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 요약
이 페이지의 역할
재주좋은치과의원의 네이버 블로그 원문을 보존한 아카이브 페이지입니다. 브랜딩 이야기 카테고리의 가짜 마스크 사태를 보고 든 생각 글을 통해 병원의 한국어 정보 제공 방식과 진료 관련 안내 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원문 검증
필요하면 원문 블로그와 병원 프로필로 바로 이동해 문맥을 다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아카이브 열기아카이브된 블로그 글
재주좋은치과의원 · Naver Blog
치과대학 졸업학년 때 대전병원에서 임상실습을 하기 위해서 대전에 자취방을 새로 얻어야 했는데, 병원 바로 옆에 있는 오피스텔이 아무래도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았다. 아침 일찍 일어나 병원에 나가야 했고, 저녁에 집에 들어가기도 쉬운데다 위치도 병원 자체가 둔산 시청 옆에 있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위치였기 때문이다. 그...
게시일
2020년 10월 30일
원문 기준으로 확인된 발행일입니다.
카테고리
브랜딩 이야기
원문 블로그 카테고리를 정리해 함께 표시합니다.
이미지 수
2
현재 아카이브에 연결된 이미지 수입니다.
아카이브 요약
재주좋은치과의원의 네이버 블로그 원문을 보존한 아카이브 페이지입니다. 브랜딩 이야기 카테고리의 가짜 마스크 사태를 보고 든 생각 글을 통해 병원의 한국어 정보 제공 방식과 진료 관련 안내 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원문 검증
필요하면 원문 블로그와 병원 프로필로 바로 이동해 문맥을 다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아카이브 열기치과대학 졸업학년 때 대전병원에서 임상실습을 하기 위해서 대전에 자취방을 새로 얻어야 했는데, 병원 바로 옆에 있는 오피스텔이 아무래도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았다. 아침 일찍 일어나 병원에 나가야 했고, 저녁에 집에 들어가기도 쉬운데다 위치도 병원 자체가 둔산 시청 옆에 있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위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전 파견실습이 결정되는 시기가 연말연초에 방이 모두 빠져나간 뒤의 3월경이었기 때문에- 방을 구해야하는 우리로서도, 방을 내줘야하는 집주인 입장에서도 그게 아주 애매한 시기였다. 이 때도 방을 내놓지 못하면 1년 내내 방을 공실로 놀려야할지도 모르는 집주인들과 당장 대전병원에 출근해야하는 학생들 사이에 눈에 보이지 않는 줄다리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치만 이런 일이 매년 있어왔기 때문에 부동산에서는 집주인들을 안심(?)시키거나 바람을 넣곤 했을 것이고, 실제로 초기에는 부동산에서 학생들에게 "방이 없다. 방이 다 나갔다."며 거짓말 아닌 거짓말을 하기도 하면서 애태우듯 하나씩 물건을 풀어 보여주며 말도안되는 월세를 부르곤 했다.
정상적인 시장이라면 이번에 대전병원에 들어오는 학생이 몇명인지, 그리고 주변에 남은 원룸이나 오피스텔 등은 몇채인지 정보가 공개되어 투명하게 거래가 이루어지거나 그 반대로 둘 다 서로에 대해 몰라야 했겠지만, 당시 우리는 완전한 정보의 비대칭 상황에서 월세계약을 해야 했다. 앞서 말했듯이 대전에서의 임상실습은 매년 이루어져왔고, 학생 수도 매년 거의 같기 때문에 부동산이나 집주인 측에서는 우리 학생들이 몇명이나 집을 구해야하는지 빠삭히 알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반해, 우리 학생들은 집이 몇채나 남았는지 전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부동산에서는 간간이 집을 구하는 학생들을 상대로 "몇 명이나 방을 구했냐" 혹은 "몇 명이나 못구했냐"는 말로 걱정해주는 척 정보를 빼가기도 했다.

대전 시청 왼편으로 우리학교 병원이 빼꼼 보인다~
결국 가까운 집을 얻지 못할까봐 불안했던 몇몇 학생들은 비싼 월세를 감수하면서 집을 계약하기도 했고, 그 가격이면 더 좋은 집 가겠다며 조금 떨어진 위치의 오피스텔이나 원룸들을 계약하는 친구들도 생겨났다(나도 그랬고). 그렇게 다른 동네, 그러니까 시청역 오피스텔같은 곳으로 몇몇이 빠져나가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처음 비싼 값을 부르던 집주인들도 점점 월세 호가를 낮춰 부르게됐고, 결국 처음에 계약했던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뒤늦게 계약한 학생들에 비해 비싼 값에 월세를 치르고 살게 되었다. 같은 오피스텔에서도 계약일에 따라 월세가 꽤 많이 차이나게 된 것이다. 북향인 오피스텔 호수를 남향 오피스텔 호수보다 비싸게 주고 들어간 역선택 현상도 일어났다.
사실 '시장'을 이야기하면서 보통은 모든 정보가 공개된 이상적인 시장을 상정하곤 하는데, 그런 일은 대개 일어나지 않는 것 같다. 어쩌면 인간의 이기심 때문에 애초에 그런 일이 있을 수 없는 걸지도 모른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모든 거래는 '정보의 비대칭성'을 전제로 이루어지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이번에 '가짜 KF94 마스크'사태만 봐도 그렇다. 그 제품이 가짜라는 정보는 생산자만 알고 있고 소비자에게는 그런 정보가 없었기 때문에 기만을 당한 것이다. 아무튼 이런저런 일을 겪으며 무엇이든 거래를 함에 있어 거래 상대방을 '믿는' 건 어리석은 일임을 깨닫곤 했다. 그리고 판매자가 된 지금 입장에서는, 그런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나의 진정성을 보여주고 믿음을 얻을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것 같다. 내가 누군가에 대한 신뢰를 잃었었던 그 지점, 다른 사람들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실망하는 그 포인트를 잘 짚어내야 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