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된 블로그 글

치과 공보의 일기 (34) : 교도소 공보의 1년 후기

재주좋은치과의원 · Naver Blog

충청북도 영동군으로 근무지를 옮기게 되었다. 아마 보건지소로 가게 될 것 같다. 전부터 계속 눈여겨보던 곳에 갈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동기 친구는 내가 가고싶다고 노래를 부르던 보건지소 소개를 보더니 내가 왜 거길 못갈까봐 불안해했는지 이제 이해가 좀 된다고 했다. 영동은 확실히 좀 비인기지역이긴 하니깐. 어느 보건지소...

2020년 3월 31일공보의 일기이미지 14

게시일

2020년 3월 31일

원문 기준으로 확인된 발행일입니다.

카테고리

공보의 일기

원문 블로그 카테고리를 정리해 함께 표시합니다.

이미지 수

14

현재 아카이브에 연결된 이미지 수입니다.

아카이브 요약

이 페이지의 역할

재주좋은치과의원의 네이버 블로그 원문을 보존한 아카이브 페이지입니다. 공보의 일기 카테고리의 치과 공보의 일기 (34) : 교도소 공보의 1년 후기 글을 통해 병원의 한국어 정보 제공 방식과 진료 관련 안내 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원문 검증

필요하면 원문 블로그와 병원 프로필로 바로 이동해 문맥을 다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아카이브 열기

충청북도 영동군으로 근무지를 옮기게 되었다. 아마 보건지소로 가게 될 것 같다. 전부터 계속 눈여겨보던 곳에 갈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동기 친구는 내가 가고싶다고 노래를 부르던 보건지소 소개를 보더니 내가 왜 거길 못갈까봐 불안해했는지 이제 이해가 좀 된다고 했다. 영동은 확실히 좀 비인기지역이긴 하니깐. 어느 보건지소인지는 나중에 확정이 되면 따로 이야기를 해보려한다. 나도 그친구도 도간이동 때문에 속이 많이 썩었다.

아무튼 오늘이 바로 교도소 근무 마지막날이다. 내일부터는 연가를 연달아 달아놓았다.

어제는 후임 공보의를 위해 컴퓨터 사용방법을 일일이 스크린샷으로 단계별로 인수인계자료를 바탕화면에 폴더로 남겨주었다. 혹시몰라 개인정보같은 민감한 정보들 몇개는 마스킹처리했다.

처음 보라미시스템에서 차팅을 할 때 약처방에서 헷갈릴만한 것이 있는데, 다음 근무하시는 분이 잘 해주시리라 믿는다.

아는 사람들은 알았겠지만, 그동안 근무지를 명확히 밝히지 않으려 애를 많이 썼다. 혹시라도 은연중에 말해선 안되는 정보를 흘릴까봐 그랬다. 오늘 그동안 쓴 일기들을 둘러보니 그런 일은 없었던 것 같다. 정말 많이 신경써서 포스팅을 해왔는데, 비특이적으로 이야기하느라 할 말을 많이 못해서 아쉽긴 하다. 쓰려다가 못 쓴 이야기들도 많다. 공보의도 재소자의 범죄사실에 대한 적나라한 묘사를 조회해 볼 수 있는데, 그런 것에 대한 이야기를 쓰자니 여러가지 걸리는 게 많았다. 아마 앞으로도 이렇게 공개된 곳에 글로 남기지는 못할 것 같다.

내가 근무한 교도소의 근무환경에 대한 이야기도 명확하게 이야기하지 못하기도 했다. 일반적인 교도소 근무환경에 대해 이야기하다보니, 가장 어려운 환경의 교도소 이야기를 골라 쓰게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야 헛된 기대를 품지 않고 교도소 공보의에 지원할 수 있으니 그랬지만, 혹시 누군가는 교도소를 우선순위에서 배제하는 결과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속시원히 정보를 알고싶어서 들어오신 분들도 아쉬웠겠지만 나도 아쉬웠다. 그래도 비밀댓글로 자세히 물어봐주신 분들껜 성심성의껏 정보를 알려드리려 노력했다. 그걸로 만족하려한다. 세상 만사 두드려야 열리는 법이니. 그래도 댓삭튀는 좀 너무했다;;

하지만 오늘은, 내가 근무지 위치를 밝히지 않느라 말하지 못했던 보따리를 한 방에 풀어버리려 한다. 블로그를 개설한 가장 큰 목적이, 처음 공보의로 오시는 분들이 애써 정보를 찾지 않아도 내가 경험한 것들은 알려줄 수 있길 바랐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이제야 속시원히 이야기를 하자면, 나는 군산에 있었다. 전라북도 북서쪽에 위치한, 이성당 빵집과 중국집, 새만금으로 유명한 곳이다. 맛집도 많아서 좋았고 인스타감성 충만한 핫플레이스들도 꽤 있었다. 은파호수공원은 혼자 산책하기도, 데이트 하기에도 좋았고 새만금도 쭉 뻗은 도로를 혼자 드라이브하거나 데이트로 선유도나 변산반도까지 다녀오기에도 좋은 곳이긴 했다.

치과 공보의 일기 (34) : 교도소 공보의 1년 후기 관련 이미지 1

외정문 통과해서 들어오면 보이는 군산교 풍경

군산교도소에 처음 왔을 때가 생각난다. 관사가 어떻게 생겼을지 너무 궁금했고, 교도소라는 곳은 어떤 곳인지 두려움 반 설렘 반이었다. 입구부터 예쁘게 핀 벚꽃을 보면서 교도소에 대한 우중충한 나의 이미지가 조금은 누그러지고 두려움도 많이 사라졌었던 것 같다.

그치만 관사를 둘러보고는, 아파트 형태의(방2개 거실1개, 주방, 화장실1개, 베란다2개)구조라 구조 자체는 마음에 들었는데, 장판이 이곳 저곳 들뜨고 울어있었고 발에 쩍쩍 달라붙는데다(습기..) 에어컨이나 냉장고도 없었고, 청소상태도 좋지 않았고, 화장실도 마음에 안들었다. 참고 살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그냥 원룸을 얻어 살기로 했다.

치과 공보의 일기 (34) : 교도소 공보의 1년 후기 관련 이미지 2

치과 공보의 일기 (34) : 교도소 공보의 1년 후기 관련 이미지 3

치과 공보의 일기 (34) : 교도소 공보의 1년 후기 관련 이미지 4

치과 공보의 일기 (34) : 교도소 공보의 1년 후기 관련 이미지 5

치과 공보의 일기 (34) : 교도소 공보의 1년 후기 관련 이미지 6

치과 공보의 일기 (34) : 교도소 공보의 1년 후기 관련 이미지 7

치과 공보의 일기 (34) : 교도소 공보의 1년 후기 관련 이미지 8

치과 공보의 일기 (34) : 교도소 공보의 1년 후기 관련 이미지 9

Previous image Next image

넘겨보면 관사 사진 더 많아요.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냥 관사에 살 걸'하고 후회가 되기도 한다. 출퇴근이 훨씬 쉬워졌을 것이고, 뭐.. 좀.. 욕심좀 내면... 관사ㄷㄱ, '그것'도 가능할 것 같다. 약간의 철판이 필요하긴 하지만, 내가 군산교도소에 치과공보의로 온 게 처음이어서(그동안 치과공보의 자리는 없었고 전주교도소에서 주1회 출장을 왔었다) 잘 몰랐는데, 눈치껏 지내다보니 관사에 살면 그게 가능도 할 것 같아서 하는 말이다. 노력하면 분명 될거다 아마. 많은 노력을 해야겠지만.. 그것까지는 아니어도 나보다는 좀 더 일찍 들어갈 순 있을거다 분명.

그리고 생각해보니, 내가 기대가 너무 컸던 탓에 실망을 많이 해서 그랬지, 따지고보면 그렇게 관사 상태가 막 엄청 나쁜 것도 아닌 것 같다. 당장 내가 꿈꾸던 관사라이프, 관사꾸미기 이런걸 못할 것 같아서 마상을 입었던 것 같다. 의과 공보의 쌤과 화장실 같이 쓰면서 아침에 좀 불편 끼칠 걸 생각하니 미안해지기도 했다. 내가 원래 걱정이 좀 많아서.. 아무튼 청소좀 하고 나름 잘 꾸미면 좋을 것 같다. 냉장고 같은것도 중고로 데려오고.

함께 일하는 의과공보의쌤은 얼마전부터 군산 시내 아파트에 거주하시니 관사에 들어간다면 치과공보의 혼자 쓰게 될 것 같다. 후임이 온다면 관사에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 해주고싶다. '살아보다가 못살겠으면 그 때 원룸 구해 나가 살으라'고.

치과 공보의 일기 (34) : 교도소 공보의 1년 후기 관련 이미지 10

수송동에 얻어서 산 원룸. 월세 23에 관리비 3만원 해서 26만원씩 들었다. 보증금은 100만원.

아무튼 나는 그렇게 첫날부터 관사를 포기하고 원룸을 얻어서 살았으니, 집 꾸미고 사는 로망은 원없이 누려봤다. 관사였으면 돈이 훨씬 많이 들었겠지만, 딱 원룸 사이즈 꾸며보고나니깐 정말 재밌었다. 사는 동안 애정이 많이 생겼다. 요리해먹으려던 계획은 엎어졌지만 그래도 좋았다.

수송동 롯데마트 남쪽블럭 원룸촌에 살았는데, 나름 유명한 식당들이 주변에 생겨서 좋았다. 그리고 배달을 많이 시켜먹었었는데 돈까스 맛집도 있었고 만두 맛집도 있고 다양하게 먹을 게 많아서 좋았다. 근처에 군산대학교라고 생각보다? 제법 큰 국립대도 있어서 대학로 상권도 있긴 있다.

관사에 안살아서 출퇴근도 차 운전해서 해야했는데, 관사에 살든 밖에 나와서 살든간에 차는 꼭 필요하다. 운전면허가 없다면 얼른 따길 바란다. 정말 엄청나게 불편할 거다. 나도 차는 중고차로 하나 사서 1년동안 2만km 쪼끔 안되게 탔다.

치과 공보의 일기 (34) : 교도소 공보의 1년 후기 관련 이미지 11

왼쪽은 안들고다니는 공무원증, 오른쪽은 맨날 들고다니는 출입카드

공무원증이나 교도소 출입카드를 받았을 땐 기분이 묘해지기도 했다. 공무원증은 좀 늦게 나오고 일단 교도소 출입카드가 먼저 나온다. 아무튼 이걸 받으니 나도 진짜 졸업하고 공보의 왔구나 하는 실감? 미디어가 만들어낸 뭐 그런거겠지만 나도 그랬다ㅋㅋ;; 다른 공보의 친구들은 각자 배치받은 시군 명이 밑에 쓰이는데, 교도소 공보의는 법무부라고 적혀있다.

공무원증은 들고다닐 일이 없었지만, 출입카드는 항상 가지고 다녀야했는데 예전에 썼듯이 교도소는 출퇴근할 때 철문을 여러개 지나야하고 그 때마다 카드를 찍고 비밀번호를 쳐야 문이 열리기 때문이다. 깜빡하고 안가져온 날에는 다른 직원들이 나갈 때 꼽사리 껴서 얼른 나가야 한다. 교도소 철문은 열렸다가 닫히는 시간이 굉장히 짧고, 사람이 낀다고 해서 다시 열리지 않는다. 굉장히 묵직하고 강하게 닫히기 때문에 끼면 엄청 아프다고한다. 직원분들 먼저 지나가라고 기다리다가 한 번 맞아봤는데 좀 아팠다.

출입카드에는 비밀번호 두개가 입력되어 있는데... 각자 사용법이 다르다. 교도소에 배치받아 오면 알게되실 것이다. 두번째 비밀번호는 첫번째 비밀번호를 치다가 잘못칠 일이 없게 잘 만들어야할 것 같다. 나 같은경우에는 초기 비밀번호에서 변경하지 않고 그냥 사용했다.

치과 공보의 일기 (34) : 교도소 공보의 1년 후기 관련 이미지 12

9~10시에 시작하는 세미나를 들으려면 새벽 일찍 일어나 익산역까지 가야했다.

군산에서 서울까지는, 익산역까지 운전해 가서 주차하고 KTX를 타고 서울까지 다녀오기에도 그리 열악한 환경은 아니다. 기차를 타면 당일 주차비가 무료다. 토요일날 올라갔다가 일요일에 내려오면 이틀중에 하루만 주차비가 무료라 좀 아쉽기는 하지만, 차를 몰고 다니다보니 주차하면 주차비를 낸다는 게 이제 당연하게 느껴진다. 익산에서 서울까지는 KTX로 1시간정도 걸린다. 군산에도 군산역이 있기는 하지만 외딴 곳에 역사가 떨어져 있고 KTX는 지나가지 않아서 무궁화호 타고 서울까지 가본 적은 있지만 3시간이나 걸려서 딱 한번밖에 안해봤다. 군산역까지 가느니 익산역으로 가는게 나았다. 3시간 기차타면 진짜 심심하고 시간 아깝고 자도자도 끝이없다.

치과 공보의 일기 (34) : 교도소 공보의 1년 후기 관련 이미지 13

관사에서 교도소 갈 때 걷는 길(외정문 거치치 않고 관사로 통하는 개구멍같은 문이 하나 있다)

의료과 직원분들은 다들 친절하고 좋으시다. 과장님도 참 좋으셨다. 치과진료 관련해서는 하고싶은 진료를 다 못해봐서 아쉽긴 하다.

아 근데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하니, 블로그에 무슨 이야기를 전해야할지도 모르겠다. 오히려 막막해진다. 그동안 못한 이야기가 많았는데 여기에 다 썼는지, 나중에 더 생각이 날런지 확신이 안선다.

교도소는 사실 훈련소에 있을 때만 해도 생각도 안해봤다. 교도소에 공보의가 있는지도 몰랐다. 보건복지부 공보의 TO라고 하면 질병관리본부나 건강증진개발원이나 뭐 이런데서 일하는 건 줄 알았는데, 훈련소 퇴소하고 알아보니 교도소라 해서 놀라기도 했었다. 한 1주정도 알아보고 섬 아닌 전남보다는 훨씬 낫다는 생각에 교도소로 오게 되었다.

1년동안 있어보니, 더 많은걸 해볼걸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려고만 한다면 논문이나 여타 거창한걸 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올해 중앙배치 공보의가 되어서 치과대표를 맡으시는 분은 내년에 서울로 자리를 옮길 수도 있다.(거의 확실하다.) 2년차 올라가면서 서울로 못가더라도, 순위에 따라 3년차 올라가면서는 2명 정도 더 서울로 올라갈 수 있다(서울이 총 4자리긴 한데 그 때 2년차 올라가는 치과대표가 1순위라 한자리 가져갈테니) 서울소재 구치소/교도소 자리가 이번에 많이 늘어나면서(총4자리), 기존에 계신 분들이 모두 교정시설 내부 이동으로 가져가셨으니, 2년뒤엔 모두 전역하신다는 결론이 나는 것이다. 지금 신규분들이 3년차 올라갈 때 인천과 수원자리도 빌 것 같다. 그때까지 어지간한 곳에서 존버하는 것도 생각해볼만 하다. 교도소 내 이동 순위는, 내가 말하긴 좀 뭐한데 배치되면 대표님이 알려주실테니 잘 생각해보길 바란다. 공식카페에 이전 순위들이 전부 기록이 남아있으니 중앙배치되고나서 회비내고 가입하면 보여준다. 그걸 참고하면 좋다. 교도소는 신규공보의용으로 자리 빼놓고 그러지 않는다. 좋은 자리 나오면 무조건 교정시설 도내이동(정확한 명칭은 중앙배치기관 간 이동)으로 가져간다.

이런것까지 다 생각해서 오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아서 알려주고 싶었다. 이제 떠나는 마당에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싶은 마음이 들었는데,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되는 내용이다보니 못다한 이야기도 분명 있겠지만, 웬만한 건 다 말한 것 같다.

치과 공보의 일기 (34) : 교도소 공보의 1년 후기 관련 이미지 14

교정시설 치과 공보의 1년 후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