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에 이 책을 읽고부터 나는 네이버의 말그대로 Big Fan이 되었다. 그 전에도 네이버를 좋아하고 네이버가 하는 일을 계속해서 관심있게 봐오고는 있었지만 저 책이 더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것 같다. 그 전에도 계속 애정이 있었으니 저 책까지 사게 된 것이겠지만 말이다. 워낙 오래된 일이라 먼저 너무 좋아하게돼서-책을 샀는지, 책을 사니까-갑자기 더 많이 좋아하게된건지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둘 다 였던 것 같다.
내가 네이버를 얼마나 좋아했던지 네이버에서 출시하는 서비스를 출시 전에 미리 체험하고 피드백하는 대외활동을 하기도 했었다. 네이버에서 무슨 일이었는지 다양한 기념품을 다짜고짜 나에게 보내주기도 했었던 기억도 난다. 지금도 쓰고 있는 해피빈 저금통도 그 때 받은 것이고, 다이어리같은 것도 받고 우산도 몇개 받아서 초록 우산을 들고다니기도 했었다. 원준이가 '형 네이버 좋아하니까 내가 이거 줄게'하면서 어디서 얻은 네이버 친환경 스테이플러를 갖다주기도 할정도로 티가 났다. 지금도 물론 네이버에 대한 애정이 있다. 블로그도 그렇고.
아무튼 책 이야기를 다시 하자면, 그린팩토리 디자인북을 받고 첫 인상은 표지가 좀 특이하다고 생각이 들었지만(네이버 사옥이 있는 분당 지도를 음각으로 새겨놓았다) 그것부터 벌써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내용을 정독하면서는 정말 처음 접한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게 된 기분이었다.
원래 미술을 좋아하고 예쁜 것, 눈에 띄는 것, 보기에 좋은 것들을 동경하는 마음이 있긴했지만, 디자인이라는 분야에 내가 모르는 더 깊은 것이 있다는 것을 이 책이 처음 알려줬다. 대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이나 WEB개발에 사용되는 용어인 UX-사용자 경험과 관련된, 경험디자인이라는 분야였다. 이 책 이후로 경험을 디자인한다는 것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었고 그 분야에 대한 인식이 생겨났다. 단순히 '와 이거(여기) 좋다'며 감탄하는 것을 넘어서서, 좋은게 '왜 좋은지' 알게되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그래야 나도 그 '좋은 느낌'을 이용하고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좋은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를 개념적으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경험 디자인은 그 자체로 존재하기도 하지만 대개 더 큰 범주의 디자인을 떠받치는 밑바탕을 이루고 있는 것 같다. 앞서말한 어플이나 WEB디자인에 있어 흐름이 끊기지 않고 어디를 보아야하는지 '헤매지 않고 자연스럽게'유도하도록 해주는 일련의 디자인도 '경험 디자인'이지만 (혼잡한 화면을 볼 때의 불쾌한 경험을 없애기 때문), 우리가 흔히 말하는 '동선'을 생각해서 실내 인테리어를 짜는 것도 경험디자인의 일종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밑바탕을 이루기에 인지하지 못하고 지나칠 수 있지만 역설적으로 일단 드러나면 더 크게 부각된다.
아무튼 공간을 디자인 하는 데에 있어 '어떤 사람'이 이 공간을 사용하고, '어떤 일'을 하는지 고민해 지은 건물과 그렇지 않은 건물은 분명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것이다. 네이버(당시NHN)는 사옥을 구성하는 것들 중에 어느것 하나 계획하지 않고 만든 것이 없는 것 같다. 이 책을 보면 그런 방대한 꼼꼼함에 하나하나 감탄하게 된다. 어떻게 이런 것 까지 신경써서 만들었나, 이런 것 까지 다 '생각해낼 수 있는' 디테일이 있나 놀라게된다.
공간별로 놓을 가구 소품 하나하나까지 목록이 만들어져있는 것을 보고서도 마지막까지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책이었다. 치과에 따개비나 개업일지같은 책도 대단하지만 이 책은 그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더 대단한 책이다. 공간과 그 안의 경험을 디자인 하는데에 있어 다른 어떤 교과서보다도 큰 영감을 주지 않을까.
대부분의 기업은 고객을 대하는 고객센터나 매장의 외부 공간은 신경쓰지만 직원들이 일하는 공간이 기업의 고유한 문화를 드러낸다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어쩌면 관심이 별로 없다는 그 사실 그대로가 부정할 수 없는 그 회사의 정체성이자 문화이다.
책 서문
요즘 주가가 하늘 높은 줄을 모르고 치솟아서 생각이 났다. 잘되는 기업은 잘되는 이유가 있다. 이게 다는 아니겠지만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