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에서 치과 치료를 하다보면, 치아를 "뽑아달라"는 요구가 눈에 띄게 많은 것 처럼 느껴진다. 그런 사람들은 마치 '뽑는 것'이외에 다른 선택지는 처음부터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 같다. 이를 뽑는 것에 대한 공포와 거부감을 제치고, '될 수 있으면 살려 오래 쓰고싶은' 욕구보다는 '얼른 빼버리고 싶은' 욕구가 더 큰 이유는 무엇일까? 보통은 '치아를 뽑아야 할까봐' 걱정이기 마련인데, 그것보다 더 큰 걱정거리가 있는 걸까?
수용자별로 어떤 범죄를 저지르고 교도소에 온 건지, 영치금은 얼마나 있는지 알아본 것은 아니라 정확하지는 않지만, 짐작하기로는 생계형 범죄를 저지른 저소득층 재소자, 또는 가족이 없거나 다양한 이유로 영치금이 부족한 재소자들이 발치를 우선적으로 원하는 게 아닐까 생각을 해본다. 돈이 없어 보철치료를 받기는 어려운데, 발치 비용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니(특히 공보의가 발치하면 무료이기 때문에) 단지 '즉각적인 통증 해소'를 위해서 발치를 요구하게 되는 것 같다.


(Left Fig.1.)김선이 외, 중장년층과 노년층에 따른 소득수준과 현존치아 수의 관련성 차이, 대한구강보건학회지 2016 March 40(1):9-16 / (Right Fig.1.)김혜성 외, 가계 소득수준과 치과의료서비스 지출 경향, 대한구강보건학회지 2014 March 38(1):17-24
연구논문에 따르면 소득수준과 잔존치아 갯수 간에는 아주 강한 상관관계(p<0.001)가 있다고 한다. 소득수준이 낮을 수록 치아 갯수도 적다는 뜻이다. 또 저소득층일 수록 보존치료에 대한 지출이 유의미하게 감소하고 틀니 등 보철치료에 대한 지출이 유의미하게 증가되는 경향이 있다고도 한다. 1분위 저소득층의 임플란트 지출은 감소했다. 1분위가 임플란트와 보존수복 치료 대신 틀니치료를 선택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돈이 없어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성인뿐만 아니라 어린아이들도 그럴 것이다. 대부분의 소년, 소녀 가장에게 치과치료를 받을 경제적인 여유가 있을까? 교정치료는 꿈에라도 생각을 해보았을까? 탁상행정으로 무작정 보험화시킨 뒤에 뒷감당이 안돼 뒤늦게 보험적용 기준을 불합리한 방식으로 또 한번 탁상에 앉아서 땜질 지시할 것이 아니라, 정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외면하지나 않았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