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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건강보험 적용, 매달 나가는 탈모 약값 나라에서 내주면 정말 모두가 행복해질까?

뉴헤어모발성형외과의원 · 김진오의 뉴헤어 프로젝트 · 2026년 6월 22일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탈모 환자들의 어깨는 늘 조금씩 안으로 굽어 있습니다 20대 청년부터 50대 가장까지 다양합니다. ​ 매일 이들의 간절한 눈빛을 보면서 머리숱을 지키는 일이 한 사람의 일상에서 얼마나 중대한 문제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한 달에 몇만 원씩 꼬박꼬박 지출되는 약값이 청년들의 얇은 지갑에...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탈모 환자들의 어깨는 늘 조금씩 안으로 굽어 있습니다 20대 청년부터 50대 가장까지 다양합니다.

매일 이들의 간절한 눈빛을 보면서 머리숱을 지키는 일이 한 사람의 일상에서 얼마나 중대한 문제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한 달에 몇만 원씩 꼬박꼬박 지출되는 약값이 청년들의 얇은 지갑에 주는 부담감도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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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최근 정부가 하반기 추진 과제로 탈모 치료의 건강보험 적용 확대를 검토하고 공론화 절차를 밟겠다고 발표했을 때, 마음이 참 복잡해졌습니다. 특이했던 현상은 공개적인 토론회나 뉴스 댓글에서는 "당장 응급실이 망해가는데 탈모가 웬 말이냐"는 목소리가 크지만, 익명의 공간에서는 완전히 다른 숫자가 찍힌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국내 탈모 커뮤니티인 '대다모'에서 회원 1,22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보니, 무려 84.4%가 건보 적용에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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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유튜브 채널에서 진행한 1천 3백 명 규모의 투표에서도 찬성 비율이 80%에 달했습니다. 공식적으로는 "중증 환자 치료비 빼서 내 머리에 써달라"고 말하지 못하지만, 익명 앞에서는 내 실리에 솔직해지는 본능이 고스란히 드러난 셈입니다.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았지만, 투표에서는 철저히 내 실리를 챙겼던 미국의 '샤이 트럼프' 현상이 생각났습니다.

우리 속담에 '내 손톱 밑에 박힌 가시가 남의 염병보다 아프다'는 말이 있습니다. 인간의 심리가 원래 그렇습니다. 평생 한 번 걸릴까 말까 한 희귀 난치성 질환이나 중증 암 환자를 위해 건강보험 재정을 쌓아두겠다는 거창한 거대 담론보다, 당장 내 머리카락을 지키기 위해 매달 지출되는 약값을 줄여주겠다는 제안이 훨씬 가슴에 와닿는 법입니다.

많은 대중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정책인 만큼, 정부 역시 순수한 민생 복지 차원에서 이 카드를 고심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학창 시절 반장 선거 때의 풍경이 떠오르는 것도 사실입니다. 선거 전날 친구가 사준 떡볶이와 햄버거는 분명 맛있고 고마운 선물이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투표함 앞에 서면 머릿속이 복잡해지죠. '이 친구가 정말 우리 반을 위해 일을 잘할 사람인가, 아니면 눈앞의 간식으로 투표를 해야하나.'

이준석 의원이 이 정책을 두고 "같은 돈을 얕게 흩뿌려서 많은 표를 얻고 싶은 마음은 안다"고 한 일갈도, 정책의 순수한 의도 이면에 자리 잡았을지 모를 표심 잡기용 계산에 대한 합리적인 의심에서 나왔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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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번 정책의 세부 추진 방향을 들여다보면 이러한 합리적 의심에 무게를 더하는 대목이 있습니다. 바로 '20세부터 34세까지의 청년층'에 한정하여 우선 적용을 검토하겠다는 나이 제한입니다. 물론 사회 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청년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심리적 위축을 막아주겠다는 정책적 취지는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매일 다양한 연령대의 환자들을 마주하는 의료진의 시선에서는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탈모가 주는 정신적 스트레스와 매달 지출되는 약값의 무게는 나이를 가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서른네 살과 서른다섯 살의 탈모가 의학적으로 다를 리 없고, 한 가정을 책임지는 40~50대 가장의 탈모가 청년의 그것보다 덜 아프다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의학적 판단이나 보편적 형평성보다는 행정 편의적인 나이 기준으로 선을 긋다 보니, 일각에서는 이 정책이 진정으로 민생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특정 세대의 표심을 의식한 것은 아닌지 불필요한 의심을 자초하는 모양새가 되었습니다. 취지가 아무리 선할지라도, 기준이 정교하지 못하면 대중을 온전히 설득하기 어렵습니다.

얕게 뿌려진 달콤한 혜택은 대중을 잠시 미소 짓게 만들지만, 국가의 백년대계를 설계하는 재정의 시선은 철저하게 차갑고 냉정해야 합니다.

건강보험은 화수분이 아닙니다.

전 국민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두었다가, 평범한 가정이 감당할 수 없는 거대한 재난적 의료비나 중병을 만났을 때 그 가정의 파산을 막아주는 '최후의 방파제'이자 '집의 기둥'입니다. 현재 우리 건강보험 체계가 탈모를 무조건 외면하는 것도 아닙니다.

자가면역질환으로 인한 원형탈모나 두피의 심한 염증성 탈모는 지금도 건강보험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진짜 쟁점은 나이가 들면서 유전적으로 발생하는 탈모를 나라가 책임져야 하느냐는 점입니다.

가뭄이 와서 시드는 내 밭에 나라에서 물을 대주면 참 좋겠지만, 문제는 지금 옆 동네 필수의료라는 거대한 벌판에는 물이 아예 끊겨 땅바닥이 갈라지다 못해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탈모약 건보 적용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논의를 하고 있는 바로 이 순간에도, 지방의 한 임산부는 아이를 낳을 분만실이 없어 구급차 안에서 수십 킬로미터를 헤매고 있습니다. 아픈 아이를 안고 새벽부터 소아과 문이 열리기 전 줄을 서는 '오픈런'이 일상이 되었고, 응급실은 의사가 부족해 환자를 돌려보내다 길 위에서 골든타임을 놓치기 일쑤입니다.

한 달에 수백만 원이 넘는 초고가 신약 항암제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치료를 포기하거나 집을 파는 중증 환자들의 비극도 여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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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의 고통 역시 가볍지 않습니다.

저도 탈모인들의 약값 부담이 조금이라도 적어지길 누구보다 바라지만, 국민의 생활비를 보전해 주는 '체감형 복지'가 필요하다면, 그것은 국민의 생명선을 담보로 하는 건강보험 재정이 아니라 별도의 '정부 복지 예산'을 짜서 집행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당장 집 기둥이 흔들리고 비가 새고 있는데, 인테리어를 예쁘게 바꾸느라 돈을 쓸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유전성 탈모의 건강보험 급여화는 당장 개인의 약값 부담을 덜어주는 달콤한 생활 밀착형 복지일 수 있으나, 한정된 국가 건보 재정의 특성상 응급실·분만실·중증질환 같은 필수의료의 인프라 붕괴를 가속화하는 부메랑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국내 최대 탈모 커뮤니티(대다모) 회원 1,222명 중 84.4%가 찬성표를 던졌고, 자체 유튜브 채널 조사에서도 1천 3백 명 중 80%가 찬성을 나타내며 대중의 강렬한 '익명 속 실리 욕망'을 증명했습니다.

탈모가 주는 심리적 고통은 결코 가볍지 않으나, 생명선을 담보로 하는 건강보험이 아닌 별도의 정부 복지 예산으로 접근하는 적합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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