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서 만난 40대 여성 환자는 항암치료를 마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머리카락이 돌아오지 않았다며 조심스럽게 털어놨습니다.
"혹시... 이대로 안 나는 걸까요?"
말하는 표정 속에 불안감이 가득했습니다.
탈모는 단순히 외모의 문제가 아닙니다.
일상의 자신감을 송두리째 흔들 수 있는 일이지요.
특히 항암치료 후에도 회복되지 않는 탈모
즉 '영구 항암 탈모(항암치료 후 머리카락이 다시 자라지 않는 상태)'는 환자에게 더욱 큰 심리적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 머리카락이 다시 자라지 않을 수 있을까요?
혹시 그걸 미리 알 수 있을까요?
2025년 3월, Dermatology and Therapy 저널에 이탈리아 볼로냐 대학 피부과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77명의 항암치료 환자를 대상으로 세 가지 방식으로 두피와 모낭 상태를 정밀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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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피 확대 검사 : 현미경처럼 생긴 확대 장비로 두피와 모낭 상태를 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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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해상도 피부 현미경 검사 : 피부 깊은 곳까지 실시간으로 보는 특수 장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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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검사 : 실제 두피 조직을 떼어내 모낭 구조를 확인
기존에는 항암 탈모를 예측할 수 있는 영상 기반 연구가 거의 없었고
고해상도 장비를 사용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즉, 이번 연구는 "운"에 맡겼던 탈모 예측에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연구 대상자는 항암치료 중 혹은 이후에 탈모가 시작되어 1년 이상 머리카락이 자라지 않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들의 두피와 모낭을 분석해 탈모가 회복되지 않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공통 신호를 찾아냈습니다.

사진 출처Starace, M., Mandel, V.D., Ardigo, M., Carpanese, M.A., Quadrelli, F., Pampaloni, F., Shaniko, K., Alessandrini, A., Bruni, F., Rossi, A., Fortuna, M.C., Caro, G., Cameli, N., Silvestri, M., Fabbrocini, G., Annunziata, M.C., Cantelli, M., Vastarella, M., Rubino, D., Zamagni, C., Pellacani, G. and Piraccini, B.M., 2025. Defining Predictive Factors for Permanent Chemotherapy-Induced Alopecia: Trichoscopy, Reflectance Confocal Microscopy and Histopathology Study on 77 Patients. Dermatology and Therapy, [online] Available
머리카락이 다시 나지 않을 수 있다는 세 가지 신호
- 줄어든 모낭 밀도와 가늘어진 모발
두피 확대 검사에서 영구 탈모 환자들은 모낭이 줄어들고 남아 있는 모발도 굵기가 가늘어져 있었습니다.
단순히 '숱이 줄었다'는 느낌이 아니라 실제로 머리카락이 자라나는 기반 자체가 사라진 상태였습니다.
- 닫힌 모낭 입구와 피부 조직의 변화
고해상도 현미경 검사에서는 모낭 입구가 닫힌 모습이 관찰되었습니다.
머리카락이 자라날 통로가 아예 막힌 셈입니다.
동시에 피부 표면이 딱딱해지고(섬유화), 피부층 구조 자체가 변화한 모습도 포착되었습니다.
- 조직검사에서 드러난 섬유화
조직검사에서는 모낭이 섬유조직으로 대체되어 있는 상태
즉 머리카락이 다시 자라기 어려운 구조로 바뀌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항암치료 도중이나 직후에 위와 같은 소견이 관찰된다면 해당 환자에게는 조기 대응이 가능합니다.
탈모 예방을 위한 약물 치료나 두피 관리, 그리고 필요하다면 모발이식 상담까지 보다 빠른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연구가 모든 해답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더 많은 환자군, 다양한 항암제, 인종적 차이 등을 고려한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입니다.

이제는 헤어hair날 시간, 김진오였습니다.
필생신모(必生新毛).
참고문헌
Starace, M., Mandel, V.D., Ardigo, M., Carpanese, M.A., Quadrelli, F., Pampaloni, F., Shaniko, K., Alessandrini, A., Bruni, F., Rossi, A., Fortuna, M.C., Caro, G., Cameli, N., Silvestri, M., Fabbrocini, G., Annunziata, M.C., Cantelli, M., Vastarella, M., Rubino, D., Zamagni, C., Pellacani, G. and Piraccini, B.M., 2025. Defining Predictive Factors for Permanent Chemotherapy-Induced Alopecia: Trichoscopy, Reflectance Confocal Microscopy and Histopathology Study on 77 Patients. Dermatology and Therapy, [online] Available
[본 게시물은 의료법 56조 1항에 따라 정보전달을 위해 성형외과 전문의가 직접 작성하고 있습니다. 탈모수술과 치료에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며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신중하게 결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