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는 무슨 색?
코카콜라 캔은?
이 질문을 보자마자 바로 떠오르는 색이 있다면, 브랜드를 만들 때 '색깔(컬러)'을 어떻게 써야하는지 어느정도는 알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잘 모르겠어도 괜찮다. 코카콜라를 생전 단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면 당장 기억이 나지 않을 뿐이지 분명 당신도 코카콜라의 주제 색깔을 기억하고 있다. 마트 매대에서 코카콜라를 찾을 때, 누구든지 상표를 보지 않고도 이미 색깔로 대충 콜라가 어디있는지 멀리서부터 알아채고 근처까지 갈 수 있다. (뇌과학을 마케팅에 이용하는 사람들은 이런 점을 이용하기도 한다.)
만약 누가 나에게 미니스톱 편의점의 색깔을 묻는다면 나도 셋 중에 하나를 말하지 못하겠지만, 미니스톱의 간판은 아주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다.
심지어 간판 색깔이 세가지 색깔의 조합인지조차 몰랐거나, 그 중에 단 하나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도 막상 미니스톱 간판이 보이면 대충 보고도 그게 편의점인지는 알아볼 수 있다. 이 글 제목에 사용한 이미지를 슬쩍 본 그 짧은 순간에 그 간판이 편의점 인줄 알아차렸듯이 말이다.

미니스톱
미니스톱 글자를 떼고 간판을 저렇게 칠해놓아도, 심지어 편의점이 아니라 다른 업종이더라도 사람들은 그 간판을 미니스톱으로 착각할 것이다. 이미 한 번 각인된 색상을 뇌는 '규칙'으로 저장해버리기 때문이다.
색깔은 그렇게 써야한다. 멀리서도 우리 브랜드를 알아챌 수 있게말이다.
그런데 당장 건물 바깥으로 보이는 간판에 잘보이는 '주제 색'을 골라 썼더라도 그게 우리 브랜드의 진짜 주제 색깔이 되는 것은 아니다. 주제 색깔은 쓴 의도대로 사람들의 인식에 박혀야한다. 그게 잘 쓰여진 조합이든 아니든간에, 반복학습 시켜서 기억하게 만들 수 있다.
이런식으로 사람들에게 컬러를 활용해서 내 브랜드 기억시키려면 아주 집요해져야한다. 간판에 사용한 색깔, 인테리어, 사무용품, 유니폼과 각종 악세사리에도 색상을 통일시켜야한다. 우리 브랜드를 이용하는 사람에게 "우리는 이 색깔이야! 알았지?"하고 윽박 지르듯이 반복학습을 시켜야 사람들이 알아봐주는 것이다.
그런데 편의점은 내부 상품이 고객의 주 시선이 머무는 곳이라 자신들의 주제색상을 반복시킬 수 없다는 한계로, '점포 수'를 통해 고객에게 자신들의 주제색을 반복학습 시키는 방법을 사용할 수 밖에 없고, 그래서 '점포 수'가 곧 브랜드 인지도로 이어진다. emart24 편의점은 내부 인테리어에도 노란색 띠를 잘 활용했지만 그 이전에 이마트 자체가 노란색 이미지를 이미 잘 구축해놓았기 때문에 큰 노력없이도 emart24의 노란색을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다.

이제 저런 색을 가진 물건은 유심히 보지 않아도 마스크라는 걸 누구나 알 수 있게됐다. 반복학습의 결과다. 사실 하늘색은 예전부터 '위생'을 의미하는 색으로 널리 사용되어왔다.
하지만 아쉽게도 간판의 반복노출로 어필할 수 없는 업종도 있는데, 대표적으로 우리 병의원이 그렇다. 의사 1인은 법적으로 병의원을 단 하나만 개설할 수 있기때문에 점포수로 컬러를 반복학습 시키는 방법은 불가능하다. 병의원 프랜차이즈를 내더라도 내 병원 옆에다 프랜차이즈 브랜치를 내는 바보는 없을테니까.
그래서 병의원을 비롯한 수많은 단독매장들은 매장 내부에 간판에 쓴 컬러를 어떻게 반복해서 쓰느냐가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주제색은 계속해서 반복시키되 또 너무 남발하면 좋지 않다. 보통 눈에띄는 색깔을 주제색으로 고르게되는데, 그렇게 눈에 띄는 색을 온 동네에 칠하고 다녀 과다노출시키면 사람은 쉽게 피곤해지고 불편하게 느낀다.
그래서 '배경색'이 필요하다. 배경색은 그자체로는 눈에 띄지 않지만 주제색을 강조시켜주는 색상으로 흰색~밝은회색이나 또는 진한회색등 채도가 낮은 색상을 많이 사용한다. 예를 들어 파란색을 배경색으로 사용하고싶거든 채도가 아주 낮은, 밝거나/어두운 파란색을 배경으로 상황에 맞게 사용해야한다.
어떻게 써야 한다는 거냐면,

JTBC 뉴스룸
JTBC 뉴스룸은 주제색을 이렇게 사용한다. 이 경우엔 컬러를 주제색이면서 동시에 배경색으로 활용한 경우라 할 수 있다. JTBC는 '뉴스룸이라는 브랜드'보다는 보도내용자체를 중요하게 다뤄야하기 때문에 크게 눈에 띄지 않는 색을 골랐을 것이고, 어두운 청색은 신뢰감과 무게감을 주는 색상이라는 인식이 있기때문에 뉴스 프로그램에서는 모두 청색을 활용하는 경향이 있다. 보라색은 JTBC 뉴스룸만의 특징적인 색상이고 전면에 내세우는 색은 아니다. 예전 뉴스룸 심볼엔 원래 없던 색이기도 하다.
이전 뉴스룸 스튜디오에서는 앵커의 뒷 배경에 서울의 저녁하늘을 파노라마로 활용했었는데, 그 저녁하늘 색이 딱 저런 색이었다. 일관성을 지킨 것이다.
사선의 무늬와 그라데이션은 JTBC의 브랜드 아이덴티티이기도 해서 무슨 프로그램이든지를 막론하고 모두 사용하는 방식이다. JTBC는 예능이나 드라마별로 곡선을 사용하거나 다른 색(녹색, 귤색, 꽃분홍색)을 배합하여 사용하고 있다. 기하학적 무늬와 그라데이션이라는 공통점은 빠지지 않는다.
아무튼 뉴스룸은 주제색상을 계속해서 반복사용하는데,

10월 1일자 JTBC 뉴스룸 캡쳐
이렇게 화면이 전환되는 동안에도 시청자에게 그 색상을 계속해서 비춰주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클로징 그래픽은 말할 것도 없고 중간중간 소제목을 달아줄 때나, 화면전환할 때 등등 시청자에게 자신들의 색상을 반복해서 보여준다. 집요하다고 할만하다. 비주얼브랜딩은 '뉴스내용이 편향적이냐 중립적이냐'의 여부를 떠나 JTBC 뉴스룸이 다른 방송사들과 다르게 눈에띄게 잘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색상으로 브랜딩을 하는 것은 언뜻 쉬워보이지만 신경쓸 것이 생각외로 많은 부분인 것 같다. 색깔마다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느낌이 있기 때문에 그 색깔이 주는 느낌을 거를러서도 안되고, 너무 과하게 사용해서도 안되지만 그렇다고 너무 적게 사용하면 효과가 없다.
컬러 반복학습은 교과서에 형광펜을 칠하듯이 해야한다. 교과서 문장 전체를 형광펜으로 도배해버리면 아무 의미가 없는 것 처럼, 사소하지만 분명 고객의 시선이 머무를 요소요소에 우리 브랜드의 색깔을 칠해두고 고객에게 반복적으로 노출되도록 전략적으로 해야한다는 말이다. 반드시 한가지색만 주제로 삼을 필요는 없고, JTBC처럼 비슷한 톤과 느낌의 색을 잘 배합하여 사용해도 된다.
이렇게 컬러를 잘 활용하면 사람들이 우리 브랜드를 쉽게 떠올리도록 만들 수 있다고한다. 그저 예쁜 색을 그 때 그 때 찾아서 사용했었다면 이제부턴 일관성있는 색상톤을 꾸준히 사용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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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필 바든
출판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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