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입체성형외과에서 동안수술을 하고 있는 성형외과 전문의 허재원입니다.
한동안 정신없이 여름을 보내다 보니 어느덧 가장 더운 시기도 조금씩 지나가고 있습니다.
날씨가 선선해지기 시작하면 성형외과 의사들에게는 또 하나의 시즌이 시작됩니다.
바로 학회 시즌입니다.
이번에는 최소침습성형연구회에서 이중턱 성형, 즉 submentoplasty에 관한 발표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발표 자료를 정리하면서 제가 최근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 중 하나인 '절개를 가능한 작게 하면서 이중턱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까?'라는 이야기를 블로그에서도 한번 풀어보려고 합니다.
이중턱 치료는 생각보다 단계가 많습니다.

보통 이중턱이 고민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수술이 아닙니다.
대부분은 비교적 부담이 적은 시술부터 시작하게 됩니다.
대표적인 것이 인모드, 울쎄라, 온다와 같은 에너지 기반 장비 시술입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윤곽주사나 브이올렛과 같이 지방층에 약물을 주입하는 주사 시술이 있습니다.
이런 방법들의 가장 큰 장점은 명확합니다.
절개가 필요하지 않고 회복기간이 비교적 짧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수술에 대한 부담이 크거나 일상생활을 오래 쉬기 어려운 분들에게는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선택지입니다.
다만 여러 종류의 시술을 직접 시행해 본 제 경험으로는 분명한 한계도 있었습니다.
인모드나 온다는 시술 직후 어느 정도의 변화는 느낄 수 있지만 그 효과가 오래 유지되지 않아 아쉽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울쎄라는 이보다 비교적 확실한 변화를 기대할 수 있지만 이중턱 부위는 얼굴의 다른 부위와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세밀하게 시술해야 합니다.
특히 이중턱 부위를 무리하게 시술하면 피부 화상과 같은 부작용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단순히 많은 샷을 사용하는 것보다 해부학을 이해하고 정확하게 시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사 시술 역시 비슷한 고민이 있습니다.
적은 용량을 사용하면 변화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고, 효과를 높이기 위해 강하게 시술하면 붓기나 멍, 통증과 불편감이 상당할 수 있습니다.
그에 비해 결과는 수술처럼 극적인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시술을 여러 번 받아도 원하는 턱선이 만들어지지 않았던 분들은 결국 한 단계 더 적극적인 치료를 고민하게 됩니다.
가장 먼저 선택되는 수술은 '이중턱 지방흡입'입니다.

이중턱 수술의 가장 기본적인 단계는 이중턱과 턱선의 지방흡입입니다.
저는 지방흡입을 앞서 말씀드린 여러 비수술적 치료의 한 단계 위에 있는 치료라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지방세포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피부 아래 존재하는 지방을 밖으로 제거하기 때문입니다.
수술이라고 해서 반드시 큰 절개가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보통 턱밑에 약 4~5mm 정도의 작은 절개를 만든 뒤 그 구멍을 통해 캐뉼라(cannula)라는 기구를 넣습니다.

캐뉼라는 끝이 날카로운 주삿바늘과 달리 비교적 뭉툭한 관 형태의 기구입니다.
여기에 음압을 연결해 피부 아래 지방을 흡입합니다. 하지만 지방이 있다고 해서 바로 흡입되는 것은 아닙니다.
수술 전에 투메슨트(tumescent)용액을 지방층에 충분히 주입해 조직을 부드럽게 만들고 지방이 보다 안전하게 빠져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줍니다.
이 과정이 의외로 중요합니다. 어떤 조성의 투메슨트를 사용하는지, 얼마나 충분히 주입하는지, 주입 후 어느 정도 기다리는지에 따라 지방흡입의 난이도와 조직 손상 정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실 과거에는 이중턱을 개선하는 수술이라고 하면 지방흡입이 가장 적극적인 치료로 여겨졌습니다.
실제로 지방흡입만으로 매우 좋은 결과를 얻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지방을 많이 빼도 턱선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분명 지방흡입을 충분히 시행했는데도 생각했던 만큼 턱밑이 평평해지지 않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지방이 아직 남아 있는 건 아닐까?'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더 오래, 더 세밀하게 지방흡입을 해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느 시점을 넘어가면 결과가 더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멍과 부종, 출혈 그리고 조직 손상만 증가합니다.
즉, 모든 이중턱이 피부 바로 아래의 지방 때문에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지방흡입에 실리프팅을 더하면 어떨까요?
이런 지방흡입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지방흡입과 실리프팅을 함께 사용하는 방법도 등장했습니다.
저는 이를 편의상 이중턱 수술의 1.5단계 정도라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민트실이나 엘라스티꿈 같은 재료가 사용되어 왔습니다.
지방을 제거한 뒤 남아 있는 조직을 실로 당겨주면 수술 직후에는 턱선이 더욱 또렷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에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PDO 계열의 민트실은 피부 가까이에 위치하거나 조직을 강하게 당기는 경우 실이 걸린 지점이 움푹 들어가 보이는 딤플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엘라스티꿈의 경우 초기 리프팅 효과는 비교적 좋은 편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실의 장력이 감소하면 1~2년 후 다시 턱밑이 느슨해져 보이는 경우를 경험하게 됩니다. 결국 '지방을 빼고 피부를 당기는 것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이중턱을 만드는 구조는 지방 하나가 아닙니다.

최근 이중턱 수술이 많이 발전한 이유 중 하나는 턱밑 해부학에 대한 이해가 훨씬 깊어졌기 때문입니다.
겉에서 보면 모두 비슷한 이중턱처럼 보이지만 실제 내부 구조를 보면 원인은 사람마다 상당히 다릅니다.
피부 바로 아래에 위치한 얕은 지방이 많은 사람도 있지만, 그보다 깊은 곳에 있는 구조물이 턱밑을 앞으로 밀어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활경근(platysma)입니다.
활경근은 목의 표면을 넓게 덮고 있는 얇은 근육인데, 그 아래에는 지방흡입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깊은 지방층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또 그보다 더 깊은 곳에는 이복근(digastric muscle)을 포함한 여러 해부학적 구조가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가 발달되어 있거나 앞으로 돌출되어 있다면 피부 아래 지방만 제거해서는 턱밑의 볼륨을 완전히 줄이기 어렵습니다.
같은 '얕은 지방'도 모두 잘 빠지는 것은 아닙니다.
흥미로운 부분이 하나 더 있습니다.
지방흡입으로 쉽게 제거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는 피부 바로 아래의 지방 역시 사람마다 성질이 다릅니다.
어떤 분들은 지방이 비교적 부드럽기 때문에 캐뉼라가 쉽게 지나가고 지방 역시 비교적 균일하게 제거됩니다.
반면 일부 환자에서는 지방 사이사이에 상당히 질기고 두꺼운 섬유성 조직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지방이 여러 개의 작은 공간으로 나뉘어 단단하게 붙잡혀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뭉툭한 지방흡입 캐뉼라만으로는 이러한 섬유성 구조를 충분히 통과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이러한 형태의 지방을 몇몇 선생님들께서 '포도송이 지방' 등의 표현으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이중턱 지방의 양뿐 아니라 지방이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어떤 구조에 싸여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중턱 근육묶기'가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과거에는 작은 구멍으로 시행하는 지방흡입만으로도 충분히 이중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해부학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서 지방흡입으로 제거할 수 없는 깊은 지방, 단단한 섬유성 조직, 활경근의 구조, 그리고 더 깊은 근육 구조까지 턱선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때문에 보다 확실한 결과를 원하는 경우에는 지방흡입보다 조금 더 큰 절개를 이용해 직접 턱밑 구조를 확인하고 교정하는 수술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흔히 환자분들이 '이중턱 근육묶기' 라고 알고 계시는 수술도 이러한 흐름에서 발전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또 다른 고민이 시작됩니다.
효과를 높이기 위해 수술 범위를 넓히다 보면 절개선 역시 길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기존 이중턱 수술의 효과는 유지하면서 절개는 더 줄일 수 없을까?' 제가 최근 가장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이것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중턱 근육묶기'라고 불리는 submentoplasty가 실제로 어떤 수술인지, 기존 방법에는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그리고 절개를 줄이기 위해 제가 어떤 방법들을 고민하고 있는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