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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약 효과가 없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3가지 의학적 이유 (의사 칼럼)

뉴헤어모발성형외과의원 · 김진오의 뉴헤어 프로젝트 · 2026년 8월 5일

매일 탈모약을 복용하는 것은 탈모 치료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며, 단순한 치료를 넘어 개인의 사회적 자존감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다. 그러나 진료실에서 마주하는 가장 까다로운 상황 중 하나는, 1년 이상 약물을 성실히 복용했음에도 탈모 진행이 멈추지 않는 환자들과 마주할 때다. ​ 약에 대한 배신감과 스스로를 '치료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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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탈모약을 복용하는 것은 탈모 치료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며, 단순한 치료를 넘어 개인의 사회적 자존감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다. 그러나 진료실에서 마주하는 가장 까다로운 상황 중 하나는, 1년 이상 약물을 성실히 복용했음에도 탈모 진행이 멈추지 않는 환자들과 마주할 때다.

약에 대한 배신감과 스스로를 '치료 불가능한 불치병'으로 단정 지어 버리곤 한다. 하지만 의학적 관점에서 필요한 것은 감정적 좌절이 아니라, 체내에서 일어나는 생물학적 기전에 대한 냉정한 분석이다.

탈모약은 왜 대부분 효과를 보일까?

대표적으로 처방되는 탈모약인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는 5-알파 환원효소를 억제해 탈모의 주범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 수치를 낮춘다. 피나스테리드가 2형 효소를 차단해 혈중 DHT를 약 70% 억제한다면, 두타스테리드는 1형과 2형을 모두 차단해 억제율을 약 90%까지 끌어올린다.

수치상으로는 완벽에 가까운 방어막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상 통계상 전체 환자의 15~25%는 의미 있는 모발 개선을 경험하지 못한다. 이를 약물학적 '치료 반응 저하' 또는 '무반응'으로 분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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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이유, 유전적으로 민감한 안드로겐 수용체

환자들은 복용법이 틀렸거나 약효가 없다고 의심하지만, 학술적 원인은 훨씬 세밀한 유전적·대사적 차이에 있다. 첫 번째 변수는 안드로겐 수용체의 ‘민감도’다. 쉽게 말해 머리카락 뿌리(모낭)에는 탈모 호르몬(DHT)을 받아들이는 ‘안테나’가 달려 있다. 이 안테나의 성능을 결정하는 것이 바로 유전자의 특정 구간(CAG 반복 서열) 길이다.

이 구간의 길이가 유전적으로 짧은 사람들은 남들보다 훨씬 더 성능이 좋고 민감한 안테나를 타고난 셈이다. 약물이 혈중 탈모 호르몬을 90%까지 억제해도, 이들은 남아있는 단 10%의 미세한 신호마저 강력하게 잡아내 모낭에 전달한다. 약으로 호르몬의 양은 줄였지만, 안테나가 지나치게 예민해 탈모 진행을 계속 부추기는 것이다. 피나스테리드 복용자 중 두피 피지선의 1형 효소 활성도가 높은 경우라면 두타스테리드로의 전환이 대안이 될 수 있으나, 이처럼 안테나 자체가 과민한 체질이라면 단순 약물 교체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두 번째 이유, 이미 모낭의 회복력이 사라진 경우

두 번째는 머리카락을 만들어내는 '뿌리 공장' 자체가 문을 닫은 경우다. 탈모 호르몬의 공격을 오랫동안 받아 모낭 속 줄기세포가 70~80% 이상 소멸하면, 모공은 이미 완전히 막히고 매끈한 흉터 조직으로 변해버린다.

말하자면 모발이 다시 자랄 수 있는 '밭의 자생력' 자체가 사라진 상태(M자나 정수리가 넓게 비어버린 중증 단계)다. 이 지점에 도달하면 아무리 좋은 약으로 호르몬을 차단해도 공장 자체가 사라졌기 때문에 머리가 다시 나기 어렵다. 이는 약의 문제가 아니라 생물학적으로 시기를 놓쳤기 때문이다.

세 번째 이유, 호르몬 환경 자체가 달라진 경우

세 번째는 약은 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체내 대사 문제로 호르몬 '원재료'가 폭증하는 경우다. 평소 혈당 조절이 잘 안 되거나 인슐린 저항성이 높으면, 우리 몸에서 호르몬을 묶어두는 '안전장치'가 작동을 멈춘다. 그 결과 두피로 흘러 들어가는 자유 상태의 남성호르몬(원재료)이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약으로 호르몬 전환 공장의 가동률을 90%나 낮춰놓아도, 상류에서 공급되는 원재료의 양 자체가 수십 배로 불어나니 결과적으로 탈모 호르몬이 계속 만들어지는 셈이다. 여기에 만성 스트레스나 갑상선 문제까지 겹치면 모낭은 약효를 볼 겨를도 없이 시들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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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12개월 이상의 성실한 복용에도 반응이 없다면, 약을 중단할 것이 아니라 치료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5-알파 환원효소 억제제가 원인 물질을 차단하는 방어 역할이라면, 모낭 미세혈관을 확장해 영양을 공급하는 미녹시딜은 성장 촉진 역할이다. 작용 경로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단일 약제 무반응자에게 두 약물의 병용 요법이나 모낭주사, 저출력 레이저(LLLT) 등을 조합하는 다각도 치료 체계가 유의미한 대안이 된다.

탈모 치료는 약 하나로 결정되지 않는다

탈모 치료에서 경계해야 할 것은 약물에 대한 오해와 임의적인 치료 중단이다. 6개월 남짓의 짧은 기간으로 약효를 조급히 단정 짓거나, 수술적 치료만으로 약물 요법을 대체할 수 있다는 생각은 기존 모발의 손실을 초래한다. 가뭄을 막는 약물이 효용을 다하지 못한다면, 토양의 상태와 공급되는 수로를 다각도로 점검하는 것이 올바른 의학적 수순이다. 원인을 정밀하게 진단하고 복합적인 전략을 수립할 때 비로소 난제라 여겨졌던 무반응의 영역도 해결의 궤도에 들어서게 된다.

글 작성 : 뉴헤어성형외과 김진오(대한성형외과의사회 공보이사/대한레이저피부모발학회 학술이사)

  •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성형외과학교실 외래교수

  • 미국모발이식자격의(ABHRS)

  • 대한성형외과의사회 상임이사

  • 대한레이저피부모발학회(KALDAT) 상임이사

  • 대한의학레이저학회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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