된단 건 아닙니다.)
결과는 간단한 minor revision 후 accept되어 바로 출판되었습니다.
제 인생 가장 처음 SCI논문이었습니다. (감격 흑흑 ㅠㅠ) 사실 증례 분석 논문은 그 가치가 원저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에 원저와 메타분석이 진짜 논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의학 SCI논문을 쓰는 게 절대 쉽지가 않습니다. 고생해서 모든 데이터를 모으고 써본 입장에서 이 말은 확신합니다. 대한민국 아무 성형외과 전문의 데려다가 SCI원저 자기가 하는 수술이나 진료 방법으로 바로 내라고 해보십시오. 과연 쉽게 낼 수 있을까요? 절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환자불러 동의서 받고 그거토대로 IRB획득하고, 통계돌리고, 영문으로 초안작성하고 다듬고 다듬어서 이름도 모르는 어떤 세계의 성형외과 교수님들이 심사할 지 모를 국제 SCI학회지에 내서 등재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죠. 제가 해냈다고 대단하다고 쓰는 게 아닙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특히 우리 성형외과처럼 수술하는 과는 SCI논문의 IF도 상대적으로 작고, 내과 환자들처럼 그 모집단의 수가 많지 않기에, 더더욱 그러합니다. 수술법이나 주제에 대한 생각 자체의 originality가 없으면 절대 받아주지 않습니다.
제가 성형외과 전문의가 되고 난 후 이런 포스팅을 해보니, 이 논문을 참 전공의 1년차 때 부터 준비해서 썼다는게 너무나도 저 자신에게 대견하군요ㅋㅋ 그래서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논문이기도 하고 애착이 많이 가는 논문이기도 합니다. 지도해주신 신교수님께도 많이 감사한 마음이고요.
감격스러웠던 첫 SCI원저 논문 출판
전공의 2년차인 2019년 10월 최종 accept

이렇게 논문이 2020년 초, 그러니까 제가 전공의 2년 차 말에 제 이름이 단독 제 1저자로 출판되었습니다.
2019년 6월 23일에 투고하여 2019년 10월 5일에 accept되었네요.
전공의 2년차 때의 첫 SCI원저 논문 출판이었습니다.

논문의 저작권은 JPRAS에 있기에, 전체공개로 제공하는 Figures외에는 전부 모자이크 처리하였습니다.
기간
이런 SCI급 논문은 데이터가 모두 모여있고 주제가 적절하다고 제가 판단했을 때 지금 쓴다면... 온전히 다른 일을 하지 않는 주말을 기준으로 초안작성은 2일 정도(영문 작성 및 통계 분석 포함), 영문 교정 및 통계 검증을 맡기면 추가 2주 정도 해서 토탈 3주 내외면 투고까지 가능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제가 쓴 모든 논문들에 대해서 일반인들도 쉽게 알 수 있도록 포스팅 할 예정입니다. 이런 노력들이 하나하나 모여 우리 성형외과학의 이론을 만들어 간다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좋은 논문은 고민을 가지신 일반인들도 찾아봅니다. 제 논문 중 그런 케이스 논문이 있는데, 다음 기회에 소개해드릴 것을 약속드립니다.
이번 포스팅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다음에도 조금 더 재미있는 논문과 수술에 관련된 얘기들로 자세한 포스팅을 쓰겠습니다.
그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