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형 탈모 치료는 생각보다 오랫동안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피나스테리드·두타스테리드 계열 약물이 탈모 진행을 늦추는 역할을 하고, 미녹시딜이 모발 성장을 보조하는 구조가 수십 년째 유지되고 있었죠.
문제는 기존 바르는 미녹시딜의 한계였습니다.
하루 두 번 꾸준히 발라야 하고, 끈적임이나 두피 자극 때문에 중도 포기하는 환자분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실제 진료실에서도 “효과는 알겠는데 너무 귀찮다”는 반응을 자주 듣게 됩니다.
그래서 최근 몇 년 사이에는 ‘먹는 미녹시딜(경구 미녹시딜)’이 탈모 치료 영역에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다만 기존 경구 미녹시딜은 원래 혈압약으로 개발된 약물인 만큼, 심장 두근거림·부종·혈압 저하 같은 부작용 우려 때문에 매우 낮은 용량으로 조심스럽게 사용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 베라더믹스(Veradermics)의 VDPHL01 임상 결과는 이 고정관념 자체를 흔드는 데이터였습니다.
17mg 고용량 미녹시딜 시대 열렸다? 베라더믹스 임상 요약
| 베라더믹스의 서방형 경구 미녹시딜 VDPHL01이 임상 2/3상에서 유의미한 발모 효과를 보였습니다.¹ |
|---|
| 하루 최대 17mg이라는 고용량 투여에도 심각한 심혈관 부작용이 보고되지 않았습니다.¹ |
| 6개월 복용 시 cm²당 최대 37.7개의 굵은 모발 증가 효과가 확인되었습니다.² |
| 핵심은 ‘서방형(Extended-release)’ 기술로, 혈중 농도 급상승을 줄여 안전성을 높였다는 점입니다. |
| 향후 FDA 승인 및 국내 도입 여부에 따라 탈모 치료 패러다임 변화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

보통 탈모 치료에서 사용하는 경구 미녹시딜 용량은 매우 낮습니다.
임상 현장에서는 대개 1.25mg~2.5mg 정도를 신중하게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베라더믹스는 이번 임상에서 하루 최대 17mg이라는 상당히 높은 용량을 사용했습니다.
기존 개념으로 보면 쉽게 시도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핵심은 바로 ‘서방형 제형’입니다.
서방형 제제는 약물이 체내에서 천천히 방출되도록 설계된 기술입니다.
일반 속방형 약처럼 한꺼번에 혈중 농도가 치솟는 것이 아니라, 일정 농도를 보다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만든 것이죠.
이 차이가 매우 중요합니다.


미녹시딜의 부작용 상당수는 혈중 농도가 급격히 올라갈 때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서방형 제제를 활용하면 농도 스파이크를 줄일 수 있고, 결과적으로 더 높은 용량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생깁니다.
즉, 이번 임상의 본질은 단순히 “용량을 높였다”가 아닙니다.
“고용량 미녹시딜을 현실적인 안전 범위 안으로 가져왔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실제 임상 결과는 어느 정도였을까?
이번 임상에서 사용된 기본 제형은 8.5mg 정제였습니다.
-
하루 1회 복용 → 총 8.5mg
-
하루 2회 복용 → 총 17mg
6개월 추적 결과는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²
특히 하루 17mg 복용군에서는:
cm²당 평균 37.7개의 비연모(Terminal hair) 증가
위약군은 7.3개 증가
라는 결과가 확인되었습니다.²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 솜털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비연모(Terminal hair)는 굵기가 $60\mu m$ 이상인 실제 굵은 모발을 의미합니다.
즉 환자 입장에서 “머리숱이 차 보인다”고 체감할 가능성이 있는 수준의 변화입니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반응 속도입니다.
일반적으로 탈모약은 최소 4~6개월은 기다려야 체감된다고 설명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 데이터에서는 2개월 시점부터 유의미한 개선이 관찰되었다고 발표되었습니다.¹
이는 치료 초기 만족도와 순응도 측면에서도 상당한 의미가 있습니다.

기존 탈모약과는 어떻게 조합될까?
많은 환자분들이 자주 오해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먹는 미녹시딜이 강력하면 피나스테리드나 두타스테리드는 안 먹어도 되는 거 아닌가요?
하지만 두 계열은 역할 자체가 다릅니다.
약물 계열 역할 핵심 목적
-
피나스테리드 / 두타스테리드 DHT 억제 탈모 진행 차단
-
미녹시딜 성장 촉진 모발 굵기·밀도 증가
즉 하나는 “빠지는 걸 막는 약”, 다른 하나는 “자라게 돕는 약”입니다.
실제 임상에서도 병용 전략이 가장 강력한 결과를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정수리 밀도가 부족하거나, 기존 약만으로 볼륨 개선이 아쉬웠던 환자군에서는 향후 이런 서방형 경구 미녹시딜이 새로운 옵션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 상황 | 고려할 수 있는 방향 |
|---|---|
| 바르는 미녹시딜이 너무 번거롭다면 | 향후 서방형 경구 제제 대안 가능성 |
| 기존 먹는 미녹시딜에서 두근거림이 있었다면 | 혈중 농도 변동이 적은 서방형 제제가 더 유리할 가능성 |
| 정수리 밀도 개선이 부족하다면 | 성장 촉진 전략 강화 가능성 |
| 빠른 초기 반응을 원한다면 | 2개월 반응 데이터가 장점이 될 수 있음 |
| 탈모약 복용 순응도가 낮았다면 | 복용 편의성이 개선될 가능성 |
Q1. 베라더믹스 미녹시딜은 기존 먹는 미녹시딜과 완전히 다른 약인가요?
완전히 새로운 성분이라기보다는, 기존 미녹시딜을 ‘서방형 전달 시스템’으로 재설계한 개념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실제 임상적 의미는 꽤 다릅니다.
기존 속방형 미녹시딜은 고용량 사용 시 심혈관 부담 우려가 컸지만, 서방형은 약물 농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입니다.
즉 “같은 성분인데 전달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이해하시면 좋겠습니다.
Q2. 기존 5mg 미녹시딜 여러 알 먹으면 같은 효과 아닌가요?
아닙니다. 매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번 임상의 핵심은 단순 용량 증가가 아니라 “서방형 기술”입니다.
일반 속방형 미녹시딜을 여러 알 복용하면 혈중 농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심장 두근거림, 혈압 저하, 부종 등의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임상 데이터를 그대로 일반 약에 적용하는 것은 절대 금물입니다.

Q3. 여성 탈모에도 효과가 있을까요?
기전상 여성형 탈모에서도 충분히 활용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여성은 남성보다 약물 민감도가 높은 경우가 많고, 다모증 부작용도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실제 여성 적응증과 권장 용량은 향후 별도의 임상 데이터가 필요할 가능성이 큽니다.
Q4. 정말 심장 부작용이 없었던 건가요?
이번 발표에서는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심장 관련 중대한 부작용이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¹
다만 현재는 아직 ‘탑라인 데이터’ 단계입니다.
즉 학술 논문 형태로 상세 데이터가 공개되기 전까지는:
-
실제 혈압 변화
-
부종 빈도
-
심박수 변화
-
다모증 발생률
등을 더 면밀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Q5. 국내에서는 언제쯤 사용할 수 있을까요?
아직 FDA 승인 단계가 남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FDA 심사
추가 데이터 검토
국내 허가 절차
등을 고려하면 실제 국내 처방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이번 임상 결과가 워낙 강한 인상을 남긴 만큼, 향후 탈모 치료 시장에서 매우 주목받는 후보가 될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이번 베라더믹스 VDPHL01 임상은 단순히 “새로운 탈모약 하나가 나왔다” 수준의 의미로 보기 어렵습니다.
핵심은 기존 경구 미녹시딜이 가지고 있던 가장 큰 한계였던 ‘안전성 문제’를 서방형 기술로 극복하려 시도했다는 점입니다.
특히:
-
고용량 사용 가능성
-
빠른 반응 속도
-
높은 밀도 개선
-
심혈관 안정성 가능성
이라는 조합은 향후 탈모 치료 전략 자체를 바꿀 잠재력이 있습니다.
물론 아직은 정식 논문과 장기 데이터, FDA 승인 과정이 남아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시점에서는 지나친 기대보다 “매우 유망한 후보” 정도로 바라보는 것이 가장 균형 잡힌 해석일 것입니다.
하지만 오랜 기간 큰 변화가 없었던 탈모 치료 분야에서, 정말 오랜만에 업계 전체가 주목할 만한 움직임이 등장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제는 헤어hair날 시간, 김진오였습니다.
필생신모(必生新毛).

글 작성 : 뉴헤어성형외과 김진오(대한성형외과의사회 공보이사/대한레이저피부모발학회 학술이사)
참고문헌
- Veradermics Inc. (2026). Veradermics’ Oral VDPHL01 Achieved Early, Consistent, and Robust Hair Growth in Positive Phase 2/3 (302) Clinical Trial in Male Pattern Hair Loss. [online] Available at: https://ir.veradermics.com [Accessed 30 Apr. 2026].
cited: "The study met all primary and key secondary endpoints... No treatment-related serious adverse events or cardiac adverse events of clinical interest were reported."
- U.S.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2026). Veradermics Form 8-K, Exhibit 99.1. [online] Available at: https://www.sec.gov [Accessed 30 Apr. 2026].
cited: "At Month 6, mean change from baseline in TAHC was 30.3 hairs/cm² (8.5mg QD) and 37.7 hairs/cm² (8.5mg BID), significantly outperforming the 7.3 hairs/cm² in the placebo gro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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