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농성 여드름,
집에서 짜면
왜 안될까요?
며칠 전, 볼에 빨갛게 부어오른 여드름 하나를 손으로 자꾸 만지며 진료실에 들어오신 분이 계셨어요.
밤새 욱신거려서 결국 집에서 짜버렸는데, 다음 날 더 크게 부어올랐다며 속상한 표정을 지으셨지요.
오늘은 그날 나눴던 이야기를 빌려, 화농성 여드름 치료에서 가장 자주 받는 질문 하나를 함께 풀어보려고 해요.
'집에서 짜면 왜 안 되나요'라는 물음의 답을 알고 나면, 지금 손이 자꾸 얼굴로 가는 그 마음을 조금은 붙잡아 두실 수 있으실 거예요.
손이 먼저 가는 그 마음,
저도 압니다
거울을 보다가 툭 튀어나온
여드름을 발견하면
누구나 손이 먼저 가게 됩니다.
'하나쯤 짜면 금방 가라앉겠지'
싶은 마음이지요.
그분도 그러셨어요.
어제 갑자기 하나 올라왔는데
피부과까지 가야 하나
망설이다, 결국 잠들기 전에
손톱으로 눌러 짜셨다고 했어요.
하지만 다음 날 아침, 그 자리는
더 붉고 단단하게 부어 있었습니다.
이런 경험, 아마
낯설지 않으실 거예요.
바쁜 하루 끝에 잠깐의
후련함을 택했다가
며칠을 더 고생하는 일이
생각보다 참 많거든요.

고름이 잡힌 여드름, 왜 다를까요
화농성 여드름은 말 그대로
고름이 잡힌 여드름입니다.
모공 속에 피지와 각질이
쌓이고, 여기에 세균이 자리를
잡으면서 염증이 깊어진
상태예요.
겉으로는 노랗고 하얀
고름이 비쳐 보이고,
손을 대면 욱신거리며
아픕니다.


좁쌀처럼 오돌토돌한
여드름과 달리, 뿌리가
진피층까지 내려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쉽게 비유하자면, 표면의
얼룩이 아니라 벽지
안쪽 깊은 곳까지 물이
스며든 상태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겉만 건드려서는
가라앉지 않고, 오히려
안쪽 염증을 자극하기 쉽습니다.


집에서 손대는 순간 벌어지는 일
그럼 왜 집에서 짜면 안 될까요.
우리 손과 손톱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이
늘 함께합니다.
소독되지 않은 손으로
염증 부위를 누르면,
고름이 밖으로 나오는 대신
오히려 주변 조직으로
세균이 번지기 쉽습니다.
하나였던 여드름이 옆으로
번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더 걱정되는 건 흉터입니다.
억지로 짜면서 진피층이
다치면, 그 자리에 움푹 팬
흉터나 검붉은 색소침착이
남을 수 있습니다.
화농성 여드름 치료가
결국 흉터 치료로 이어지는
안타까운 경우를 진료실에서
자주 만납니다.
잠깐의 후련함이 몇 달의
고민으로 바뀌는 셈이지요.


병원에서는 이렇게 살펴봅니다
그렇다면 피부과에서는
화농성 여드름 치료를 어떻게
진행할까요.
먼저 피지 분비 자체를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희는 아트레이저로
피지선을 선택적으로
조절하는데, 넘치는 기름을
잠그는 수도꼭지에 비유하면
이해가 쉬우실 거예요.
여기에 스킨 스케일링과
PDT 스케일링으로 모공 속
피지와 각질을 정리하고,
남은 붉은 자국과 홍조는
IPL로 단계적으로
다듬어갑니다.
다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아트레이저나 IPL은 시술 중
따끔하거나 열감이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필요하신 분께는
마취 크림을 써서
불편함을 줄여드립니다.
피부 상태에 따라 경과는
다를 수 있어, 8주 흐름을
기준으로 상태를 보며
조절해갑니다.

그분의 여드름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처음 이야기했던 그분은
집에서 짜던 습관을
멈추는 것부터 시작하셨어요.
손대고 싶은 마음을 참는
며칠이 가장 힘드셨다고 했지만,
염증이 가라앉으면서 새로
올라오는 여드름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무엇보다 흉터로 이어질 뻔한
자리가 큰 자국 없이
아문 것을 가장 반가워하셨지요.
화농성 여드름 치료는
하나를 급하게 없애는 일이
아니라, 피부가 스스로 진정할
시간을 만들어 주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저희가 과한 변화보다
편안한 얼굴을 이야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어요.
오래 두고 믿을 수 있는 피부,
그쪽으로 함께 걸어가는 것이
정직한 진료라고 생각합니다.

손을 아껴 주세요, 그 한 걸음부터
오늘 하루, 거울 앞에서
손이 자꾸 얼굴로 갔다면
이 글을 떠올려 주세요.
화농성 여드름 치료의 시작은
거창한 무언가가 아니라,
'짜지 않고 기다리는 것' 그 한
걸음입니다.
지금의 붉은 자국이
흉터로 남지 않도록,
조금만 더 손을
아껴 주시길 바랍니다.

원장님이 직접 답해드립니다
Q1. 화농성 여드름은
왜 자꾸 생기나요?
A. 피지 분비가 많거나
모공이 쉽게 막히는 피부에,
수면 부족이나 스트레스,
호르몬 변화가 겹치면
염증성 여드름이
반복되기 쉽습니다.
체질적인 요인도 있어서,
생활 습관 관리와 함께
피부 상태에 맞는 진료를
병행하면 도움이 됩니다.
Q2. 화농성 여드름은
그냥 두면 저절로 낫지 않나요?
A. 시간이 지나며 가라앉는
경우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흉터나 색소침착이 남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특히 손을 대면 그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깊은
염증이라면 초기에 관리
방향을 잡는 편이 낫습니다.

Q3. 집에서 관리하는 것보다
피부과 진료가 나은 점이 있나요?
A. 병원에서는 소독된
환경에서 염증을 다루고,
피지 조절과 흉터 예방까지
함께 살핍니다.
스스로 짜다가 생기는
2차 감염이나 흉터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Q4. 여드름을 관리하는
동안에도 화장을 할 수 있나요?
A. 시술 당일은
피하시는 것이 좋지만,
대개 다음 날부터는
가능합니다.
다만 유분이 적은 제품을
가볍게 사용하시길 권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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