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얼마 전 저의 단독 논문이 게재 승인되었다고 소개한 바가 있는데요...
3주 전쯤 국제 성형 학술지에 정식으로 개재되었습니다 ^^

논문의 일부 모습
"'당신의 눈은 이러이러하니, 말씀하신 수술 말고 다른 수술이 추천됩니다'라는 말을,
관련 지식이 부족한 고객들께 어떻게 설명해야 그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사실 이 논문은 이런 고민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나름 많은 교과서와 문헌을 찾아보았지만 여러 가지 눈 수술 옵션 중에 환자 치료 알고리즘을 안내하는 자료는 그 어디를 찾아보아도 없어서, '까짓것, 내가 한번 만들어봐?'라는 건방진 생각으로까지 발전했지요.
본 글은 중년 눈 성형 논문을 집필하게 된 배경을 소개하고있습니다.
내 눈은 어디를 어떻게 성형해야 할지 결론만 빨리 알고 싶으신 분은 마지막 문단만 읽어주세요^^
왜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을까?
성형외과의사들이 모인 학회나, 공부하는 교과서, 선배들과의 수술에 대한 담론을 할 때는 '테크닉'에 대한 부분이 주를 이룹니다.
쌍꺼풀 고정은 안검판에 하느냐, SAJT에 거느냐?
눈매교정에선 안검거근과 뮬러를 같이 당기느냐, 아니면 이 둘을 분리하느냐...?
막 전문의가 된 후배들도 의학적 이야기를 할 때는 항상 술기만 물어봅니다. 물론 저도 수술을 막 시작할 때 그랬습니다. 술기... 무척 중요하지요.
하지만 어떤 것이 아름다운 건지, 무얼 어떻게 바꾸어야 아름다워질지에 대한 이야기는 잘 하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예쁘냐, 안 예쁘냐...'는 주관적이고 감성적인 분야니까 그럴까요...?
성형 술기 못지않게 안목도 중요! 아니, 어쩌면 더...
혹독하기로 소문난 성형외과 레지던트의 수련을 거친 의사라면 (정말 곰손이 아니고서야-_-) 수술 술기는 사실 금방 평준화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문제는 미학적 안목입니다. 성형외과 의사가 아름다움에 대한 고민 없이 병원에서 혹은 실장이 이미 정해놓은 수술만 한다면... 그건 재주부리는 곰에 불과하지요.

다름 by 채정완
규모가 커서 시스템이 잘 갖춰진 병원일수록 고도로 분업화되어있습니다. 상담만 하는 사람, 전화만 받는 사람, 상처 소독만 하는 사람... 심지어 의사도 팀 협업이란 시스템 하에 업무가 분업화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매우 효율적(이라고 쓰고 공장이라 읽는-_-;;)인 시스템과, 가격을 흥정하는 실장(고객님께만 특별히 할인해 드리는데... 어디 가서 절대 말하지 말라며), 구성원들이 스스로 매출 경쟁을 해야 하는 구조... 이런 환경에서 어쩌면 美에 대한 고민은 사치가 아닐까요?

마인드C님의 강남미인도
미용수술을 하는 성형외과 의사라면 미적인 눈을 기를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레지던트 시절, (두 분 다 경력 15년 차 이상의) A 원장님이 코 수술한 환자를 B 원장님이 몇 년 뒤 재수술해 주신 적이 있었는데... 누가 봐도 결과가 너무 다른 것을 보며...'분명 미용성형이란 학문은 어느 단계부터는 술기보다는 미적 감각이 중요한 의술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심지어 누가 봐도 이뻐졌다는 결과를 만들어낸 B 원장님은, A 원장님처럼 코 수술을 자주 하시지도 않았는데도요.
환자가 원하는 대로 수술을 해주는 의사?
성형외과를 찾는 환자 중 이미 스스로에게 받을 수술을 결정한 채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눈으로 보이니까 자가 진단하고, 주위에서 이 수술해서 잘 됐다고 하니까 자가 처방하는 거지요. 이젠 본인이 생각한 이 처방을 실현해 줄 의사를 찾는 일만 남았습니다.
경력이 제법 오랜 모 원장님의 상담 과정을 우연히 지켜볼 기회가 있었는데, 많은 경우에서 환자가 원하는 수술을 그대로 해주는 식의 진료였습니다. 사실 이렇게 진료하면 상담 성사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누구나 자신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에 더 끌리는 법이니까요.
하지만 수술의 능숙도를 떠나, 환자의 요구대로 수술해 준다고 해서 불만족 사례가 제로(zero)가 되진 않습니다. 눈 성형을 하려고 온 고객들은 눈꺼풀에만 관심을 집중하다 보니, 얼굴 전체의 조화를 보지못하고 결국 잘못된 처방을 스스로에게 내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어쩌면 이 논문은 저의 고민과 시행착오, 환자가 원하는 수술과 제가 추천하는 수술 사이의 괴리에서 일어나는 정반합의 결과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엄밀히 논문 내용이 전혀 새로운 이야기는 아닙니다. '적응증'이란 뜻은 쉽게 풀어 설명하면 이러이러한 수술・치료가 '추천되는 경우'와 동의어이니까요.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서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라
하지만 각기 다른 수술의 장단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럴 땐 A, 저럴 땐 B'와 같은 직관적인 알고리즘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 경험을 바탕으로 어떤 수술이 추천되는지에 그 기준을 '한눈에 들어오게 만들어보자'고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제 눈엔 무슨 수술을 해야 합니까?
대한민국에서 처진 눈꺼풀에 흔히 시행되는 눈 수술은 크게 세 종류입니다.
논문을 투고하고 처음에는 리뷰어(reviewer)들로부터 '눈-눈썹 거리가 몇 cm 이면 짧은 거고 긴 거냐, 수치를 제시하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얼굴 크기가 다르고, 개인과 문화・인종에 따라 미적 기준도 다르기 때문에 이상적인 눈썹의 위치는 어디여야 한다거나, 눈-눈썹 사이의 거리는 얼마여야 아름다운 지에는 정답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절대적인 길이보다는 눈-눈썹 길이 : 눈썹-헤어라인 길이의 비율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비율은 문화와 인종에 영향을 받는데, 다행히 아산병원 성형외과에서 미스코리아와 일반인을 비교한 자료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눈 성형을 희망하시는 분을 접할 때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진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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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율에 따라 그룹이 나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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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 개인적 습관에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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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꺼풀 희망 여부에 따라
수술 계획의 큰 줄기는 이런식의 흐름으로 결정하고 있습니다.

논문에 실린 표 (번역본)
이 표는 제가 수술했던 총 518명의 환자의 경험을 토대로 만들었습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추천 알고리즘이지만 환자의 요구와 표현을 잘 이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위 추천을 단순 공식처럼 적용하는 도표는 절대 아닙니다. 하지만 눈 수술 경험이 많이 없는 분이라면 수술 기준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출퇴근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research를 가능케 해준 아이패드 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