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라고 하면 대부분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 같은 호르몬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한 가지 질문이 새롭게 등장했습니다.
왜 같은 유전인데, 어떤 사람은 더 빨리 진행될까?
그 답 중 하나가 바로 두피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 생태계)입니다.
탈모 환자의 두피에서는 특정 균이 증가하고, 이 변화가 모낭 환경을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습니다¹.
두피 기름 탈모를 부를 수 있다? 그 진실은? 요약
| 탈모는 유전·호르몬이 핵심이지만, 두피 마이크로바이옴 불균형이 진행을 가속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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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컷티박테리움 아크네스(C. acnes) 증가는 피지를 분해해 미세 염증을 유발합니다. |
| 이 염증은 모낭 줄기세포 손상 → 모발 가늘어짐 → 탈모 가속으로 이어집니다. |
| 케토코나졸 등은 미생물과 피지 경로를 동시에 억제하는 보조 치료 전략입니다. |
| 마이크로바이옴 관리는 단독 치료가 아니라 약물 치료 효과를 높이는 ‘환경 관리’입니다. |

피지 증가와 특정 세균의 증식
탈모가 진행되면 피지선이 비대해지면서 두피의 기름 분비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때 증가한 피지는 특정 세균에게 매우 유리한 환경을 제공합니다.
대표적인 균이 컷티박테리움 아크네스(C. acnes)로, 탈모 환자의 두피에서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².
이 균은 피지를 분해하는 과정에서 유리 지방산을 생성하는데, 이 물질이 두피 면역 반응을 자극해 염증 반응을 유도합니다.
즉, 단순히 기름이 많다는 문제가 아니라, 그 기름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염증이 발생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미세 염증과 모낭 손상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염증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붉고 아픈 염증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수준의 미세 염증입니다.
그러나 이 미세 염증이 장기간 지속되면 모낭 줄기세포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염증 반응에서 분비되는 사이토카인들은 모낭 세포에 사멸 신호를 보내고, 모발이 자라는 기간인 생장기를 단축시킵니다.
그 결과 모발은 점점 가늘어지고, 결국 탈모가 눈에 띄게 진행되는 단계로 이어집니다³.

미생물 관리와 치료 전략
이러한 기전을 바탕으로 보면, 두피 관리 제품들의 역할도 보다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케토코나졸 성분은 단순히 비듬을 줄이는 것을 넘어, 말라세지아와 같은 진균을 억제하고 C. acnes의 활성에도 영향을 주며, 피지 분해 과정 자체를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입니다.
또한 최근에는 클라스코테론과 같은 성분이 피지 분비를 직접적으로 줄여 미생물의 먹이 환경 자체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기도 합니다.
이는 미생물의 수를 직접 줄이기보다 환경을 조절하는 전략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중요한 점은 이러한 관리가 탈모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치료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마이크로바이옴 관리는 어디까지나 약물 치료의 효과를 보완하고, 두피 환경을 안정화시키는 보조적인 역할로 이해해야 합니다.






탈모는 여전히 유전과 호르몬이라는 큰 틀 안에서 이해해야 하는 질환입니다.
하지만 그 위에서 두피의 미생물 환경과 피지 상태가 탈모의 진행 속도를 조절하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따라서 효과적인 탈모 관리 전략은 하나의 방법에 의존하기보다, 원인을 조절하는 치료와 환경을 개선하는 관리를 함께 병행하는 방향이어야 합니다.
두피를 지나치게 건조하게 만들거나, 특정 제품 하나에 과도한 기대를 거는 것은 오히려 균형을 깨뜨릴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두피 생태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의학적 치료와 함께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균형 잡힌 전략이 탈모의 진행을 늦추고, 보다 건강한 모발 상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제는 헤어hair날 시간, 김진오였습니다.
필생신모(必生新毛).

글 작성 : 뉴헤어성형외과 김진오(대한성형외과의사회 공보이사/대한레이저피부모발학회 학술이사)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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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pta, A.K., Teasell, E.M., Liddy, A. and Economopoulos, V. (2026). 'Scalp Microbiome Alterations in Androgenetic Alopecia: Patterns and Emerging Mechanistic Insights', International Journal of Dermatology, 0(0), pp. 1-10. cited: "Emerging evidence implicates the scalp microbiome as a potential modifier of this proc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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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zuki, K., Inoue, M., Cho, O., et al. (2021). 'Scalp Microbiome and Sebum Composition in Japanese Male Individuals With and Without Androgenetic Alopecia', Microorganisms, 9(10), p. 2132. cited: "Cutibacterium acnes is frequently reported as enriched in the scalp and follicle of male patients with A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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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 B.S.Y., Ho, E.X.P., Chu, C.W., et al. (2019). 'Microbiome in the Hair Follicle of Androgenetic Alopecia Patients', PLoS One, 14(5), e0216330. cited: "Microbial shifts observed in AGA... contribute to progressive hair-follicle miniaturiz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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