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았던 고향의 가로등 불빛은,
늘 이시간이면 길게 누워 있었다.
좋은 이들과 걸음을 재촉하던,
혹은 아쉬운 걸음을 집으로 옮길 때에도
길게 누운 가로등 불빛에,
내 발걸음이 상처을 남기는 것 같아,
못내 아쉬울 때도 있었다.
지금, 내 나이 마흔에 걷고 있는 서울의 밤거리는
상처 입거나, 혹은 일그러지는 자신의 모습이
자랑스러운 것 처럼,
떳떳이 그 불빛을 뿜어내고 있다.
고즈넉히 누워있든,
혹은, 처참하게 일어서든,
내 곁에 자리하기는 매 한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