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대부분을 머리카락과 관련된 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모발이라는 작지만 놀랍도록 복잡한 세계를 들여다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질문이 생깁니다.
더 잘 알고 싶고, 더 잘 설명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배우고, 정리하고, 누군가에게 전달하려고 노력합니다.
이 반복 속에서 저 자신도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저는 “무언가를 제대로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을 남에게 설명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믿습니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렇게 느끼고 있습니다.
남에게 설명하려면 먼저 스스로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합니다.
얕은 이해로는 버틸 수 없습니다.
강의를 준비할 때도, 논문을 쓸 때도, 책을 집필할 때도 이 사실을 매번 절감합니다.
발표는 단순히 머릿속 지식을 말로 옮기는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해가 충분히 되어야 말도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특히, 쉽게 설명하려면 더 깊이 이해해야 합니다.
어려운 내용을 어렵게 말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려운 개념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설명하려면
그 주제를 진짜로 소화하고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강의나 글을 준비하다 보면, 제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부분들이 스스로 드러납니다.
“여기는 설명이 막히네”, “이건 나도 애매하네” 하는 순간마다 다시 책을 펼치고, 논문을 찾아보며 질문을 만들어냅니다.
그렇게 다시 파고들고 정리하다 보면, 어느새 이해의 깊이가 한 겹 더 깊어져 있는 걸 느낍니다.
그래서 저는 발표를 하고, 글을 꾸준히 씁니다.
남을 위한 일 같지만, 사실은 저 자신을 위한 일이기도 합니다.
설명하고 나누는 과정 속에서 조금씩 더 단단해지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강의와 글쓰기, 그리고 성장의 흔적들

작년 한 해는 강의와 글쓰기, 연구에 꽤 많은 시간을 쏟은 해였습니다.
주말마다 다른 도시로 강의를 다녔고, 이동 중 기차 안에서는 강의안을 고쳤습니다.
논문을 준비하며 새벽까지 동료들과 메일을 주고받던 날도 많았습니다.
책을 쓰면서 막힌 부분 앞에서 멈춰 서 있던 순간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뭔가를 해냈다’는 느낌보다는, 늘 ‘겨우겨우 따라가고 있다’는 느낌에 가까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간들은 참 소중했습니다.
강의를 준비하고 글을 다듬는 과정에서 남아 있던 어설픈 부분들을 하나하나 마주하게 됩니다.
쉽게 설명하기 위해 다시 공부하고 부족한 부분은 인정하고 채워나가며
결국에는 조금 더 깊고 단단해질 수 있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갈 길은 멀지만요.
강의를 준비하다 보면 종종 느낍니다.
‘이걸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고민하게 되는 순간, 진짜 공부가 시작된다는 걸요.
대충 아는 것과 진짜 아는 것의 차이는 설명할 수 있는가 없는가에서 드러납니다.
그래서 저는 계속 설명하려고 합니다.
강의장에서, 책 속에서, 블로그 글 속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말하고, 쓰고, 다시 정리하면서 저 자신도 조금씩 더 나아가고 있다고 느낍니다.
새벽 2시, 책상 위에 커피잔과 노트북, 낙서로 가득한 강의안.
어쩌면 조금 피곤하고, 어쩌면 조금 외롭기도 하지만, 이 길을 걸어온 걸 후회한 적은 없습니다. 오히려 재미있습니다.
내가 성장해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즐겁습니다.
마치 RPG 게임에서 캐릭터를 키워 나가는 것처럼요.

머리카락처럼 가늘지만 질긴, 저만의 길을 저는 오늘도 걷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