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편에서는 편평사마귀의 감별이 주요 내용이었다. 분포 위치나 세세한 모양, 퍼져나가는 경향, 촉감 등 고려해야 할 것이 여러 가지라, 좀 어렵게 느껴졌을 것 같다. 이번 편에는 편평사마귀의 치료와 예방에 대해 알아볼 건데, 저번보다는 좀 더 편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편평사마귀의 치료
①냉동치료:
타입이 다르긴 하지만, 손발 사마귀로 냉동치료를 했던 경험이 있는 분들이라면 냉동치료를 떠올릴 수도 있다. 단순히 바이러스를 없애는 측면에서만 본다면 효과는 있겠으나, 냉동치료는 얼굴, 목에 흉터나 색소침착을 남길 확률이 높아서 선택하지 않는 방법이다.
② 바르는 약:
DPCP 등의 바르는 면역치료는 현실적으로 해당 치료가 한국에서 하기 어렵기도 하고, 접촉피부염을 유발할 수도 있다. 생각보다 치료율도 높지 않아 편평사마귀 치료로 쓰이지 않는다.
③ 먹는 약:
먹는 약으로는 시메티딘 고용량 요법이 있다. 진료실에서 편평사마귀는 먹는 약으로 치료할 수 없는지 질문을 꽤 많이 받아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자세히 설명해 보겠다.
잠깐 재미없는 얘기를 하겠다. 이 부분은 건너 뛰어도 무방하다. 시메티딘은 원래 위장약으로 사용되는 H2 수용체 길항제이다. 위산을 줄이는 역할을 하여 위궤양이나 위식도역류질환(GERD) 치료에 사용된다. 그런데 이 약이 뜬금없이 사마귀 치료에 이용될 수 있다고 하니 혼란이 생길 것 같다. 시메티딘은 면역 T 세포를 활성화하여 HPV(인유두종 바이러스) 제거를 유도하고, 사마귀 주변의 염증 반응을 조절하여 사마귀 치료에 도움을 준다. 즉 이 약 자체가 사마귀를 직접 공격하진 않지만, 몸의 면역 체계를 도와서 사마귀가 없어지는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다.
사마귀 치료 용량은 2040mg/kg/day로 1일 용량을 24회에 나누어 복용해야 된다. 예를 들어 50kg 성인이라면 하루에 1000~2000mg을 복용해야 한다. 부작용으로는 소화불량, 설사, 메스꺼움 등이 흔하고 드물게 여성형 유방이나 간 수치 상승, 신기능 저하를 유발할 수도 있다. 편평사마귀를 없애기 위해 감수해야 되는 부작용이 꽤 있고, 치료 효과도 연구 결과에 따라 일관되게 나타나지 않아 일차적으로 고려하진 않는 치료법이다.
그렇다면 다른 치료법에 비해 효과도 좋고 부작용도 경미하고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편평사마귀의 치료법은 무엇일까? 바로 co2 레이저다.
④레이저:
태워서 제거하는 방식의 레이저로는 어븀 야그(Er:YAG) 레이저와 CO2 레이저 2가지가 있다. 어븀은 2940nm 파장의 레이저로 주변 조직 손상 없이 병변을 제거하는데 적합하다. 그러나 편평사마귀의 경우 어븀 레이저를 사용할 시 재발 가능성이 높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어, 편평사마귀 제거에는 co2 레이저를 사용하는 것이 제일 낫다. 보이는 병변을 최대한 꼼꼼하게 잘 찾아서 레이저로 제거해도, 잠복해있던 바이러스가 또 올라와서 한 번에 완전히 없애기 쉽지 않은 게 편평사마귀이다. 그럼 보이는 병변을 제거할 때만이라도 확실하게 지져서 없애는 co2 레이저를 사용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예전에 점을 co2로 제거하고 붉은 홍반, 색소침착, 흉터로 고생했던 분들은 그래도 co2 레이저에 겁먹을 수 있을 것 같다. 관련해서 잠깐 편평사마귀의 조직 병리 소견을 설명하겠다.

우리 피부는 겉에서부터 표피(epidermis)-진피(dermis)로 이루어져 있고 그 아래쪽으로 피하지방-근육-뼈 이렇게 연결이 되어있다. 보통 레이저를 하고 자국이나 흉터가 남는 경우는 진피 아래쪽에 손상을 줬을 때이다.
편평사마귀는 조직 검사를 해보면 각종 조직 소견이 표피에만, 그것도 상층부 표피에만 국한되어 있다. 진피 아래쪽으로는 편평사마귀 바이러스가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애초에 레이저로 제거를 할 때, 다른 병변과 다르게 엄청 약한 출력으로 얕은 층만 타게팅 하여 레이저를 시행하기 때문에, 레이저 이후 1주 정도 관리만 잘해준다면 자국이나 흉 없이 편평사마귀만 선택적으로 잘 없앨 수 있다.


구글에서 편평사마귀 조직 병리 소견을 검색하면 나오는 이미지인데 정상 조직에 비해 표피 상부 쪽이 두꺼워지고 구불구불하다. 편평사마귀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가
주변이 비어 보이는 모양으로 관찰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일련의 변화는 모두 표피층에만, 그것도 표피 상부에만 국한되어 있어, 레이저로 제거를 할 때도 목표로
하는 제거 깊이가 아주 얕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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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지인이 최근 편평사마귀가 너무 잘 보여서 사진을 찍었다. 첫 번째 사진의 하트 표시를 보면 전형적인 살색 편평사마귀가 왼 눈 밑에 몇 개가 관찰되고 있고, 두 번째 사진은 co2 레이저로 제거한 후의 사진이다. 이 분도 딱지가 떨어지면서 얼마간 홍반이 관찰되다가 차차 옅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편평사마귀의 예방
예방법으로는 편평사마귀 바이러스와의 직간접 접촉을 피하고, 피부에 미세한 손상을 최소화 및 피부 장벽을 튼튼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①직간접 접촉을 피하기
편평사마귀가 있는 가족, 친구와는 밀접한 스킨십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임신 중 편평사마귀가 얼굴에 많이 생긴 어머니의 경우, 사마귀를 치료하기 전에는 아기에게 얼굴을 직접 비비는 행위는 안 하는 것이 좋다. 간접 접촉을 피하는 예로는 우리 피부에 직접 닿는 수건, 면도기, 화장품, 마사지기 등의 물건들을 타인과 공유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손도 자주 씻는 것이 좋겠다.
②피부 장벽 견고하게 만들기
우선 피부 미세 손상을 최소화해야 한다. 직간접적으로 편평사마귀 바이러스에 노출이 되더라도, 표피층이 견고하게 방패 역할을 잘 하면 감염되지 않는다. 손으로 피부를 벅벅 긁지 않는 것, 괄사나 지압 마사지 등의 피부에 마찰을 주는 행위를 피하는 것이 좋겠다. 피부 장벽을 튼튼하게 관리하는 것으로는 평소에 얼굴과 몸에 충분히 보습제를 바르고, 때를 밀지 않는 것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③전신 컨디션 양호하게 유지하기
사마귀도 결국은 바이러스 감염이기에, 전반적인 면역계가 튼튼하고 제 기능을 잘하면 그리 쉽게 감염이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면역 능력 향상을 위해 충분한 양질의 수면, 균형 잡힌 건강한 식사, 스트레스 관리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살면서 이 모든 것을 어떻게 다 지키고 살 수 있을까. 나부터도 저 체크리스트에서 지킬 수 없고 포기할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다. 이미 생긴 편평 사마귀라면 최대한 빨리 없애서 이차적으로 번지는 것을 막는 게 그나마 현실적으로 가능한 예방법이 될 것 같다.
가볍게 시작한 첫 주제인데 생각보다 내용이 길어진다. 다음번엔 특히 임산부나 출산한지 얼마 안 된 분들의 고민인, 임신 중 생긴 편평 사마귀와 대처법 등에 대해서 편평사마귀 마지막 글을 올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