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려지고 젊어지는 수술을 연구하는 성형외과 전문의 허재원입니다.
안면거상 상담을 하다 보면 의외로 자주 받는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원장님, 피통은 꼭 해야 하나요?”, “어떤 병원은 피통을 안 찬다고 하던데요.”
오늘은 이 질문에 대해 조금은 차분하게, 그리고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을 중심으로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피통
'피통을 안 찬다'는 말이 주는 오해
“피통을 안 찬다.” 이 말은 듣는 분 입장에서는 굉장히 긍정적으로 들릴 수 있습니다.
수술을 아주 깔끔하게 해서 출혈이 거의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의사 입장에서 보면 이 표현은 실제 회복 과정과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오해를 만들 수 있습니다.
간단한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넘어지면서 피부가 살짝 쓸렸을 때, 처음에는 피가 납니다. 그리고 그 피는 금방 멎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며칠 동안 상처 부위에서 맑은 진물이 계속 배어 나오는 경험, 한 번쯤은 있으실 겁니다.
이 진물 때문에 거즈가 젖고, 드레싱을 계속 갈아줘야 하죠.
안면거상은 ‘작은 상처’가 아닙니다
안면거상 수술은 단순히 피부만 다루는 수술이 아닙니다.
넓은 범위에서 피부를 박리하고, 심부 조직과 근막을 함께 다루는 상당히 스케일이 큰 수술입니다.
그래서 출혈을 아무리 잘 컨트롤하더라도 수술 후 2~3일간 조직에서 나오는 삼출액(진물)은 피할 수 없습니다.
이건 수술이 잘 됐느냐, 못 됐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몸의 정상적인 반응에 가깝습니다.
그렇다면 이 진물이 몸 밖으로 나가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요?
대부분은 조직 사이에 고이게 되고, 이것이 곧 붓기가 됩니다.
양이 많아지면 액체가 주머니처럼 고이는 장액종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장액종
특히 중요한 수술 후 ‘첫 3일’
안면거상 수술 후 처음 3일은 회복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 심부 조직과 근막, 피부가 서로 밀착되며 안정적으로 붙어야 결과도 좋고 회복도 빠릅니다.
하지만 그 사이에 액체가 끼어 있으면 조직이 제대로 붙지 못합니다.
이 경우 자연 흡수를 기다리거나, 필요에 따라 주사기로 반복 배액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수술 후 1~2일 정도 피통, 혹은 배액관을 사용합니다.
불편함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 기간 동안 몸 안에서 만들어진 진물을 밖으로 충분히 배출시켜 줍니다.
그 결과, 붓기는 줄어들고 장액종 가능성은 낮아지며 회복 속도는 오히려 빨라집니다.
이 과정을 의사의 실력 문제로 연결하는 경우도 있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수술 후 경과를 예측하고 발생 가능한 문제를 미리 고려한 회복 설계의 영역에 가깝습니다.
의사는 신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 일도 안 생길 거다”라고 가정하기보다 “혹시 생길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하는 쪽을 선택해야 합니다.
병원마다 ‘피통’, ‘배액관’, ‘드레인’ 등 다른 표현을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본질은 같습니다.
수술 후 발생하는 액체를 밖으로 배출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차이가 있다면 배액 주머니가 달려 있느냐 정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배출량을 확인하고 관리하기 쉬운 주머니가 달린 형태가 기능적으로 더 안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안면거상에서 정말 중요한 것
안면거상에서 중요한 것은 “피가 안 난다”는 말이 아닙니다.
수술 이후 회복 과정을 어떻게 준비하고 관리하느냐 이 부분이 훨씬 중요합니다.
같은 수술이라도 회복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환자가 느끼는 과정은 크게 달라집니다.
상담을 받으실 때 이 부분도 꼭 한 번 확인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